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김수영문학상 시상식 성료... 수상자 이소호 시인,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우나 말해야만 하는 것 쓰겠다’
제37회 김수영문학상 시상식 성료... 수상자 이소호 시인,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우나 말해야만 하는 것 쓰겠다’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12.2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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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18 제37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이소호 시인이 선정된 가운데, 12월 20일에는 수상시집 “캣콜링” 출간에 맞춰 시상식과 낭독회가 열렸다. 시상식에서 이소호 시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우나 말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 쓰는 일”이라며, 첫 시집이 태어날 수 있게 기회를 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수영문학상은 시인 김수영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 후진을 양성하고자 민음사가 1981년 제정한 시 문학상이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정희성 시인을 1회 수상자로 선정한 이후 매년마다 수상자를 내고 있다. 2006년부터는 기성 시인 뿐 아니라 미등단 예비 시인도 응모할 수 있게 바뀌었으며, 다른 문학상과 달리 작품집 한 권 분량인 50편 이상의 시를 공모 받는다.

2018 제37회 김수영문학상의 수상자로는 “캣콜링” 외 54편을 공모한 이소호 시인이 선정됐으며, 심사는 김행숙, 정한아, 조재룡 등 3인이 맡았다. 심사위원단은 “시가 쓰여야만 했던 거센 에너지, 시인의 내면과 외부의 세상 사이의 압력과 분출을 보여주는 유일한 응모작”이자 “야수파 그림을 닮은 듯한 개성이 돋보였고, 내면의 투쟁 상태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세대의 목소리가 담긴 투고작”이라고 평가했다.

​20일 오후 7시 30분 강남역 인근 빈브라더스 카페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은 낭독회와 함께 진행됐으며, 시를 나누고자 하는 독자들과 시상을 축하하는 동료 작가 등이 대거 찾아 성황을 이뤘다. 시상은 민음사 임직원, 유가족을 대표해 박상준 민음사 대표이사가 맡았으며, 김행숙, 유희경 시인이 축사를 전했다.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는 김행숙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는 김행숙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심사에 참여한 김행숙 시인은 김수영 시인의 “시는 미지의 정확성이며 후퇴 없는 영광이다”는 말을 인용하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미지의 정확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김행숙 시인은 “모르지만 정확한 것, 그것 앞에 날카롭게 서있기 위해서는 매우 정직해져야 되는 것 같다.”며 “그럴 듯한 것에 현혹되거나 스스로를 속이거나 뭉개지 않고 날카롭게 서있는 것, 어떤 시인이 그 자리에 서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힘이 나기도 한다. 이소호 시인이 좋은 동료로서 그런 자리에 서있어 줄 것이라 믿으며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전했다.

유희경 시인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뉴스페이퍼]
유희경 시인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뉴스페이퍼]

시인의 친구로서 행사장을 찾은 유희경 시인은 자신이 권유했던 시 쓰기로 인해 ‘열병’을 앓고 있던 이소호 시인의 일화를 이야기했다. 응원의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이소호 시인으로부터 원망의 말을 듣기도 했다는 것이다. 유희경 시인은 “이제는 이소호 시인이 그 원망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 싶다. 김수영문학상이 시인으로서의 이소호가 괴롭고 어려울 때, 힘들고 불안해질 때, 스스로를 공고하게 여기도록 도울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상소감을 읽고 있는 이소호 시인과 낭독회에 참여한 이소호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수상소감을 읽고 있는 이소호 시인과 낭독회에 참여한 이소호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이소호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자신의 이름이 원래 이경진이었다는 것을 밝히고 이름을 바꾼 날을 기억한다고 이야기했다. 등단이 안 되어 무척 우울해하는 자신에게 어머니가 ‘재수가 없어서’ 그런 것 같으니 이름을 바꾸자고 한 것이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이소호 시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이경진이라는 이름으로 한 마지막 투고에서 당선소식을 들었다. 후에는 경진이로 쓴 시 50여 편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었다.”며 “생각해보면 경진이라는 이름이 재수가 없었던 게 아니라, 그때는 경진이라는 이름에 맞는 목소리를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온갖 불행의 아이콘으로 살며 제 목소리를 대신해준 경진이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며 자신의 과거의 이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소호 시인은 “부모님의 간절한 바람대로 김소월 같은 아름다운 시는 쓸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우나 말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이라며 가족과 첫 시집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상식 이후 낭독회가 이어졌다 [사진 = 뉴스페이퍼]
시상식 이후 낭독회가 이어졌다 [사진 = 뉴스페이퍼]

시상 이후에는 수상자인 이소호 시인과 제3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인 손미 시인, 이소호 시인의 친구인 우다영 소설가가 함께하는 낭독회가 이어졌다. 낭독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고 작품을 고른 이유 등을 이야기했으며, 수상자인 이소호 시인은 첫 시집인 “캣콜링”의 제목, 감상, 수상했을 때의 상황, 도움을 준 이들의 일화 등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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