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블랙리스트 징계 "솜방망이 처벌" 비판 직면... 7명 수사의뢰, 10명 주의로 그쳐 
문체부, 블랙리스트 징계 "솜방망이 처벌" 비판 직면... 7명 수사의뢰, 10명 주의로 그쳐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9.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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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의 수사의뢰 및 징계 권고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수사의뢰 권고 26명 중 7명에게만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징계권고 44명에 대해서는 10명 '주의' 조치로 그쳐 사실 상 제대로 된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11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만든 징계 및 수사의뢰 권고안을 문체부에 전달했다. 징계 권고 대상은 105명, 수사의뢰 권고 대상은 26명이었으며, 문체부는 13일 문체부 검토 대상인 68명(수사의뢰 권고 24명, 징계 권고 44명)에 대한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수사의뢰 권고자 24명에 포함된 문체부 소속 12명 중 5명을 검찰에 수사의뢰 할 예정이며, 문체부 소속이 아닌 수사의뢰 권고가 중 전직 공공기관장 2명도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문체부 관련 수사의뢰 대상자는 총 7명이며, 문체부는 이행계획 발표 후 즉시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징계 권고 대상자인 44명 중 과장급 이상 22명은 감사원의 결과에 따른 기처분(주의 4명), 퇴직(5명), 징계시효 경과 등의 사유(13명)으로 징계 처분 대상이 아니었다. 문체부는 기처분자와 퇴직자를 제외한 13명 중 10명에 대해 주의 처분을 하기로 했다. 또한 중하위직 실무자 22명(과장 이상의 보직이 없는 사무관급 이하)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야 했던 점을 고려하여 징계 처분은 하지 않되 관련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위한 제도개선 컨퍼런스 <사진 = 뉴스페이퍼>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위한 제도개선 컨퍼런스 <사진 = 뉴스페이퍼>

문체부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진상조사위의 대변인을 맡기도 했던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문체부의 이행계획이 발표되자 "현장 문화예술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검토되고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문체부가 약속해 온 협치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권고 내용과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당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앞으로 문체부 진상규명 이행 조치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것"이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원재 소장은 "문체부의 이번 발표는 사회적으로 동시에 문재인 정부 전체 차원에서 전면 재검증돼야 하며, 이 과정에 반드시 현장 문화예술계와 법조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서 검증 과정의 객관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재검증 절차와 결과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하게 설명되고 동의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사진 = 김상훈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피해를 입은 연극인들이 모인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이하 블랙타파)는 성명을 내고 "오늘 발표는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들과 시민들에게 깊은 배신감과 상처를 주었다."며 도종환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블랙타파는 먼저 문체부가 '숫자놀음'을 통해 예술인을 기만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는 형사 처벌 권고 7명, 주의 처분 10명을 진행할 예정이면서도, 감사원 처분을 받은 이와 전보 조치 대상자 등을 포함시켜 48명이 징계를 받은 것처럼 꾸며냈기 때문이다. 블랙타파는 "숫자놀음을 통해 마치 68명 중 48명에 대한 대단한 조치라도 한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라며 "말과 숫자를 가지고 피해 예술인과 국민들을 현혹하고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주의’는 경미한 비위 행위를 한 공무원에게 반성하도록 하는 것이지 징계가 아니다."며 문체부가 주의 조치를 한 것을 가리켜 "향후 승진 등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위한 배려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 예술인들은 향후 진지한 논의 과정을 거쳐 추가 대응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문체부 공무원 도종환 장관은 오늘 발표를 책임지고 즉각 장관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국민과 문화예술계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며, 헌법과 법령에서 보장하고 있는 자유롭고 공정한 창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제도개선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17시 50분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입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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