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김탁환 "이토록 고고한 연예" 출간 기념 강연 성료. "제 인생 가장 중요한 작품"
서울국제도서전, 김탁환 "이토록 고고한 연예" 출간 기념 강연 성료. "제 인생 가장 중요한 작품"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6.29 19:38
  • 댓글 0
  • 조회수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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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서울국제도서전 ‘여름, 첫 책’의 선정작 중 하나인 김탁환 소설가의 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가 지난 6월 20일 북스피어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이에 북스피어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지난 23일, 삼성코엑스 A홀 책만남홀1에서 “김탁환 작가와의 만남”을 개최해, 독자와 작가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탁환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김탁환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김탁환 소설가는 “이토록 고고한 연예”를 써내기까지의 과정과, 작품을 쓰며 스스로의 내면에서 생긴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탁환 소설가는 “달문은 조선시대에 가장 착하고, 가장 못 생기고, 가장 춤을 잘 추는 인물”이며 “조선시대의 하층민과 소수자, 불구자, 걸인을 연구하는 고전문학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캐릭터로 꼽힌다.”고 말했다. 남을 안 웃기곤 못 배기는 재치와 착한 성정, 놀라운 춤사위, 추한 외모를 한 몸에 소유한 달문은 그야말로 조선시대의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달문에게는 “걸인들 사이에 식중독이 돌자 제 입을 찢는 대가로 돈을 빌려, 그들을 살리기 위해 죽을 쑤어다 주었다.”는 일화가 있다. 김탁환 소설가는 이런 달문에 대한 글을 써보라는 권유를 오랫동안 받아왔지만,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달문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기는 하나, 그의 착함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필을 하염없이 미루던 중, 김탁환 소설가는 “세월호 피해자들이 모인 광화문 광장에서 크나큰 심경의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참사를 보고 너무나도 마음이 아파, 조금이라도 도움이 바라는 마음에 직장에도 가지 않고 광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달문들”을 보게 됐다는 것. 김탁환 소설가는 “그들을 보며 평생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의 아픈 이들과 함께한 달문이라는 사람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며 “그때부터 달문을 글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집필을 하는 과정에서 김 소설가는 “착한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고 전했다. 소설의 인물을 한없이 착한 사람으로 설정할 경우, 글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 소설가는 “소설의 역사를 살펴보면 반대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 등 악한 사람이 우글대는 소설은 잔뜩 있다.”며 이런 가운데 오히려 “나는 정반대로 착한 소설을, 주인공은 착한데 재미있는 한국 소설 사상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소설을 써보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김탁환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김탁환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작품의 제목인 “이토록 고고한 연예”에서 ‘고고하다’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세상의 일에 고상하고 초연하다는 뜻이며, 다른 하나는 외롭고 가난하다는 뜻이다. 김탁환 소설가는 “달문은 외롭고 가난하게 평생을 살았으며, 그렇기에 고상하고 초연하다.”며, 달문을 단순히 착한 인물이 아닌 여러 고민을 가진 인물로 그리고자 애썼다는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외국어로 번역하게 되면 고민할 듯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김탁환 소설가는 “저는 이 책을 쓰면서도 스스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작품을 쓰며 달문의 반의 반 만이라도 따라가며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 삶이 정돈된 듯하다.”고 말했다. 또한 “22년쯤 소설을 쓰며 자뻑에 빠져 내가 뭐든 잘 쓸 것이라 착각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달문의 이야기를 쓰며 많이 반성했다.”며 이 작품은 “이십여 년 소설 인생의 대표작”이라고 자부했다. 

그렇기에 김탁환 소설가는 “독자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 달문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탁환 소설가는 2015년 8월경 “달문에 대한 소설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15년 간 제안했으며, 조선시대 연예인들의 삶에 대해 연구해온 고 사진실 전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이야기했다. 김탁환 소설가는 “지금도 그분께는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다음 달이 되면 이 책을 가지고 사진실 선배의 묘소에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작가와의 만남은 김탁환 소설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의 관심 속에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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