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릿터, 미스테리아, 새로운 문예지의 지난 3년은 어땠을까? '계속, 문예지' 성료
악스트, 릿터, 미스테리아, 새로운 문예지의 지난 3년은 어땠을까? '계속, 문예지' 성료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10.0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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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북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 '계속, 문예지' 행사 [사진 = 김상훈 기자]
와우북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 '계속, 문예지' 행사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지난 2015년과 2016년은 문학 독자들에게 인상 깊은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해였으며, 그 중에는 문예지의 변화도 포함된다. 15년 악스트와 미스테리아가 창간됐고, 16년에는 릿터가, 17년 1월에는 문학3이 창간되기도 했다. 또한 독립 문예지, 대안 문예지 등이 대거 등장했고 각자가 고유한 영역에서 다채로운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6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했던 "문학주간 2016"에서는 새로이 실험되거나 변화를 꾀한 문예지들의 편집장이 참여하여 문예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금 다시, 문예지" 포럼이 열린 바 있다. 당시 포럼에는 악스트, 릿터, 미스테리아 등 창간한 지 얼마 안 된 문예지의 편집장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지향이나 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2018년 10월 4일 제14회 와우북페스티벌에서는 당시 포럼에 참석했던 문예지 편집장 세 사람과 함께 "계속, 문예지"라는 제목으로 문예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악스트 백다흠 편집장, 릿터 서효인 편집장, 미스테리아 김용언 편집장이 참여하고 김신식 연구자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지난 3년 간 잡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해왔던 분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3년의 소회 키워드로 담는다면?"

릿터 - 겸허함 
악스트 - 다기망양 
미스테리아 - 불안함 

사회를 맡은 김신식 감정사회학 연구자는 행사의 첫 질문으로 지난 3년 간의 소회를 키워드로 꼽아보는 질문을 던졌다. 릿터와 미스테리아 모두 15년에 창간되어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하며, 참여 편집장 모두 지난 16년 10월 "지금 다시, 문예지' 포럼에서 각자의 지향이나 잡지가 바라는 바를 이야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민음사의 문예지 "릿터"는 16년 8월 창간됐다. 기존에 문예지 "세계의 문학"을 운영하던 민음사는 15년 겨울호를 끝으로 "세계의 문학"을 종간 후 독자에게 더 접근하고자 "릿터"를 창간하기에 이른다. 16년 창간 기자간담회에서 서효인 편집장은 독자들을 위한 문예지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지금 다시, 문예지' 포럼에서 릿터를 통해 "문학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릿터 서효인 편집장 [사진 = 김상훈 기자]
릿터 서효인 편집장 [사진 = 김상훈 기자]

릿터의 서효인 편집장은 "겸허함"이라는 단어를 꼽았다. 서 편집장은 "문예지 포럼에 참석했던 16년 10월은 창간하고 두번째 호를 막 냈을 때였는데,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낯부끄럽다."며 "새로운 것, 멋진 것, 대단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하나하나 유지하고 지속하는 게 더 어렵고, 독자에게 다가 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문예지 "악스트"는 15년 6월 창간됐다. '지금 다시, 문예지' 포럼에서 백다흠 편집장은 "잡지는 잡스러워야 한다."며 악스트가 문학의 즐거움을 전하는 잡지가 되길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창간 당시의 가격인 2,900원이나 동네 미용실, 이발소 등에 놓이길 바란다는 백 편집장의 말에서 그러한 '잡스러움'의 지향을 찾아볼 수 있다. 

악스트 백다흠 편집장은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며 "다기망양(多岐亡羊)"이라는 사자성어를 이야기했다. 다기망양은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뜻으로, 두루 섭렵하기만 하고 전공하는 바가 없어 끝내 성취하지 못함을 이른다. 백 편집장은 "이 단어가 제 심정과 비슷하다. 하고 싶었던 게 굉장히 많았던 것 같은데, 뒤돌아보니 양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잡지가 잘 굴러가려고 여러 사람이 도움을 주고 생각도 모으고 시간과 돈이 투입됐는데, 과연 합당하게 잘 되어왔는지는 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스트 백다흠 편집장 [사진 = 김상훈 기자]
악스트 백다흠 편집장 [사진 = 김상훈 기자]

문학동네 임프린트 엘릭시르에서 15년 6월 창간한 "미스테리아"는 추리소설 전문 잡지를 표방하며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6년 문예지 포럼에 참석했던 김용언 편집장은 왜 미스터리 장르에 집중했는지부터 미스테리아를 창간하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었다. 

미스테리아의 김용언 편집장은 지난 3년의 키워드로 "불안함"을 꼽았다. 이 불안함은 편집장이라는 직책 상 발생하는 불안함으로, 김 편집장은 "특집, 수록작을 기획하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시간이 가장 불안하다."며 기획이 적합한지, 필자와의 편집 방향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독자들로부터 어떻게 읽힐지 등 불안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 편집장은 "책이 나오고 리뷰, 반응이 올라오는 걸 체크하며 어떻게 이것들을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다음 기획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불안한 과정을 거쳤고, 이 불안을 가지고 책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모인 세 잡지의 편집장은 잡지의 가격 정책, 타 기업과의 협업, 주요 컨셉과 기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행사 말미에는 잡지를 하며 여전히 묶여 있는 기존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효인 릿터 편집장은 "자신은 편집자이면서도 사람들이 말하는 문단에 속해 있는 사람이다.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문단 안에서 훌륭하다고 일컬어져 왔던 것들의 루틴과 굳어져 있는 성격이 있고, 저도 이것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런 루틴을 좋아하는 사람들마저도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서 편집장은 "잡지에서 바뀐 모습을 보여줘야 할텐데, 저 자신의 선입견과 고정된 취향부터 유연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악스트 백다흠 편집장은 "문단이라는 것 자체가 논쟁거리가 엷어진 것 같다."며 "문제의 답은 공유된 것 같고, 문단에 대한 것들이 개인적으로 엷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에게 개인적으로 문단에 대한 질문은 많이 가벼워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백 편집장이 매어있는 것은 본질적인 부분으로, "과연 이 소설, 이 시, 이 에세이가 이 시대에 어째서 필요한가."다. 백 편집장은 "잡지를 만들면서 이 잡지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러한 이유 중 하나로 어느 독자의 표현을 언급했다. 어느 독자가 잡지의 후기로 "습관처럼 샀다."는 말을 남긴 적이 있는데, "이 잡지가 누군가에게는 습관이 되는구나. 일상 중에서도 가장 번복적으로 하는 것이 습관이 되는데, 누군가에게는 악스트가 습관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