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블록체인 및 암호 화폐와 출판시장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1일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아 삼성코엑스 A홀 이벤트홀1에에서 개최된 “출판산업에 블록체인 적용하기 ” 새로운 방식의 도서 펀딩“ 세미나이다.

이날 지브롤터에서 온 퍼블리카의 CEO ‘조세프 마크’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전자책 회사 ‘퍼블리카’를 소개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어 있는지를 설명했다.
조세프는 현재 암호 화폐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됐지만, “과연 그 화폐에 실체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암호 화폐를 가진 사람들은 “이 화폐에 실제적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불안감과 “이것으로 무언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조세프는 “퍼블리카에서는 암호화폐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며 “이는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퍼블리카에 대해 조세프는 “앞일을 정해 이끄는 단체가 아닌, 블록체인 기반의 환경을 제공하여 저자나 출판사가 모든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출판사 등이 중앙집권적으로 타인을 고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고 보상하는 “탈중앙화”를 모토로 한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이 거대 기업, 출판사의 횡포에 맞서는 무기가 되는 것이냐. 혁명이냐.”라는 질문이 있으나, 조세프는 “퍼블리카는 혁명을 일으켜 기성과 싸우기 위해 만든 단체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퍼블리카의 제1 목표는 “저자나 출판사가 자신의 출판물을 새롭고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돕는 것이었다.”다는 것. 그러며 조세프는 퍼블리카에서는 개개인의 출판 자율성이 보장되다 보니 거대 기업에 맞서는 혁명적 면모는 부가적으로 드러난 셈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자율성은 에디팅의 영역에서도 드러난다. 조세프는 “아마존이나 다른 서점에는 작가가 보낸 책의 가격이나 표지 등을 수정할 수 있는 힘이 있으나, 퍼블리카는 그런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작가가 가격과 디자인 등 자신의 작품을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도록 기반만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한 조세프는 퍼블리카에서는 현재는 퍼블리카에서 만든 암호 화폐 PBL만을 북 토큰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의 돈으로 편하게 구매 가능한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달러, 원화, 엔화 등 자국의 화폐로 책을 바로 구입이 가능해진다면 접근성이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아직 책이 나오지 않은 저자에게 암호 화폐를 투자하는 블록체인 기술인 북 아이씨오(BOOK ICO) 개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조세프는 “북아이씨오는 저자의 심장에 코인을 투자하는 방식”이라며, 암호 화폐를 저자의 작품에 투자한 후 책이 발간됐을 때 그것을 비밀번호 삼아 읽어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클라우드 펀딩과 매우 흡사하며, 인터넷 통신망 특유의 즉각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끝으로 조세프는 온라인 서점이 등장하고 발전하며 “출판계에는 빛을 본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며 퍼블리카가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전자책이 대중 일반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