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활동증명 제도는 변별력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예술경영연구소, ‘예술활동증명제도 개선방안 연구’ 예술인 공청회 성료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활동증명 제도는 변별력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예술경영연구소, ‘예술활동증명제도 개선방안 연구’ 예술인 공청회 성료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8.12.05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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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2011년 영화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이 세상을 떠났다. 최 작가는 생활고로 인해 죽음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인의 안타까운 죽음은 사회적인 슬픔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러한 가운데 예술인 복지법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탄생했다. 故 최고은 작가의 죽음에 심각성을 느끼고, 직업 예술인의 직접적 지위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직업 예술인’이란 무엇일까?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는 ‘예술활동증명’ 제도를 각종 예술인 복지사업의 근거로 삼고 있다. 최근의 예술활동과 그로 인한 수입을 검토하여 ‘직업 예술인’으로 확인받은 사람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작품 발표 기간이나 수입이 불분명한 예술인의 특성상, 정작 필요한 사람이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과연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바라보는 예술인의 기준은 정확한 변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예술활동증명제도 개선방안 연구'에 대한 예술인 공청회 현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예술활동증명제도 개선방안 연구'에 대한 예술인 공청회 현장. 사진 = 육준수 기자

한국예술경영연구소는 지난 22일 대학로 좋은공연안내센터 다목적홀에서 ‘예술활동증명제도 개선방안 연구’에 대한 예술인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국예술경영연구소는 문화예술기관 컨설팅 및 연구, 예술경영연구, 문화예술지원 평가사업 등을 하고 있는 연구 단체로, 이번 공청회 역시 연구과정의 일부이다. 

이날 연구원들은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이야기했다. 공청회는 정안나 공동연구원의 “현행 예술활동증명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발표와 김상철 책임연구원의 “예술활동증명기준 개선” 발표순으로 진행됐으며, 이후에는 “예술활동증명기준 제도개선”에 대한 참여 예술인들의 자유토론 및 자문이 이어졌다. 

예술활동증명 제도는 ‘문학’과 ‘미술, 사진, 건축’, ‘음악, 국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 ‘만화’의 8개 장르로 구분되며, 분야 별 심의에 통과한 인원들을 복지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 예술가로 인정한다. 최근 3~5년 사이에 예술활동 실적이 있어야 하며, 예술활동을 통한 소득이 최근 1년 동안 120만 원 이상 혹은 3년 동안 36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예술활동으로 얻은 소득이 전체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정안나 보조연구원. 사진 = 육준수 기자
정안나 보조연구원. 사진 = 육준수 기자

정안나 보조연구원은 “현행 예술활동증명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발표를 통해 예술활동증명 제도의 현행 기준을 짚으며, 오히려 정말로 지원이 필요한 예술인들이 기준에 충족되지 않거나 어려움을 느껴 신청을 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책적으로 새로운 복지정책들이 생겨날 때, 현재의 예술활동증명을 통과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다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예술활동증명 제도는 각종 복지사업의 근간이 되므로, 보다 세심한 기준을 가지고 ‘예술인’을 선정 및 지원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발표에서 김상철 책임연구원은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예술활동증명기준 개선(안)”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활동실적 간주범위의 확대 △동일 작품의 초청공연/전시/상영에 대한 반영 △심사 결과 보고서 발간 △중복자료 요청 최소화 △축제, 행사를 통한 활동증명 인증기준 등을 개선 방향의 주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활동실적간주범위의 확대’는 영화나 연극 등의 창작활동이 미실현된 예술인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며, ‘동일작품의초청공연/전시/상영 반영’은 영화나 시각분야 작가들의 재전시 및 재상영이 심사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사 보고서 발간’은 심사제도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며, ‘중복자료 요청의 최소화’는 활동증명과 파견예술인의 서류 절차 축소를 의미한다. ‘축제, 행사를 통한 활동증명 인증기준’은 축제와 행사를 통한 활동증명 인증기준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상철 책임연구원.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상철 책임연구원. 사진 = 육준수 기자

끝으로 김상철 연구원은 이외에도 많은 예술인들의 요청에 귀 기울여 추가적 사항들을 구축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로서는 △세부적인 장르별 심의 기준에 대한 의견수렴 △준산업영역의 예술활동증명 포함여부 △예술단체와의 협력 체계 구축방안 △신청 알고리즘 개선 등을 남아있는 추가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행사는 청중들이 참여한 자유토론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예술활동증명 제도는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예술인복지재단은 물론 다양한 기관이 사업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매우 중요한 제도이다. 때문에 이 제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술경영연구소의 연구와 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변별력을 갖추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