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역할과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장우재 극작가, 문학주간 2018에서 독자들과 만나
작가의 역할과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장우재 극작가, 문학주간 2018에서 독자들과 만나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9.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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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극단 이와삼의 대표이면서 연극 연출가, 극작가까지 겸하고 있는 장우재 작가와 만나보는 자리가 지난 1일 마로니에 공원 예술나무 카페에 마련됐다. 문학주간 2018 “한국문학, 오늘”을 맞아 진행된 ‘작가스테이지’ 행사이다. 

1994년 연극 “지상으로부터 20미터”를 발표하여 데뷔한 장우재 극작가는 희곡선 “햇빛샤워”와, 희곡집 “환도열차”, “차력사와 아코디언” 등을 출간했다. 2017년에는 희곡 “불역쾌재”로 제25회 대산문학상 희곡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장우재 극작가는 사회를 맡은 장수진 시인과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장우재 극작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우재 극작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우재 작가는 “예전에는 작가가 멋진 말을 하는 존재로 생각됐다.”만, 요즘의 작가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최근의 독자는 작가를 볼 때 “저 사람의 작품을 통해 내 삶의 의문을 푼다.”기보다는 “저 친구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나.”는 식으로 접근한다는 것. 때문에 현재의 작가는 나의 곁에 머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근한 친구의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장 작가는 스스로도 작업 방식에 있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배우의 연기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장우재 작가는 최근 배우가 작가의 언어를 몸으로 표현할 때, 연기를 하는 이유 등 배우 스스로가 고민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이는 디렉션에 있어 작품이라는 절대적 결과물이 아닌, 과정과 유동성이 우선시되는 연극을 만들고자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우재 작가와 극단 이와삼에서 4년간 함께했다는 황설하 배우는 “겨우 4년이지만 그때와 지금이 많이 달라졌다.”고 증언하며 “보통 마흔이 넘은 중견 연출가는 작업방식이 하나로 굳어지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데, 장우재 작가님은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과정이 “전에 했던 것들을 부정하면서 아예 새로운 지점에 가닿을 때도 있다.”며 “그럴 때 같이 작업하는 사람으로서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장수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수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우재 작가는 예술을 하는 이에게 ‘성공’이라는 말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며, “그 미친 말이 날 끌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에 대한 갈망이 글쓰기에 어느 정도 자극을 주는 것은 맞지만, 자극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장우재 작가는 현역 작가도 마찬가지지만 갓 데뷔한 극작가나 습작생들은 특히나 “성공에 대한 열망을 조금 누르고, 글을 쓰는 것 자체의 쾌감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성공에 대한 욕심은 작품의 첫 문장에서 크게 드러날 수 있다. 장우재 작가는 “튀는 소재와 한 문장의 매력적인 롱 라인은 분명히 필요하다.”만, 첫 문장에서 욕심을 많이 부리면 후에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문장부터는 단지 성공해야겠다는 열망만으로는 써지지 않기 때문에,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장우재 작가는 “첫 문장이 전부인 글을 써선 안 된다.”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작품의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인물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봐야한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언어를 고민하고 작품 속에 내밀하게 들어가는 순간은 너무나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장우재 잒가는 처음 글을 썼을 때를 생각하면 “작품의 등장인물들과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재미 때문에 글을 쓴 것”일 것이라며, 그때의 초심을 떠올리라고 말했다. 

연극은, 그리고 연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황설하 배우. 사진 = 육준수 기자
황설하 배우. 사진 = 육준수 기자

극작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습작생의 기습적인 질문에 장우재 작가는 난색을 표했다. 연극이 뭐냐고 늘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내려 보지만, 그것이 계속 부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연극에 요구되는 지점이 시대에 따라 다르다는 의견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우재 작가는 현재로 한정했을 때 “연극, 희곡은 인간이 관계에 대해 놀이를 해볼 수 있는 유일한 장르”인 것 같다며, “문학작품 중 유일하게 남이랑 같이 쓴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출에 대해 묻는 습작생에게 장우재 작가는 “제가 작가 중심 연출이기에 연출만을 전공하시는 분께는 적합한 답을 드릴 수 없다.”며 직접적인 조언 대신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었다. 40년 가까이 연극 무대를 꾸며온 이상우 작가의 저서 “야생연극”이다. 장우재 작가는 이 책은 “논리적 책이 아닌, 파편적 생각을 메모식으로 쓴 책”이라며 연출을 공부하고 있는 이들이 “침대 맡에 놓고 아무 페이지나 봐도 생각할 수 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니, 자신만의 연출론에 대한 자극이 필요할 때 읽어보시라.”고 제안했다. 

끝으로 장우재 작가는 연극계에 조금 더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예컨대 외국의 문화처럼 극장의 나가는 길에 맥주를 꽂아놓고, 마치고 나오면서 관객과 배우, 연출 등이 전부 어우러져 그것을 마시며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 

왼쪽부터 황설하 배우, 장우재 극작가, 장수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왼쪽부터 황설하 배우, 장우재 극작가, 장수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장우재 작가와의 만남은 극작가와 연출가를 꿈꾸는 습작생들과 후배 극작가, 그리고 장우재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참여 속에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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