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예창작학회, 해외의 한인 문학 살피는 제35회 정기학술세미나 성료
한국문예창작학회, 해외의 한인 문학 살피는 제35회 정기학술세미나 성료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1.1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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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문예창작학회 제35회 정기학술세미나가 2018년 11월 10일 한남대학교 문과대학 창의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세계의 한민족문화공동체와 한국어문예창작”이었으며, 한국문예창작학회와 한남대학교가 주최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했다.

​한국문예창작학회는 문예창작 및 문예교육 이론을 연구하고 문예창작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조직된 학술단체로, 전국 대학 및 대학원 문예창작 관련학과의 교수, 강사, 대학원생 및 문예창작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세미나와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연 2회 학술지를 발간한다.

​이번 세미나의 대주제는 “세계의 한민족문화공동체와 한국어문예창작”으로, 세미나에 참여한 학회원들은 미주 지역을 비롯한 해외 한인들이 어떠한 공동체를 꾸리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이 남긴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디아스포라를 연구 발표했다.

​- ‘한인문단과 한국문단 공동체 형성해 ‘한겨레문단’으로 거듭나야‘

​기조강연은 “세계 문학 속의 우리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이명재 중앙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이명재 교수는 오랫동안 해외 한인 문학을 연구해온 학자이며 2003년 국제한인문학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낸바 있다. 

발표 중인 이명재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발표 중인 이명재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이명재 교수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유목민처럼 어렵게 살며 모국어로 작품 활동을 하는 문인들이 펴내는 각종 문예동인지는 돋보인다.”며 “그 작품 속에 점철된 한글 활자들은 재외 한인들의 굴곡진 삶의 애환을 담은 채로 한국 수난사와 나라가 발전해온 발자취를 그려낸 문학 실체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이어 캐나다, 미국, 호주, 독일 등 세계 각국의 한인문학 공동체를 살펴보았으며, 구한 말 강제 이주 등으로 인해 생겨난 한인 문학과 2000년 전후로 자유이민이 활성화되며 생겨난 한인 문학은 판이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 한인문단과 한국의 문단은 어떠한 관계를 맺어야 할까? 이명재 교수는 “이민 한 세기나 반세기를 훌쩍 넘긴 세계 여러 지역에 터를 잡아 꽃피우고 열매 맺은 한인문학은 가능한 대로 한반도 밖 한글문단과 현지어 문단 양면에서 새롭게 세계 한인문학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람직한 한겨레문단은 세계 유수의 한글을 통해서 이민 현지의 언어와 어울림 속에서 공동체적인 우리의 참여로 활짝 꽃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문단과 해외 한인문단이 공동체를 이뤄야만이 ‘한겨레문단’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조강연이 끝난 후에는 학회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는 “세계 한국어문예창작의 현황과 쟁점” 세션과 “한민족문화공동체와 한국어문예창작”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 미주 한인들의 문학은 ‘자성’과 ‘유목’의 글쓰기... 수필 문학 강세 보여

​“세계 한국어문예창작의 현황과 쟁점” 세션의 첫 발표를 맡은 박덕규 교수는 미주 한인문학을 중심으로 20세기 후반에 등장하기 시작한 해외 한글문학을 ‘자성(自省)’과 ‘유목(遊牧)’의 글쓰기라고 명명했다.

미주 한인문학의 특징을 설명하는 박덕규 단국대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미주 한인문학의 특징을 설명하는 박덕규 단국대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미주 한인문학의 특징 중 하나를 ‘자성의 글쓰기’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의 문학이 “이국땅에서 생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나서부터 자기 삶을 성찰하는 내적 시간을 거치면서 발아되고 숙성”됐기 때문이다. 생존이 해결된 중년 이상의 이민자들은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는 과거에 크게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표현 욕구로 글쓰기에 임하게 된다. 박덕규 교수는 이를 가리켜 “내면에서 일어난 자성(自省)의 강렬하고 지속적인 표출 욕구의 산물”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런 자성의 표출은 ‘유목(遊牧) 글쓰기’가 되고 만다. 박덕규 교수는 이민자들은 학창시절 진정한 문학적 경험을 해본 일이 적으며, 이들의 글쓰기에는 한국문학의 전통이나 동시대 문학의 유행이 개입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민자들의 길잡이가 되어줄 모국 문학은 눈앞에 놓여 있지 않고, 이들의 글을 평가할 기준이나 독자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박덕규 교수는 “이들의 글쓰기는 행위는 있는데 성취를 기대할 수 없는 글쓰기, 즉 목표도 뚜렷하지 않고 제한도 또한 없는 상태로 스스로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하는 유목(遊牧)의 글쓰기”라고 표현하였다.

​‘자성’과 ‘유목’의 글쓰기라는 이 두 가지 특징은 미주 한인문학에서 수필 장르가 득세하는 배경이 된다. 박덕규 교수는 미주 한인문학이 ”태생에서부터 현재진행상태에 이르기까지 방향성과 목적성이라는 점에서 제한되거나 규정된 것을 찾기 어렵다.”며 이러한 지점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자유로운 수필의 장르적 특성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수필은 계획되고 준비된 장르가 아니라, 한 인간이 살며 스스로를 성찰하며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김완하 한남대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김완하 한남대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미주 지역의 한국어문예창작의 현재와 미래”를 발표한 김완하 한남대 교수는 2009년부터 2018년에 이르기까지 약 10년의 시간 동안 미주 지역의 한인문학 공동체와 교류해왔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완하 교수는 미주한국문인협회부터 재미시인협회, 보스톤문학, 버클리문학협회, 라스베가스문학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접한 다양한 한인문학 공동체를 소개했다.

​김완하 교수는 “미주 지역의 한국어문예창작의 현재와 미래는 바로 창작현장에 대한 인식과 공감, 그리고 교류와 협력 등 더 적극적인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품을 발표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문학과의 교류와 더 나아가 공동의 장에서 스스로의 위상을 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한국어 문예창작의 활성화를 위한 특강이나 다양한 기회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형권 충남대 교수, 강진구 중앙대 교수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형권 충남대 교수는 미주 지역의 한인들이 쌓아올린 시 문학사를 지역 문학사이자 디아스포라 문학, 소수자 문학, 탈식민주의 문학으로 바라보고 “미주 한인 시문학사”를 기술하고자 하고 있다. 세미나에서 이형권 교수는 “미주 한인 시문학사”를 어떻게 구성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강진구 중앙대 교수는 “메타분석을 통해 본 코리안디아스포라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학계에서 이뤄진 코리안 디아스포라 관련 연구 중 한국문학 범주에 속하는 연구를 분석대상으로 삼아 메타 분석했다. 

​- 이승하 교수 ‘해외 이주민 문학의 가능성은 세계에 대한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한민족문화공동체와 한국어문예창작”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한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재외 한국 작가들의 활약상”이라는 제목으로 중국부터 일본, 중앙아시아, 미주, 캐나다, 호주, 독일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교민 문단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발표 중인 이승하 시인(왼), 참고문헌을 소개하고 있다(오) [사진 = 뉴스페이퍼]
발표 중인 이승하 시인(왼), 참고문헌을 소개하고 있다(오) [사진 = 뉴스페이퍼]

중국조선족 문학은 가장 활발했던 이주민 문학이었으며, 대표주자로 김학철을 꼽을 수 있다. 1916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했던 김학철은 1952년부터 중국 연길에 정착하며 여러 소설을 발표했다. 2001년 9월 작고할 때까지 “격정시대”, “20세기의 신화”, “해란강아 말하라” 등 장편소설과 소설집, 산문집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실화문학을 중시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시인 중에는 리욱, 김철, 리상각 등이 국내에도 알려진 편이다. 그러나 한국과의 관계는 92년 한중수교 이후에서나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이승하 교수는 현재에 이르러서는 “연변에서는 ‘연변문학’, ‘도라지’, ‘장백산’ 등의 문예지가 꾸준히 발간되고 있고 한글 시집도 100권 이상 간행되어 문학의 인적 자원은 풍부한 편”이지만 “젊은 세대가 중국 본토로 이주해 감으로써 재중국 조선족 문단의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재일교포 문학에 대해서는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작가를 언급하며 “일본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상을 재일교포 작가가 네 명이나 받았다는 것은 재일교포 전체 작가의 수준을 인정받은 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일교포 문학은 유의미한 성취를 남긴 작가가 많은 편으로, 특히 김석범에 대해서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될 인물”로 보았다. 그러나 “일문으로 된 소설조차도 근년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어느 통계를 보면 재일교포들이 1년에 1만 명 정도씩 일본으로 귀화한다고 한다.”고 재일교포 사회에서 민족의식이 약화되고 있다고 보았다.

​이승하 교수는 이밖에도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 미주 교민문학, 캐나다 교민문학, 호주 한인문학, 독일 교민 문단 등을 살펴보았으며, 해외 이주민 문학의 가능성을 “세계에 대한 인식”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하 교수는 “해외로 이주해간 작가들은 우리 사회나 그들이 속한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배제한 가치들을 누구보다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다.”며 이들이 지닌 입장과 세계에 대한 인식이 ‘국가 간 경계가 없어진 세계의 관계망 안’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지닐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또한 “700만 교민 중 일부는 지금도 모국어로 문학작품을 쓰고 있다. 우리 국내문단에서도 그들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서 연구하고 평가하는 일이 잦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족문화공동체와 한국어문예창작” 세션에서는 이밖에도 최종환(경희대)이 김시종과 황운헌의 시를 중심으로 일본-브라질 지역의 한민족 문예와 디아스포라 무의식을 살펴보았으며, 박일우(광주대)가 재만조선인 문학에 나타난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연구했다. 권은(교통대)은 해외 동포가 아니라 재조선 일본인 작가의 텍스트를 살펴봄으로써 당대의 정황을 더 명확히 살필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기념사진 촬영 [사진 = 뉴스페이퍼]
기념사진 촬영 [사진 =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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