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룡 교수, 시집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와 에세이 “하멜의 다락방” 출판기념회 및 명예퇴임식 성료
신덕룡 교수, 시집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와 에세이 “하멜의 다락방” 출판기념회 및 명예퇴임식 성료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10.17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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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30년가량 후학을 양성해온 신덕룡 교수가 퇴임을 기념해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에세이 “하멜의 다락방”과 시집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이다. 출간을 맞아 지난 13일 오후 4시 광주시청각미디어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는 신덕룡 교수의 출판기념회와 명예퇴임식이 함께 열렸다. 

신덕룡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신덕룡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신덕룡 교수는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현대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2002년 ‘시와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환경위기와 생태학적 상상력”, “생명 시학의 전제”, “문학과 진실의 아름다움” 등이 있으며 시집 “소리의 감옥”과 “아름다운 도둑”, “하멜서신” 등을 펴냈다. 김달진문학상과 발견문학상, 편운문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30여 년간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교수직을 맡아 학생들을 가르쳤다. 
   
행사에는 박관서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과 고재종, 이인범 시인, 송광룡 계간 문학들 대표 등 많은 내빈이 참여했으며 박일우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또한 신덕룡 교수의 광주대학교 제자들은 스승의 문학세계와 학부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시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관서 회장(좌)과 고재종 시인(우). 사진 = 이민우 기자
박관서 회장(좌)과 고재종 시인(우). 사진 = 이민우 기자

축사를 맡은 박관서 회장은 “문학이라는 것은 쓰는 일과 사는 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 계시고 평론가로 있으시니 쓰는 일은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앞으로는 살아가는 것에 대한 문학, 문학을 하는 삶을 사시길 기원한다.”고 이야기했다. 1996년 신덕룡 교수와 함께 ‘시와 사람’를 창간한 고재종 시인은 “함께 시 잡지를 만들고, 함께 시 낭송회를 하고, 함께 글을 써오는 동안 ‘사람은 무엇인가’를 잔잔히 보여주신 선생님의 삶에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 신덕룡의 문학 세계, 존재에 대한 고찰과 세상으로의 확장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신덕룡 교수는 에세이 “하멜의 다락방”과 시집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를 선보였다. 

"하멜의 다락방"(좌)과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우).
"하멜의 다락방"(좌)과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우).

에세이 “하멜의 다락방”은 하멜 연작시집 “하멜서신”을 집필했던 신덕룡 교수가, 이제는 하멜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떠난 유럽 여행을 엮은 책이다. 신 교수는 스페인에서 유대인의 흔적을 둘러본 뒤, 하멜의 고향으로 가 작별인사를 한다. 첫 여행지가 하멜의 고향 네덜란드가 아닌 이유는, 네덜란드가 강국이 된 것은 스페인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온 유대인들의 지식과 경험 덕분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도시와 문화, 역사, 생활, 풍습을 네덜란드의 한 청년이었던 하멜과 연관지어 보여준다. 
   
시집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는 남도의 문화와 역사적인 현장을 쓸쓸함이 느껴지는 시어로 풀어낸 책이다. 신덕룡 교수는 태어난 고향인 양평을 시 ‘마룡리’에 담아내는 한편, 두 번째 터전인 전남을 시 ‘금쇄동’으로 그려냈다. 배한봉 시인은 이 책에 “신덕룡의 시는 가슴 한쪽이 시리도록 쓸쓸하면서도 아름답고, 또 한 편으로는 고고하고 담박하다.”는 코멘트를 남긴 바 있다. 

백애송 시인. 사진 = 이민우 기자
백애송 시인. 사진 = 이민우 기자

백애송 시인은 이런 신덕룡 교수의 문학 세계를 평론과 시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평론 분야에서는 환경과 생태시를 매개로 한 평론을 다수 발표하여 “생명파괴에 대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문학의 길을 제시했으며,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 심지어 무생물에 이르기까지를 하나로 아우르는 세계를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문학의 길’에서는 “인간은 생명의 가치를 추구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행위에 맞서야 하며,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윤리의식”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시 세계에 대해서는 “신덕룡 교수의 시는 인간의 실존 문제, 즉 존재론적 성찰을 통해 형상화된다.”고 이야기했다. 시집 “소리와 감옥”과 “아주 잠깐”에서는 개인의 실존을 제시한 후 그것을 생활의 현장으로 확장시켜, 세상과의 연대에 대한 희망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백 시인은 “이 희망은 열린 상상력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한다.”며 이런 시 세계와 시인의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평론가에서 시인으로, 교직에서 물러나도 평생 시를 써나갈 것 
   
차노휘 소설가는 스승인 신덕룡 교수와의 대담에서 “계속 평론을 쓰시다가 시를 쓰게 되셨다. 평론을 쓸 때와 시를 쓸 때 몸의 반응이 다를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고 무엇이 더 체질에 맞으시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던졌다. 

차노휘 작가와 신덕룡 교수의 대담. 사진 = 이민우 기자
차노휘 작가와 신덕룡 교수의 대담. 사진 = 이민우 기자

신 교수는 “건강 때문에 긴 글을 못 쓰던 때에, 나름대로 내 존재를 증명하려고 노력하던 중 시를 쓰게 됐다.”고 답하며, 평론을 쓰다 시를 쓰려니 “시를 논리적으로 쓰려고 하고, 내가 쓰는 시어들이 딱딱하기 이를 데 없었다.”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마인드와 표현방식을 바꾸려고 엄청 노력했다.”며 “평론을 쓸 때와 시 쓸 때는 전혀 다른 감각으로 일하는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평론가로서 남의 시는 많이 봐왔는데, 내 시를 써놓고 보니 이게 시인지 아닌지 판단이 안 되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함께 ‘시와사람’을 창간했던 고재종 시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날 신덕룡 교수는 “이제 ‘시’는 내 평생의 글이 됐다.”며 교수직에 물러나서도 계속해서 시를 쓸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제가 이곳을 떠납니다만, 떠난다 해서 저의 30년 삶의 모든 것을 두고 떠나는 건 아닙니다.”라며 “저도 여러분을 잊지 않을 테니, 여러분도 저를 기억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늘 마음으로라도 교류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신덕룡 교수. 사진 = 이민우 기자
신덕룡 교수. 사진 = 이민우 기자

한편 박시영, 이운선은 제자를 대표해 스승의 시 ‘소리가 없다’와 ‘영암을 지나며’를 각각 낭독했다. 또한 손병현 소설가는 서울에 올라와 생활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쯤 “천변을 걷다가 교수님 생각이 나 무턱대고 전화한 적이 있었다. 전화를 해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더니, 교수님께서는 정말 잘 있는 게 맞는지를 묻더라.”며 “그때 나에게도 스승이 계시다는 것을, 스승이라는 게 이렇게 귀한 은혜라는 것을 알았다.”고 스승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감사패 전달. 사진 = 이민우 기자
감사패 전달. 사진 = 이민우 기자

이날 명예퇴임식 및 출판기념회는 신덕룡 교수의 제자들이 감사패와 시화 작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한편 행사가 진행된 광주시청각미디어센터는 비타포엠이 진행된 장소이다. 비타포엠은 호남 작가들과 신덕룡 교수가 만든 시낭송회로, 지역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매달 1회 정기적으로 진행되어왔다. 의미 깊은 장소 선정을 통해 신덕룡 교수의 문학적 길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