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관여자 처벌 없는 것은 비상식적" 거리로 나선 예술인들, 청와대와 정부 상대로 진상규명 촉구
"블랙리스트 관여자 처벌 없는 것은 비상식적" 거리로 나선 예술인들, 청와대와 정부 상대로 진상규명 촉구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11.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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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관여자 처벌에 미온적인 문체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국회 앞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블랙리스트 관여자 처벌에 미온적인 문체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국회 앞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관여 공무원들이 처벌받지 않은 것에 분노한 예술인들이 거리로 나섰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11월 3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및 청와대를 대상으로 진상조사와 관여자 처벌을 촉구했으며, 오후 2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을 출발해 마포대교를 거쳐 청와대에 이르는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 이뤄졌던 예술인 검열 사건으로, 집권 정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예술인, 시국선언에 참여한 예술인, 세월호 사건이나 박정희 독재 등을 묘사한 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사찰, 검열, 지원 배제한 사건이다. 1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도종환 장관이 자료를 밝히며 세상에 드러나게 됐고,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분노한 예술인들은 시국선언에 참석하거나 광화문 광장에서 투쟁을 하는 등 예술인들의 운동은 박근혜 정권 퇴진까지 이어졌다.

기자회견장에서 경과를 보고한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현린 공동운영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민주주의 근간을 유린한 국가폭력이라 규정했고 책임을 물어 같은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겠다고 공약했고, 17년 7월에는 도종환 장관이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며 "많은 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 청산이 대통령의 공약이자, 진상조사위 공동위원장인 도종환이 블랙리스트 당사자였던 만큼 믿고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후무후한 국가범죄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의 결과는 처참했다."며 지난 9월 13일 문체부가 발표한 이행 계획안을 언급했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는 131명에 대한 수사의뢰 및 징계 권고안을 발표하고 이를 정부 기관에게 전달했으나, 문체부는 수사의뢰 권고 26명 중 7명에게만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징계권고 44명에 대해서는 10명 '주의' 조치로 그쳐 솜방망이 징계, 셀프 면책 등의 비판에 직면했다.

현린 위원장은 "절망의 벽을 넘자던 문재인과 도종환은 마침내 자신들이 원하는 집권에 성공한 뒤 스스로 예술인들에게 절망의 벽이 되었다."며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닫혔던 광장을 열리게 하려 한다. 우리는 기꺼이 다시 실현을 위해 블랙리스트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양구 작가가 문체부를 대상으로 규탄발언을 전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양구 작가가 문체부를 대상으로 규탄발언을 전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현린 위원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장르별 현장 예술인들의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양구 작가는 "미진한 진상조사위였으나, 공무원에 대해 26명 수사 의뢰, 105명 징계 요청을 한 것은, 이를 이행함으로써 문체부가 국가범죄를 실행했던 범죄조직에서 다시 국가기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회적 약속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문체부는 처벌받지 않은 범죄자들의 범죄 조직으로 남아있기로 했다."며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 상태를 "도저히 상식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블랙리스트 사태에는 문체부는 물론 청와대, 국회에 자리잡은 채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정치세력과 국정원이 있었다."며 "문체부 뒤에 숨어 어떠한 책임과 성찰도 없는 국가권력이 책임을 져야 하며, 문재인 정부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가 저지른 국가범죄의 2차 가해자로 남을 것인지, 진실을 밝히고 국민의 정부로 남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인들의 퍼포먼스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예술인들의 퍼포먼스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 블랙리스트 불법공모 131명 책임규명권고안 즉각 이행,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책임규명이행 축소, 왜곡, 방해, 셀프면책 책임자 문책, △ 대통령, 정부, 국회가 블랙리스트의 미진한 진상규명 관련 대책 수립, △ 문화예술정책 및 행정 등 민간협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도화 시행 등 4가지를 요구했으며, 이 성명에는 131개 단체와 2166명의 예술인 및 개인들이 참여했다.

2시부터 국회의사당을 출발하여 행진을 시작한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여의도공원, 마포대교, 공덕역, 충정로역,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 사랑채에 도달했으며, 대형 촛불탑, 삼두매, 까마귀탈, 대나무 만장 등 문화예술인들이 준비한 다양한 상징물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블랙리스트 책임자 규탄을 위한 거리 행진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블랙리스트 책임자 규탄을 위한 거리 행진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한편 송경동 시인은 "대행진을 맞아 대행진단의 이름으로 국회 정부 여당 대표단 면담을 요청했다."며 "오는 11월 6일 화요일 오후 3시에 당 대표실에서 이해찬 당 대표를 만나 블랙리스트 131명 징계 이행 및 미진한 진상규명에 대한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책임자 규탄을 위한 거리 행진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블랙리스트 책임자 규탄을 위한 거리 행진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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