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낭독공감 참여한 김선우, 박찬세 시인. 청소년들이 문학 통해 "자기 안의 가능성 찾아내길..."
수요낭독공감 참여한 김선우, 박찬세 시인. 청소년들이 문학 통해 "자기 안의 가능성 찾아내길..."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7.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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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8일 교보문고 영등포점 배움에서는 박찬세, 김선우 시인과 오현경 평론가가 함께하는 수요낭독공감 “댄스, 그리고 푸른푸른”이 개최됐다. 

수요낭독공감에 참여한 박찬세, 김선우 시인, 오연경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수요낭독공감에 참여한 박찬세, 김선우 시인, 오연경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선우 시인은 1996년 데뷔해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과 “녹턴” 등을 출간했다. 지난 5월에는 창비교육에서 청소년 시집 “댄스 푸른푸른”을 펴냈다. 박찬세 시인은 2009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통해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었으며, 지난 5월 창비교육에서 청소년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를 펴냈다. 

이날 두 시인은 최근 출간한 청소년 시집을 소개하고 수록된 시를 낭독했으며, 청소년과 문학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밝혔다. 

김선우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선우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선우 시인은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현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학교나 도서관에 방문하여 많은 강연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며 “아이들의 미래적 조건은 우리 공동체적 삶의 기본”이라는 생각과 “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고단하고, 어찌해야 행복한 조건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김 시인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직접 만나 문학에 대한 이야기하다 보면, “백 명 중 열 명은 어떤 흔들림을 느끼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문학이 주는 울림을 느끼고, 이 감동을 어찌해야 할 지 몰라 주변에 알리거나 다른 책을 찾아보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 그러며 김 시인은 아이들에게 문학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때로는 “그 아이들이 구겨놓았던 꿈이나 마음이 가려는 방향을 움트게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 중 한두 명은 김선우 시인에게 몰래 다가와 “사실은 저도 시가 쓰고 싶었는데, 엄마가 작가는 배고프다고 정신 차리래요.”라는 말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시인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실패하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걱정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야, 실패를 두려워하지마!’라고 지시적으로 말하는 일은 매우 모순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며 김 시인은 “이런 어른들의 무지함과 폭력성이 오히려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김선우 시인이 시를 읽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선우 시인이 시를 읽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선우 시인은 “한국사회에서 모범생, 엘리트 코스를 밟아 수직상승한 어른들인 우리 세대를 보면 아름다운 인간은 별로 없다.”며 “낙오됐다고 평가되는 구십 프로의 아이들이 저마다 가진 힘을 알고, 자기 삶의 가능성을 발굴하며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시를 접하게 해줄 때에는 “가르치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고, 그냥 읽으라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일은 새로운 억압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이는 어쩌면 문학을 접할 기회 자체를 소실시키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회를 제공하는 데서만 그친다면 아이들은 잠시 흔들릴 뿐, 금세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김선우 시인은 기회를 지속시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을 하다, “아이들에게 기록된 무엇인가를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청소년 시집 “댄스 푸른푸른”을 쓰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가끔씩 생각날 때 아무 페이지나 열어보며, 자신의 가능성과 만나볼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싶었다는 것. 

이어 김선우 시인은 “등단 이후 이십년간 써온 모든 장르의 글을 통틀어 청소년 시가 제일 어려웠다.”며, “오죽하면 시인의 말에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다고 썼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장르의 글을 쓸 때에는 부끄럽지 않은 책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청소년 시집을 쓰는 과정에서는 좌절이 많았다는 것. 김 시인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 제 몸을 시인이나 에세이가, 소설가로 바꿔야 한다.”며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몸을 십대의 나이로 바꿔야 하니 제 몸이 제 몸이 아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찬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박찬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어 박찬세 시인은 “첫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가 청소년 시집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다.”만 청소년 시를 쓰는 과정에서 “오히려 너무 재밌고 큰 위안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지난 시간들 속에서, 가족을 비롯해 상처 받은 다른 사람들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는 것. 

그렇기에 박 시인은 “저는 청소년 시집으로 제 어린 시절을 시로 썼지만,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이 책을 통해 “자기 상처를 알고, 우리가 어른이라고 하고 살았지만 아직도 청소년이구나. 전혀 자라지 않았구나.”라는 감정을 느껴보길 바란다는 것. 

이날 수요낭독공감은 행사에 참여한 청중들과의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 독자는 박찬세 시인에게 “어린 시절 어머니 말씀을 잘 안 들었냐.”고 물었고, 박찬세 시인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사회를 맡은 오현경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사회를 맡은 오현경 평론가. 사진 = 육준수 기자

한편, 김선우 시인은 처음 청소년 시를 쓸 때 시에 대한 평가가 출판사 별로 갈렸다고 밝혔다. 그러며 이번 시집에 수록되지 않은 시들로 엮은 다른 청소년 시집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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