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 육성 1년! 장르 문학 산실로 자리잡아가는 광주대 문예창작과
장르문학 육성 1년! 장르 문학 산실로 자리잡아가는 광주대 문예창작과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8.14 17:33
  • 댓글 0
  • 조회수 5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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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가 장르문학을 포용하고 장르작가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지 약 1년이 지났다. 뉴스페이퍼에서는 1년 전 광주대를 찾아 이기호 학과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장르문학 소모임 “분서갱YOU”의 활동을 취재한 바 있다. 당시 학생들은 웹소설과 장르문학 창작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었으며, 이기호 학과장은 수업과정을 신설하고 학생들이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밝혔다. (참고 기사 : "장르소설 포용하겠다" 광주대 문예창작과 탐방기, 이기호 학과장과 장르동아리

1년이 지난 지금 광주대 문예창작과는 어떤 모습일까? 이기호 학과장은 장르문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재작년부터 꾸준히 늘어나더니, 작년에는 입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장르문학 전공을 지망하는 학생일 만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장르문학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신입생으로 들어오기도 했으며, 장르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학생들도 입학해왔다. 웹소설, 장르문학에 대한 학생들의 욕구가 컸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기호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이기호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지난 1년 동안 학교 측에서는 장르문학과 관련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의 창작을 도왔다. 장르문학 수업 중에는 학생이 쓴 웹소설, 장르문학을 플랫폼에 연재하고, 연재량을 감독하여 작품이 완성되도록 돕는다. 또한 장르문학 소모임 “분서갱YOU”를 통해 연재 중, 준비 중인 학생들이 서로의 작품을 합평하고, 지도교수를 통해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다. 

수업 외적으로는 장르문학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를 초청하여 시장 흐름에 대한 특강을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연재 사이트 또는 장르계열 출판사와의 협약 또한 계획 중에 있다.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학교와 열의 있는 학생들이 만들어낸 성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졸업생인 여성구 학생은 카카오페이지 연재 초반 30~40만 명의 독자를 확보한 인기 작가로, 현재는 작품이 완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소설 카테고리의 상위권에서 여전히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여성구 학생은 웹소설 관련 수업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이기호 소설가의 소설 수업을 들으며 소설에 대해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모임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 = 뉴스페이퍼]
소모임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 = 뉴스페이퍼]

장르문학 관련 수업을 들으며 작품을 연재하다가 출판 계약을 맺은 경우도 있다. 4학년인 최인형, 곽도원 학생은 지난 1학기 장르문학창작 과제로 소설 연재 사이트인 문피아에서 작품을 연재하다가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들의 작품은 곧 출간되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새로 입학한 학생들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학년 오창현 학생은 장르문학 출판사 소속 작가로 계약되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문예창작과는 시, 소설 등 본격문학만을 가르치는 곳이라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매체 환경과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는 문예창작과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광주대 문예창작과의 변화에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하는 이기호 학과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장르문학 작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대거 입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열의는 어떤가요? 

- 장르문학의 노동시간(?)은 가히 살인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입니다. 그만큼 장르문학은 꾸준한 생산력과 체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장르이죠. 성실성을 키우지 않으면 장르작가로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학생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과에 들어와서 장르문학으로 성과를 보인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치열하게 매일 거르지 않고 연재를 이어간 학생들입니다. 장르문학 전공 강좌는 그런 학생들이, 혼자 지치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써 나가고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지요. 장르문학 동아리도 가장 많은 학생이 참여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합평하고, 장르문학 사이트에 연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Q. 장르문학을 지망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 장르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하나는, 지금 하고 있는 문학이 현실과 좀 무관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천만의 말씀이죠. 장르문학을 하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지금 이 시대에 대해서 민감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장르문학은 이 시대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문학입니다. 판타지든 추리물이든 라이트노벨이든,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합니다. 제3세계를 배경으로 삼는다 하더라도, 그 안에는 지금 우리 시대가 정교하게 반영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핵심은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 거기에서 장르문학의 완성도가 결정되는 겁니다. 이 시대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안목과 훈련이 선행되길 바랍니다.  

Q. 장르문학에 대한 지원 외에 광주대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 우리 과는 기본적으로 시 창작 쪽에 오랜 전통이 있는 학과입니다. 그만큼 많은 시인을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시인이 나오는 배경엔 그만큼 부단한 문장훈련이 선행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 과에는 장르문학 외에도 기존 본격문학과 시나리오, 구성작가, 드라마작가를 지망하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다양한 문학 커리큘럼으로 학과 강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창작에 관해서는 열려 있는 태도로 강의가 진행된다는 것이 우리 과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쓰고 싶은 것이 그 무엇이든 써라, 그리하면 교수들은 너의 충실한 독자가 되어줄 것이다.” 이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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