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문학계에는 어떤 사건 있었을까? 문학계 미투부터 국립한국문학관 건립까지
2018년 문학계에는 어떤 사건 있었을까? 문학계 미투부터 국립한국문학관 건립까지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8.12.3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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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18년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곧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갔고, 문학계에서 또한 고은 시인의 성추행이 주장되며 논란을 낳았다.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은 작가들에게 젠더에 대한 감수성을 요구하는 한편 과거에 일어났던 성추행 사건들이 불거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8년 한 해 동안 문화예술 기관은 블랙리스트 사태의 후속조치를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정책적 연구와 개혁, 담당자 처벌의 과정을 거치며 무수히 많은 말을 낳았고, 결국 12월 31일 대국민 사과에 이르기까지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또한 국립한국문학관 부지 확정, 2018년 책의 해 추진 등 유의미한 정책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 친일문학상을 반대하는 움직임은 올해에도 거셌으며,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리라 기대했던 독립문예지들은 원동력을 잃고 중단되는 형국을 보였다. 뉴스페이퍼에서는 2018년 한 해 어떠한 사건이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 고은 시인 ‘괴물’부터 대산대학문학상까지. 문학계 흔든 미투 운동

​18년 1월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시작된 미투 운동은 사회 전 분야에까지 퍼지며 큰 반향을 낳았다. 2월에는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 주목을 받으며 문학계로 미투의 흐름이 이어졌다. 시 ‘괴물’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주목을 받아왔던 고은 시인의 성추행과 성희롱을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방송에 나온 최영미 시인은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으며, 제가 피해를 봤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이후 동아일보에서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박진성 시인 또한 성추행 행위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7월 고은 시인이 법무법인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고은 시인과 최영미 시인은 재판을 진행 중에 있다.

고은 시인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응하고자 최영미 시인 측이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 = 뉴스페이퍼]
고은 시인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응하고자 최영미 시인 측이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 = 뉴스페이퍼]

문학인들의 성추행과 성폭행으로 인한 문제는 한 해 동안 끊이질 않았으며, 특히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으로 인해 문제가 된 경우가 많았다.

​2월에는 한국시인협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감태준 시인의 과거 성추행 전적이 지적받았다. 감 시인은 2007년 중앙대학교에 재직하던 시절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바 있다. 성폭행 사건에 대한 형사 기소는 피해자의 진술이 번복됐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뒤 교수직 해임을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에서는, 다른 제자에 대한 성추행 사건은 사실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으로 기각 당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감태준 회장은 2월 26일 회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11월에는 공지영 작가가 심상대 작가로부터 과거에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공지영 작가는 “술집에 여러 명이 앉아 있었는데 테이블 밑으로 손이 들어오더니 망설임 없이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며 주장했으며, 이에 심상대 작가는 “결코 여성을 성추행한 적이 없으니 성추행범이라는 낙인을 붙이고 살아갈 수는 없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12월에는 대산대학문학상에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수상자의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되었다. 대산대학문학상 공정성 논란은 수상자와 심사자가 사제관계이며, 심지어 심사자가 수상작을 이미 읽어본 적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었다. 또한 수상자가 과거 대학 단톡방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정성 논란에 대해 대산문화재단 측은 “소설 부문 심사에 있어 심사 자체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이 상에 거는 높은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기에 절차상 부족한 사항이 발견되었다.”며 수상자 없음 결정을 취했다. 또한 수상자의 성추행 가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했던 학교의 학과로부터 해당 학생이 사건의 주요 가해자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대학 단톡방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들로부터 반발을 사 해당 부분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16년 시작됐던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2016년 SNS에는 XX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문화계 각 부분에서 일어난 성폭력이 고발된 일이 있었다.

​6월에는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배용제 시인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이 확정됐다. 배용제 시인은 예술고등학교에 실기교사로 근무하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미성년자 제자 5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 의하면 배씨는 평소 “나에게 배우면 대학에 못 가는 사람이 없다. 나는 편애를 잘 하니 잘 보여라”나 “문단과 언론에 아는 사람이 많다.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문단 내에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는 등 문학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당시 성범죄자로 지목받았던 박진성 시인은 해당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던 한국일보로부터 승소하며 성범죄자 의혹에서 벗어났다. 당시 한국일보의 보도에는 박진성 시인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A, C, D, E 등의 여성들이 등장하며, “여성에게 ‘너는 색기가 도는 얼굴’이라는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 “침대 위에서 시를 가르쳐줄게 등의 말을 했다”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으나,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A, C, E 여성과 원고(박진성 시인)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SNS 메신저 대화 등의 거의 대부분이 복원되었는데, 이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원고(박진성 시인)가 어떤 여성에게 그와 같은 발언을 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며 주장 대부분이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 시상식 없이 넘어간 미당 문학상, 올해도 계속된 친일문학상 문제 

​친일 문학인을 기념하는 문학상에 대한 비판은 지난 수 년 째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친일문학상으로는 미당문학상, 동인문학상, 팔봉비평상을 들 수 있으며, 앞서 지난 17년에는 미당 문학상이 가장 큰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작가들이 후보에 오르길 거부하고 시상식장 앞에서 폐지 집회가 이뤄지는 등 반대 운동이 거세자, 미당문학상은 결국 2018년에는 수상자를 내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되었다.

​2018년 문제 시 된 것은 소설 문학상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동인문학상이다. 김동인은 일제에 협력해 친일 논설, 친일 소설 등을 남겼으며, 해방을 맞이하는 날인 1945년 8월 15일 조선총독부 정보과장 아베 다쓰이치를 만나 일제와 협력할 작가단체를 조직할 것을 제안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동인문학상 폐지 촉구 집회를 준비 중이다. [사진 = 뉴스페이퍼]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동인문학상 폐지 촉구 집회를 준비 중이다. [사진 = 뉴스페이퍼]

10월에는 동인문학상 폐지를 주장하는 세미나가 개최되었으며, 11월 시상식이 열리는 조선일보 미술관 앞에는 시민과 작가, 운동가 등 4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폐지 집회가 잇따랐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친일문인 김동인을 기념하는 동인문학상을 폐지하라”, “조선일보는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문인을 기리는 행위를 중지하라”, “친일문인 기념문학상을 버젓이 주고받는 자들은 반성하라!”, “거액의 상금에 눈이 먼 수상자들은 반성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했다.

​폐지 운동에 앞장 선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2019년에는 팔봉비평문학상을 대상으로 폐지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제대로 된 청산 놓고 삐걱거렸던 한 해

​올 한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문화 예술 기관들은 블랙리스트 청산을 두고 현장 예술인들과 삐걱거리기를 반복했다. 앞서 17년 7월 조직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는 18년 5월 조사 결과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기관이 블랙리스트 실행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문화 예술 기관들의 사과문이 잇따라 발표되었으며, 예술인들은 비로소 제대로 된 청산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9월 문체부가 발표한 징계 이행 계획안은 현장 예술인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진상조사위는 68명에 대한 수사의뢰 및 징계 권고안을 문체부에 전달하였으나, 문체부는 수사의뢰 권고 26명 중 7명에게만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징계권고 44명에 대해서는 10명 '주의' 조치로 그친 것이다.

2018 문화예술인 선언 대행진 [사진 = 뉴스페이퍼]
2018 문화예술인 선언 대행진 [사진 = 뉴스페이퍼]

이에 분노한 예술인들은 11월 3일 국회의사당 앞에 집결하여 청와대까지 이어지는 가두행진을 진행했으며 정부와 문체부를 대상으로 △ 블랙리스트 불법공모 131명 책임규명권고안 즉각 이행,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책임규명이행 축소, 왜곡, 방해, 셀프면책 책임자 문책, △ 대통령, 정부, 국회가 블랙리스트의 미진한 진상규명 관련 대책 수립, △ 문화예술정책 및 행정 등 민간협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도화 시행 등을 요구했다.

​결국 문체부는 이행계획을 재검토하기에 이르렀고 12월 3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권고안에 대한 이행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행계획 발표는 대국민사과와 함께 이뤄졌으나, 다소 미흡한 진행으로 인하여 예술인들의 불만을 샀다.

​-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확정과 ‘2018 책의 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한 해 동안 어떠한 사업을 추진했을까? 가장 두드러진 성과물로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확정과 2018 책의 해 추진을 꼽을 수 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15년 12월 말 ‘문학진흥법’이 국회 본의회를 통과하며 설립의 근거를 마련했다. 16년에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건립 부지를 공모하였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소모적으로 변했다는 판단으로 추진이 중지된 바 있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설립하기 위해 2018년 5월에 문학, 도시설계, 건축, 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를 모아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염무웅, 이하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설립추진위는 ▲ 문화역서울284, ▲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 파주시 헤이리 부지 등 4개 부지를 직접 방문해 제반 여건을 확인한 후 심도 깊은 토의와 심사를 거쳐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건립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문체부는 2020년 9월까지 국립한국문학관의 청사진을 담은 건립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사를 진행해 2022년 말에 개관한다는 목표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책 생태계 비전 포럼 [사진 = 뉴스페이퍼]
책 생태계 비전 포럼 [사진 = 뉴스페이퍼]

2018 책의 해는 2018년을 ‘책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독서 인구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책을 읽는 문화를 회복하고, 어려움에 놓인 책 생태계의 비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로 추진됐다. 전국 각지에서 책과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책, 저자, 출판, 서점, 도서관, 독자 등 책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살펴보는 “책 생태계 비전 포럼”, 전략적인 독자 개발을 위해 독자의 유형, 독서 태도와 인식을 조사한 “독자 개발 연구” 등을 통해 산업 및 정책적 각도에서 책 생태계 개선을 모색했다.

​문체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이경직 과장은 “미진한 사업도 있지만 잘 된 사업은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심야책방, 이동책방, 북크리에이터 등을 지원할 예산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올해에도 새로운 문예지 등장 여전... 일부 문예지는 폐간 절차 밟아

​2017년은 새로운 문예지들이 대거 등장한 해로, “문학3”, “베개”, “젤리와만년필”, “비유”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문예지가 세상에 등장했다. 출판 주체 또한 기존 출판사, 문화재단부터 일반 시민,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2018년에도 새로운 문예지의 등장은 이어졌다. “모티프”나 “토이박스”를 비롯해 새로운 문예지가 출판되었고, 이들은 자신들만의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젤리와만년필”은 종간을, “소녀문학”은 휴간을 결정했으며, 상당수의 독립 문예지는 금전적인 부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소영현 평론가는 요즘비평포럼 행사에서 “지난 3여 년 동안 이루어진 변화를 중간 점검해보자면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문예지의 혁신은 결과적으로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문예지를 남기고 대개의 문예지가 종간되는 쪽으로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았다.

​- 이영도의 복귀와 SF단체 등장 등 장르문학계는?

​2018년은 장르문학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해였는데, 2008년 “그림자 자국” 이후 10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영도 작가가 신작 “오버 더 초이스”를 브릿G를 통해 연재했기 때문이다. 브릿G를 통해 연재됐던 “오버 더 초이스”는 책으로 출간되어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장에서 독자들에게 소개됐으며,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영도 작가 사인회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고유성 만화가의 사인회가 SF컨벤션에서 진행됐다 [사진 = 뉴스페이퍼]
고유성 만화가의 사인회가 SF컨벤션에서 진행됐다 [사진 = 뉴스페이퍼]

5월에는 한국SF협회가 창립대회를 열고 SF 애호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 SF문화의 확산과 발전, 향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한국SF협회는 11월 4일에는 한국의 SF 작가와 독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기는 “다함께 SF 한국 SF컨벤션”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컨벤션에는 장강명, 이서영, 손지상, dcdc 등 국내 SF작가들과 SF애호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성료됐다. 한국SF협회는 한국SF컨벤션을 매년마다 개최하여 정기화시킬 계획이며, 2019년에도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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