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문단 미투 내가 시작한 것 아냐" 예고 학생들의 눈부신 용기 언급
최영미 시인, "문단 미투 내가 시작한 것 아냐" 예고 학생들의 눈부신 용기 언급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8.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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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고은 시인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이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학계 미투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예고 학생들의 용기에 자극받았기에 문단 미투를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운동권에서의 추행을 겪고 조직을 떠난 최영미 시인은 시를 써서 등단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문인 모임에 나갈 때마다 불쾌한 일을 겪었"으며 "내가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은 참을 수 없었다. 잊을 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문단 미투는 내가 시작한 게 아니다. 2016년 문예창작을 가르치던 B시인의 성폭행을 고발한 고양예고 여학생들. 그 눈부신 용기에 자극받아 17년 5월 문단내성폭력을 기록한 '참고문헌없음'이 간행되었고, 그해 12월 나의 '괴물'이 세상에 나왔다."고 전했다.

최영미 시인은 앞서 지난 17년 12월 고은 시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추행을 묘사한 시 '괴물'을 발표했다. 18년 초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촉발되자 시 '괴물'도 주목을 받았으며, 고은 시인의 추행을 직접 목격했다는 이들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영미 시인도 밝혔듯 한국의 미투 운동, 시 '괴물' 발표 이전에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과 "참고문헌없음"이 있었다.

고양예고 문창과 졸업생 연대 '탈선' 기자회견 당시 사진 <사진 = 뉴스페이퍼 DB>
고양예고 문창과 졸업생 연대 '탈선' 기자회견 당시 사진 <사진 = 뉴스페이퍼 DB>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은 16년 10월 트위터를 통해 시작됐다. 문인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고발이 이어졌고, 22일과 23일에는 고양예고에서 강사로 일했던 B 시인으로부터 성폭력, 금품 갈취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고발이 터져나왔다.

B시인에 대한 고발 이후 고양예고 문창과 졸업생 연대인 '탈선'이 조직화와 활동을 시작했고,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의 공론화는 물론, 예고와 문인단체, 정부 등에 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17년 2월에는 문단 내 성폭력과 관련된 피해자들을 지지하고자 "참고문헌없음" 출간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참고문헌없음"의 수익은 문단 내 성폭력 관련 법률 비용과 의료비로 지원된 바 있다.

'탈선 아카이브' 타임라인
'탈선 아카이브' 타임라인

최영미 시인은 고양예고 학생들과 참고문헌없음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으며 "어린 소녀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기억하며, 너무 일찍 세상의 추악함을 알게된 그녀들의 슬픔과 분노를 헤아리며, 나는 이 재판에 걸린 역사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문인협회와 작가회의에 "누가 당신들에게 침묵할 자유를 주었나."고 묻고 "저 단단한 침묵의 벽을 깨뜨린 십대의 소녀들에 의해 시작된 혁명의 끝을 보고싶다. 더 잃을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 내가, 피기도 전에 시들었던 내 청춘이 그녀들의 그것과 닮아있음을 깨달으며 흐르는 눈물. 그 투명한 슬픔의 힘으로 맞서 끝내 이기리라."고 밝혔다.

시 '괴물'로 인해 고은 시인으로부터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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