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바코드처럼 찍듯 소비하는 시대' 상상 통한 세계 확장 이야기한 손원평 작가
'이미지 바코드처럼 찍듯 소비하는 시대' 상상 통한 세계 확장 이야기한 손원평 작가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09.22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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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사용량이 모바일 환경과 만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연령대에서 유튜브 앱의 사용 시간은 총 333억 분으로, 2017년 8월 사용 시간인 234억 분 대비 4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 연령에서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이었으며, 특히 10대, 20대 순으로 오래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영상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었던 유튜브는 최근에는 검색 엔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와 영상 매체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텍스트를 보는 것보다 텍스트를 영상화 시킨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일 때부터 교육 동영상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에 물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그러나 이런 세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9월 15일 파주북소리 2018 행사장을 찾은 손원평 작가는 '상상'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했으며, 그 와중에 "이미지로 인하여 상상이 제한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원평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손원평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손원평 작가는 영화감독이면서 동시에 소설가이기도 하다.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좋은 이웃", "두 유 리맴버 미 3D" 등의 영화를 감독했고, 시네 21을 통해 영화 평론가로도 활동해왔다. 동시에 2017년에는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으며, "서른의 반격"은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상 매체와 텍스트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을 해온 손원평 작가에게 지금의 이미지 소비는 어떻게 비춰질까? 

손원평 작가는 "이미지의 세계는 무한하고 넓고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우리가 원하는 어떤 것이건 검색해서 볼수 있다. 직접 가지 않고는 접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우리는 손쉽게 얻을 수 있다."며 이미지의 세계가 가진 장점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무한하고 생생할 것 같은 이미지"에 의해 우리가 너무나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미지의 세계 안에서 우리의 상상은 좁아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 때는 "책만 봐서는 세상을 모른다", "탁상공론"이라는 말이 있기도 했다. 손원평 작가는 "예전에는 남극이 뭔지, 해저가 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책으로 보고 상상할 수밖에 없기에, 상상한 이미지가 현실과 다를 수 있었고, 그래서 책만 본다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검색만 하면 모두 알 수 있고, 나의 상상이나 내가 그리는 이미지가 발생하기도 전에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어떤 것이 우리를 장악해버린다."는 것이다. 

강연 중인 손원평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강연 중인 손원평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내 생각이 확장되어 실제 세계와 만나는 경험보다는, 이미 정해진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대한 감상만 남는 형태인 것 같다."고 이야기한 손원평 작가는 "수용자로서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감각을 계속해서 느낄 뿐, 이미지를 확장시키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마치 바코드가 찍히듯 이미지가 스쳐지나가고, 상상이나 생각도 확장되지 못한 채 스쳐지나가버릴 뿐이다. 

스스로의 기준을 상상하고 생각하지 않게 되면,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와 생각은 사회에 쓸모있는가, 쓸모없는가로 구분된다. 손원평 작가는 지금의 세태가 "생각과 상상이 무언가에 복무해야만 가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것은 천시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복무하는 생각과 상상이란 우리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무언가를 남기거나 얻겠다는 생각에 가깝다. 경제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수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승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등 사회적인 유용성만이 기준이 되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들을 쓸모없는 것으로 분류시키게 된다.

그러나 손원평 작가는 "쓸모없는 것이 변혁에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며, "모든 가치있고 귀하고 새로운 것의 발단은 오랜 생각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오랜 생각'은 짧게 지나가는 이미지가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어낸 이미지, 상상에서 비롯된다.

때문에 문학의 역할 또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손원평 작가는 "문학의 힘은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힘을 불어주고, 생기와 입김을 불어넣어줘 '이것은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며 문학작품을 통해 쓸모없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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