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개미 시인, 동시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는 것! 서울북페스티벌에서 독자들과 만나
김개미 시인, 동시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는 것! 서울북페스티벌에서 독자들과 만나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9.19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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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김개미 시인으로부터 아동문학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9일 서울도서관 앞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김개미 작가와의 만남이다. 본 행사는 서울북페스티벌을 맞아 내부 프로그램으로, 서울 성동구립도서관의 기획 및 주관했다.

김개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김개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김개미 시인은 2005년 ‘시와 반시’에 시를, 2010년에 ‘창비어린이’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시집 “앵무새 지우기”와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와 동시집 “커다란 빵 생각”, “어이없는 놈”,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등이 있다. 이외에 그림책이나 시그림집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날 김 시인은 동시집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를 중심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아동문학에서의 공감’과, 어떤 글쓰기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표지. 사진 = 육준수 기자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표지. 사진 = 육준수 기자

김개미 시인은 우리는 모두 개성을 가진 독립된 존재이지만 “살면서 우리를 울고 웃게 하는 사건들”을 살펴보면 모두 비슷한 맥락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만 일어난 특수한 사건”이라 여긴 상황일지라도, 따져보면 보편적인 곤란이나 기쁨인 경우가 많다는 것.

때문에 글을 쓰는 행위는 결국 “나의 이야기, 혹은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김개미 시인은 말했다. 내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쓰면, 그것이야말로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된다는 의견이다. 김 시인은 “저는 제가 울었던 내용을 시로 쓰기도 한다.”며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독자와 공감하는 지름길이라 전했다.

김개미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의 표제작에도 김 시인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누가 내 똥 냄새를 맡는 것도 싫고
똥 싸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
누가 똥 싸냐고 떠드는 소리는 더 싫어.
문밖에 아이들이 줄을 서 있으면
나오던 똥도 도로 쏙 들어가.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혼자 똥 싸는 게 좋아.
수업 시간에 똥 싸는 게 좋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똥 싸는 게 좋아.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전문

이 동시는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될까봐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길 꺼리는 아이의 마음을 담고 있다. 화자는 수업 시간에 화장실에 가면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 좋다고 천진하게 말한다. 김개미 시인은 “저는 어릴 때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화장실에 가는 게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다.”며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가, 수업시간에 혼자서 화장실을 만끽했던 경험을 각색해 시로 썼다고 밝혔다.

김개미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한 시화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김개미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한 시화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김개미 시인은 남녀 간의 사랑도 동시를 통해 다루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동시에 사랑을 언급하길 주저하는 이들도 있지만, 빠른 시기에 연애를 시작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감추는 것은 오히려 진솔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 김 시인은 “요즘 보면 유치원생들도 다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있다.”며 “좋아하거나 신경 쓰이는 애가 있는 감정은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어린아이들이 읽는 동시에도 사랑이나 연애 이야기를 조금씩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며 아직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모르는 아이가 있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어렴풋이 생각해보고, 어느 날 그 감정을 접했을 때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개미 시인은 동시를 쓸 때에는 되도록 혼자가 되고자 노력한다고 밝혔다. 온전히 스스로의 생각 속에 빠져, 자신을 바로 보고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혼자가 된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은 우리의 곁에 있다. 김개미 시인은 “거기엔 다른 사람의 사고와 생각, 사건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혼자가 되지 못한다.”며, 자신은 글을 쓸 때 외부와 차단한 채 생각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김개미 시인과의 만남 행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김개미 시인과의 만남 행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행사는 많은 어린이, 학부모들의 참여 속에서 끝이 났다. 몇몇 학부모들은 무대에 올라 김개미 시인의 시를 낭독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