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문학연구회, 임화와 김수영의 문학세계 비교하는 “제11회 임화문학 심포지움” 성황리에 끝내
임화문학연구회, 임화와 김수영의 문학세계 비교하는 “제11회 임화문학 심포지움” 성황리에 끝내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10.17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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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임화는 1908년에 태어나 1926년부터 시와 평론을 발표한 시인이자 평론가, 문학운동가이다. 1928년부터 카프에 가담한 그는, 한국 현대문학사와 해방 직후 좌익문학의 핵심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이런 임화의 탄생 110주년인 동시에 4.19 혁명을 기점으로 참여시를 써온 김수영 시인의 작고 50주기이다. 임화문학연구회는 이를 맞아 두 작가의 문학 세계를 분석하고 한국 현대문학의 흐름을 점검하는 “임화문학 심포지움 2018”을 개최했다. 

“임화문학 심포지움 2018”은 지난 12일 창비서교빌딩 50주년 홀에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네 시간가량 진행됐다. 임화문학연구회가 주최했으며 소명출판과 창비, 호진플라텍이 후원했다. 심포지움의 내빈으로는 임규찬 임화문학연구회 회장이 참여했으며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을,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와 이경수 중앙대 교수, 고봉준 경희대 교수가 각각 발제를 맡았다. 행사 말미에는 경희대학교 김영희와 신용목 시인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임규찬 임화문학연구회 회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임규찬 임화문학연구회 회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인사말에서 임규찬 임화문학연구회 회장은 “임화의 정신이나 문학을 계승해온 우리 연구회는 김수영 서거 오십 주년과 맞물려, 임화와 김수영이라는 우리 시 역사의 걸출한 두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심포지움의 취지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 임화를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는 “학문에 대한 세대 간의 소통을 중요히 여기며” 정진하겠다고 전했다. 

염무웅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염무웅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기조강연을 맡은 염무웅 교수는 “임화, 그리고 세 번의 이어달리기”라는 제목으로 현대문학사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문인들의 계보를 짚었다. 염 교수는 임화의 작품을 주목할 만한 이유로 “임화가 시를 쓰기 시작한 무렵인 25년에는 시인, 소설가들이 따를만한 충분한 근대문학 전통이 제대로 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시문학의 장르가 형식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시기에, 자신의 문학을 찾아가고 뒤 세대에게 모범이 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는 것. 또한 이런 선구자적 글쓰기의 정신은 김수영 시인으로 계승된다고 덧붙였다. 소위 해방공간이라 불리는 시기에 시를 쓰기 시작한 김수영은, 개성과 성취는 임화와 전혀 다르지만 독보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더해 염 교수는 이런 문학적 자세는 김지하, 김남주의 정신으로 이어졌다며, “임화에서부터 시작해 김수영, 김지하, 김남주에 걸친 세 번의 이어달리기는 (한국문학사에) 제대로 된 시를 만들기 위한 이론적 모색이었다. 이런 움직임이 있었기에 우리 시가 풍부해질 수 있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며 “우리는 지금 나오는 시가 어떤 역사적 맥락 속에서 나오는지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것을 바로 아는 것이 공부이고 연구이다.”라고 심포지움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응교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응교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기조강연에 이어 김응교 교수는 “임화의 배역시와 김수영의 연극적 시”를 주제로 두 작가의 시에서는 연극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화의 시 ‘누이동생’에서는 이야기와 배역, 종결형 어미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 임화가 직접 여성의 목소리를 내어 낭송하기도 했다는 것. 또한 김수영의 시 ‘고국에 돌아온 상병포로 동지들에게’는 나레이션과 큰따옴표를 채용하고 “자유의 길을 잊어버릴 것인가!”라며 그리스의 희곡처럼 장대한 끝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김응교 교수는 “임화와 김수영이 시인으로서는 많은 연구가 되어있지만, 영화인 및 연극인으로서의 연구는 거의 되어있지 않다.”만, 두 시인은 영화와 연극에 대한 공부 및 체험은 시에 녹아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임화와 김수영은 우리에게 시의 영역을 타 장르로 넓혀주고, 역사와 현실에 어떻게 이용하는가를 보여준 성실하고 모범적인 시인”이라고 전했다. 

이경수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이경수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임화와 김수영 시에 나타난 ‘거리’와 ‘방’의 공간 표상”을 주제로 발제한 이경수 교수는 “임화와 김수영은 해방기와 전쟁기를 동시에 통과했던 시인으로 임화의 시적 편력이 김수영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두 시인의 작품에서는 ‘거리’와 ‘방’이 “독립된 공간이라기보다는 상호 긴밀히 연결된 공간”으로 등장하고, 이 공간에서 세계와 대면한 화자는 자기를 응시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성장을 이룬다는 것. 또한 이런 자기인식과 세계인식이라는 특징 덕에 “이들의 시가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오늘의 시대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보편성을 지닌다.”고 전했다. 

마지막 발제에서 고봉준 교수는 “임화와 김수영의 ‘언어관’ 비교”를 주제로, 임화와 김수영이 언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식의 차이점을 말했다. 임화와 김수영은 “미학적 경향으로 보면 언어 행위에 국한하지 않고 문학을 통해 자기 삶을 변화시키거나 세상과 싸운 ‘온몸의 시인’이라는 점에서는 같다.”만 “문학에서 언어를 어떻게 이해했는가.”를 보면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고봉준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고봉준 교수. 사진 = 육준수 기자

고 교수는 “임화에게 언어를 사용하는 데에 있어 조선의 일상어냐 문학어냐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중요히 여기는 것을 부르주아적 발상이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문학은 현재 쓰고 있는 언어, 일반적인 민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글로 써야한다 주장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김수영은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고 고봉준 교수는 말했다. 김수영은 허락된 언어나 기존에 사용된 언어를 반복하는 게 아닌, 금지된 언어나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여 억압을 뚫고 나가는 실험이 있어야 언어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고봉준 교수는 “임화와 달리 김수영에게는 어떤 언어를 쓰느냐가 시인의 전부였다.”며 “김수영은 언어에 대한 금기나 억압과 타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한다. 그에게 시인은 언어를 통해 자유를 사는 존재이다.”라고 말했다. 

임화문학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임화문학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심포지엄은 문학 연구자들과 문학 작가들의 참여 속에서 끝이 났다. 한편 김수영의 작고 50주기를 맞아 다양한 문학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오는 25일 도봉구에 위치한 김수영문학관에서는 ‘김수영심포지엄’이 진행되며, 김수영50주기기념사업회는 1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일원과 중국 길림에서 학술대회와 기념문화제, 학술서적 발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