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역사의 종합 문예지 “21세기 문학”, 2018년 겨울호로 종간 맞아
22년 역사의 종합 문예지 “21세기 문학”, 2018년 겨울호로 종간 맞아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12.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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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문학" 2018 겨울호 표지

"21세기 문학" 2018 겨울호 표지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2년에 걸쳐 발간 되어온 종합 계간지 “21세기 문학”이 2018년 겨울호(통권 83호)를 끝으로 종간한다. “21세기 문학”의 신용목 편집위원은 “21세기 문학” 겨울호 권두언을 통해 “계간 ‘21세기 문학’을 이번 호로 종간한다.”며 종간 사실을 알렸다.

“21세기 문학”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고 김준성 이수그룹 회장이 1997년 3월 창간한 종합 문예지다. 고 김준석 회장은 1955년 현대문학에 "인간상실"을 발표하며 데뷔했던 소설가인데, 97년 문예지를 창간하며 ‘금융계, 정계 활동 등으로 인해 문학인으로서 못 이룬 꿈’을 문예지 창간을 통해 꽃피워보고자 하는 의도임을 밝힌 바 있다. 2018년 겨울호(통권 83호)에 이르기까지 22년에 걸쳐 발간되었으며, 22년 동안 소설 300여 편, 시 1,100여 편, 비평 1,200여 편 등 총 2,600여 편의 작품이 게재되어왔다.

2003년 봄호부터 “파라21”로 제호를 변경하기도 했으나 2005년 여름호부터 “21세기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발간되었으며, 고 김준석 회장이 2007년 타계한 이후에는 김 회장을 대신해 김 회장의 큰 아들인 디엔피코퍼레이션 김상철 회장이 후원을 이어왔다. 디앤피코퍼레이션은 문예지 뿐 아니라 문학상인 김준석 문학상, 작가 집필실인 21세기 문학관 등을 함께 운영해왔다.

2013년 봄호부터는 문학 안팎의 문제점을 환기하고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의 발표 지면을 확보하고자 “혁신호” 발간을 시작했다. 당시 “21세기 문학”은 “혁신호 구성은 문단의 관습과 관성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작가들의 열정을 개방적으로 수렴하고 다양한 미학적 도전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혁신 이후 문예지 내적으로는 미등단 작가의 투고작을 받는다거나 문단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으며, 외적으로는 신인상을 폐지한다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18년 3월 “주간조선”에서 디엔피코퍼레이션 김상철 회장의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으며, 김상철 회장은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 폐간, 문예지 자체의 파급력 및 전파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문예지 종간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21세기 문학”의 종간은 그러한 고민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문학” 2018 겨울호 권두언에서 신용목 편집위원은 원고를 보내왔던 소설가와 시인, 비평가들, 자유지면과 좌담 등에 참가한 언론인, 편집자, 사진작가, 활동가, 후원을 해온 디엔피코퍼레이션 등에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작가들에게는 “창작란을 빛내주신 시인, 소설가들의 좋은 작품은 그대로 우리 문학사의 한 장”이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으며, 평론가들에게는 “문학의 현재성을 점검하고 그 의미를 끝없이 되물어주신 많은 비평가들의 노고가 ‘21세기 문학’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작업과 같았음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지면과 좌담, 에세이 등을 맡아온 언론인, 편집자, 활동가 등에게는 “김현의 ‘질문 있습니다’처럼 문학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글도 있었으며, 우리가 미처 짚지 못했던 폭력과 상처의 현장을 되새길 수 있는 글도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디엔피코퍼레이션에는 “출판을 겸하지 않는 기업 후원의 장점은 출판시장이나 문학을 둘러싼 여러 조건들로부터 자유로운 기획을 가능하게 하였다.”며 경의를 표했다.

신용목 편집위원은 “문학은 늘 새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새로움은 방법에 있어서도 전망에 있어서도, 정해진 무언가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특정한 목적지를 가진 길을 새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목적지에는 미래라는 이름으로 포장할지언정 현재적 시점으로 재구성된 제도적 가치가 놓여있을 뿐.”이며 “묵묵히 늘 미지 앞으로 내몰리는 자신의 삶을 글과 맞바꾸는 일에 충실하는 것 외엔 어떤 방법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문학에서 말하는 ‘새로움’이란 “‘목표’가 아니라 ‘약속’”이며 “문학을 둘러싼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이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것이 또한 ‘21세기 문학’이 기약하는 ‘21세기문학’의 다음”이라고 전했다.

2018년 겨울호(83호)에는 김성규, 나희덕, 박준, 박형준, 윤다혜, 이창수, 이형준, 이희형, 장석남, 장혜령, 조용미, 최윤빈 등의 신작 시와 강석경, 고민실, 오수연, 이재은, 차현지의 신작 소설이 수록됐으며, 비평에는 김성수의 “김정은 시대 북한 청년들의 사랑과 일상의 행복”이 수록되어 “조선문학”을 통해 최근 북한의 문학장을 살펴보았다.

좌담에는 편집위원을 맡았던 소영현, 신용목, 전성태, 정한아 등이 참여해 “21세기 문학과 함께한 한국문학의 표정들”이라는 이름으로 문예지의 역할부터 문학제도와 문학소비의 딜레마, 문학 어플리케이션과 짧은 소설 지면 등 변화하는 문학 환경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한편 “김준성문학상”과 “21세기문학관”은 별도의 운영위원 체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