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팔레스타인 작가 사하르 칼리파 문학세계 탐구하는 문학심포지엄 개최
은평구, 팔레스타인 작가 사하르 칼리파 문학세계 탐구하는 문학심포지엄 개최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09.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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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해방과, 가부장제에 억압 받는 아랍문화권 여성의 인권을 연결지어 문학으로 형상화시켜온 팔레스타인의 작가 사하르 칼리파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심포지엄이 지난 15일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열렸다. 사하르 칼리파가 제2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의 본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은평구와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운영위원회가 마련한 기념 심포지엄이다. 

심포지엄에는 수상작가인 사하르 칼리파와 김미경 은평구청장을 비롯해 송경숙 한국외대 명예교수, 백혜원 번역가, 오수연 소설가, 임병철, 김정화, 박재원 교수 등 아랍문화권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온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사회는 박혜영 인하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김미경 성북구청장. 사진은 13일. 사진 = 육준수 기자
김미경 성북구청장. 사진은 13일. 사진 = 육준수 기자

개회사를 맡은 김미경 구청장은 “사하르 칼리파 선생님은 팔레스타인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가부장 전통이 강한 아랍 문화권에서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서고, 작품들을 쓰셨다.”며 “심포지엄을 통해 그간 몸소 겪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겪은 선생님의 문학세계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꿈꿔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사하르 칼리파의 문학이 팔레스타인에 끼친 영향은? 

이날 사하르 칼리파는 팔레스타인의 작가인 동시에 여성 운동가로서 “저는 남성 작가들로부터 배운 점이 많지만, 동시에 제가 그들에게 가르쳐준 것도 많다.”고 이야기했다.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해방에만 집중한 남성 작가들이 인지하지 못하던 여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 작가 의식에 경종을 울렸기 때문이다. 

사하르 칼리파. 사진은 14일. 사진 = 육준수 기자
사하르 칼리파. 사진은 14일. 사진 = 육준수 기자

여성에 대한 소설을 처음 집필한 1980년, 사하르 칼리파는 “당시 무슬림과 좌파, 심지어는 같은 여성들조차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회상했다. 다수의 국민들이 국가의 해방이 먼저지, 여성 해방을 논의할 여유는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는 것. 하지만 사하르는 “사회가 내부적으로 약하다면 절대 국가를 수호하거나 해방을 이룰 수 없다.”며, “더 이상 남녀의 인권을 별도로 취급하거나 여성 인권을 전개하는 데에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집필했다고 전했다. 

오랜 투쟁은 최근 들어 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하르 칼리파는 현재에 이르러서는 “팔레스타인 남성 작가들 역시 비로소 그들의 식견이 짧았음을, 시야가 넓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남성 작가들이 실천적 행동으로 옮기진 않으나, 최소한 머릿속으로는 여성이 인권을 부여 받아야 실질적 발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남성 작가의 작품에서도 여성의 삶이 드러나는 경우가 생겼다고 기쁨을 표했다. 

물론 아랍문화권에 살고 있는 여성들이 진정으로 존중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다. 하지만 사하르 칼리파는 작가들이 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인권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이야기했다. 

- 국내 작가의 시선에서 본 사하르 칼리파의 문학 

발제는 송경숙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명예교수와 요르단대학교 아랍어문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백혜원 번역가, 오수연 소설가가 각각 맡았다. 송경숙 교수는 “나와 팔레스타인 문학, 그리고 사하르 칼리파”를 주제로 “세계 시민으로써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송경숙 교수. 사진은 14일. 사진 = 육준수 기자
송경숙 교수. 사진은 14일. 사진 = 육준수 기자

사하르 칼리파의 문학 세계를 송경숙 교수는 “페미니즘과 탈식민주의라는 두 축”으로 요약했다. 연작 소설인 “가시 선인장(1976)과 “해바라기(1980)”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가시 선인장”은 이스라엘 강점에 놓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투쟁과 희망을 통해 탈식민주의라는 가치를, “해바라기”는 많은 여성들이 민족해방 투쟁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페미니즘이라는 가치를 주제로 삼고 있다. 

또한 송 교수는이호철 소설가의 “작가는 사는 만큼 쓴다.”는 말을 인용하여 “아이오와 대학에서 여성 연구 및 미국문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신 후 팔레스타인에 귀향하자마자 여성문제 센터를 설립하여 글과 삶의 일치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백혜원 번역가는 “아랍 현대문학에서의 사하르 칼리파, 그녀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자신이 번역한 사하르 칼리파의 일곱 번째 소설 “형상, 성상, 그리고 구약”을 통해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예루살렘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수연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오수연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오수연 소설가는 “우리가 만난 팔레스타인 저항문학”을 주제로, 사하르 칼리파뿐만 아니라 마흐무드 다르위시나 아다니아 쉬블리 등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작품을 낭독하며 “팔레스타인 문학 근간에는 ‘저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제3세계 문학은 훼손된 인류의 종적 정체성을 복구하고,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비극과 두려움을 직시하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포지엄을 마치며 사하르 칼리파는 “팔레스타인이라는 작은 나라를 중요하게 다뤄주셔서 감사”하다며 “우리와 한국이 이렇게 교류, 대화하는 것으로 두 민족의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앞으로 서로 소통하고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앗살람 알라이쿰”이라는 말로 한국과 세계의 평화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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