2018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시네마토크 "컨택트" 김보영, 박상준 참여 속 성료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시네마토크 "컨택트" 김보영, 박상준 참여 속 성료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5.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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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토크 행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4차 산업혁명, 문화예술교육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와 그 원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대담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5월 26일 문화비축기지 T6 원형회의실에서 진행된 시네마 토크 행사에서는 김보영 작가와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가 참여하여 영화와 작품을 살펴보고,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SF작품을 소개했다.

영화 “컨택트”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작품으로 17년 2월 개봉했다. 영화의 원작은 미국의 SF작가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외계인과 조우한 언어학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외계인의 우주선이 지구에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외계인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인류는 그들의 언어를 해석하고자 언어학자를 파견한다. 언어학자는 외계인들로부터 그들의 언어를 배우게 되고, 외계인의 언어를 통해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박상준 대표는 “영화는 원작소설이 가진 깊이 있는 메시지 중 언어학과 관련된 주제를 잘 담았다.”고 소개했다.

강연 중인 김보영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김보영 작가는 ‘사피어 – 워프 가설’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피어 – 워프 가설’은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행동이 그 사람이 쓰는 언어 문법과 관련이 있다는 가설로, 언어가 마음을 만든다는 대표적인 가설이기도 하다. “가설이기에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힌 김보영 작가는 “아직 이론으로 정착되지 않은 가설이라고 해서 그 가설을 통해 마음껏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SF의 멋진 점”이라며 ‘사피어 – 워프 가설’의 예시로 ‘가위눌림’을 언급했다.

책 표지

김보영 작가는 가위눌림을 설명하며 두 권의 책을 소개했다. 하나는 “밤에 찾아오는 공포, 가위눌림”이며 다른 하나는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다. 데이비드 J. 허포드의 “밤에 찾아오는 공포, 가위눌림”은 가위눌림 현상에 대해 연구한 책이다. 저자는 미국에서 어떤 종류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데, 겪은 사람들이 그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다는 걸 깨닫고 조사를 시작한다. 그 현상이란 가위눌림이지만, 책 속에는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한 채 공포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가위눌림이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겪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연구 도중 저자는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섬에서 가위눌림을 표현하는 단어인 ‘올드헤그(old hag)’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김보영 작가는 “그 지방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고통을 겪으며 설명조차 제대로 못하는 것을 ‘어젯밤에 올드헤그를 겪었다.’는 문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한다고 한다.”라며 “만약 현상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한다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공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또한 가위눌림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외계인 납치설과 조우설을 분석한 저자는 이야기의 90%가 미국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우설은 대부분 “밤에 눈을 떴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갑자기 공중에 뜨더니 이상한 세계에 갔다 왔다.”는 형태였으며, 칼 세이건은 이러한 조우설이 가위눌림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일들 모두 “가위눌림”을 표현하는 언어가 없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가설이 타당하다는 전제를 두면 “우리가 다른 언어를 공부했을 때 우리의 사고방식도 바뀔 것인가?”라는 재미있는 상상이 가능하게 된다. 영화 “컨택트”는 ‘사피어 – 워프 가설’과 연관되어 “외계인의 언어를 공부하는 언어학자”를 등장시키고, 언어학자가 외계의 언어를 배워 그들의 사고를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컨택트 영화 포스터

‘사피어 – 워프 가설’과 그 예시를 설명한 김보영 작가는 언어와 사고라는 주제를 다룬 SF 작품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가 조지 오웰의 “1984”다. “1984”에서 제시되는 ‘이중사고’는 전혀 관계없는 두 단어를 모두 받아들이게 만드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과 같은 표현으로 의미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사고는 현재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김보영 작가의 설명이다. 폭격이라는 표현을 공중지원으로, 증세를 세수확대나 세금폭탄으로, 대량해고를 구조조정으로, 실업자를 구직자나 취준생으로 바꿔 언어가 가진 원래의 의미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작품 내에서 빅브라더는 단어의 숫자를 줄여 사람들의 생각을 간결하게 만들거나, 특정 단어를 제거하기도 한다. 박상준 대표는 “1984의 사회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없애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를 지워버리기도 했다. 좋다 라는 말이 Good이고 나쁘다는 게 Bad라면 Bad를 없애버리고, Ungood이라고 표현하게 한다. 나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단어를 없애버리고 변칙적 방법으로 언어를 사용하게 하는데, 빅브라더는 이것을 뉴스피크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원작도서를 설명 중인 박상준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이번 강연에서는 영화 “컨택트”를 중심으로 언어와 사고의 관계와 이와 관련된 다른 작품을 알아보았으며, 행사 말미에는 해외의 독특한 원주민 언어를 익힌 학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김보영 작가는 “영화 ‘컨택트’는 소설을 영화로 만들며 각색하면서도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작품”이라며 “원작의 팬과 새로운 팬 모두 만족시키는 각색.”이었다고 극찬했으며 박상준 대표는 테드 창 작가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를 소개하며 “인공지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며, 가장 현실적으로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를 쓴 작품”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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