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시집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공연과 퍼포먼스로 만나보는 북 콘서트 열려
이현호 시집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공연과 퍼포먼스로 만나보는 북 콘서트 열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1.1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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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이현호 시인의 시집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에 수록된 시를 다양한 예술 장르의 공연으로 만나보는 북콘서트 “살아있는 무대 시:전詩”가 지난 7일 유니플렉스 2관에서 열렸다. 

이현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현호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현호 시인은 2007년 ‘현대시’를 통해 작가로 데뷔했으며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를 펴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집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를 문학동네 시인선 111번으로 출간했다. 첫 시집을 낸지 4년 만이다. 

이날 행사는 1부 이현호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한 공연과 2부 작가와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의 사회는 1부 공연 중 연극의 연출을 맡은 임선빈 연출가가 맡았다. 

신용구 작가의 설치미술 및 행위예술. 사진 = 육준수 기자
신용구 작가의 설치미술 및 행위예술. 사진 = 육준수 기자

1부 행사는 다양한 무대로 구성됐다. 김명현 영상감독은 시에 등장하는 화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현대 도시인의 다양한 모습을 영상 꼴라주로 만들었으며 영상은 1부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상영됐다. 신용구 작가는 이현호의 시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설치미술 및 행위예술로 선보였다. 털실로 직접 뜬 오브제를 설치하고 행위예술을 통해 그 질감을 전달한 것이다. 

지예안 첼리스트의 연주. 사진 = 육준수 기자
지예안 첼리스트의 연주. 사진 = 육준수 기자

지예안 첼리스트는 시 ‘ㅁㅇ’을 모티브로 남녀 간의 애정, 부질없는 이별, 쓸쓸함에 대한 음악을 연주했다. 임선빈 연출가는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모티브로 시집 전체의 시를 바탕으로 삼은 시극을 제작했으며 연기는 윤미영, 민일홍 배우가 맡았다. 임선빈 연출은 여러편의 시에서 시인의 언어를 한 구절씩 따와 작품 전체의 상징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민일홍 배우(좌)와 윤미영 배우(우). 사진 = 육준수 기자
민일홍 배우(좌)와 윤미영 배우(우). 사진 = 육준수 기자

- '독서는 궁극적으로 오독을 하는 행위 '
- '시 쓰기가 끝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

2부 질의응답을 시작하며 이현호 시인은 여러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각자의 작업 방식으로 시집을 해석하고 소화한 것이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평소 시인으로서 하는 일이 글을 읽거나 깜빡이는 모니터 커서를 보며 글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를 토대로 만들어진 무대는 색다르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한 관객은 1부 무대 중 시인의 생각과 다르게 꾸며진 부분은 없었냐고 질문했다. 이현호 시인은 물론 “시를 쓰면서 제 머리에 그림이 있다.”만 “독서는 궁극적으로 오독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예컨대 ‘사과’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사람은 그저 빨갛고 동그란 과일을 떠올리지만 누군가는 외할머니가 준 반쪽짜리 사과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는 시인의 손을 떠난 순간 시인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밝히며 “특별히 제가 쓴 의도가 전달 됐는가 보다는 다양하게 읽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러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예술의 역할 중 하나라고 짚어주었다. 

이현호 시인이 독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현호 시인이 독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다만 이현호 시인은 이것이 시를 한 편 쓰고 나서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으로 손을 뗀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서랍 속에 책 한 권을 넣어두는 것처럼 시를 마음에 품고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에 다시 꺼내본다는 것이다. 이현호 시인은 “한 달 사이 제게도 변화가 있고 그때그때 기분도 다르다.”며 “제 작품이라도 어딘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두 글자라도 퇴고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출간을 하고 나서도 시를 계속 고치다 보니 1쇄와 최근에 나온 쇄는 제법 달라진 부분이 많다며 “기회가 닿는 대로 시를 계속 고치고 있다. ‘이 시 쓰기는 여기서 끝난다.’라고 생각해본 적은 개인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시 자체는 계속해서 고쳐나가겠지만 그것이 주는 감각을 느끼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현호 시인은 “이번 시집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시집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고를 모으면서 시집 전체를 한 권의 책으로 감싸줄 수 있는 통일성”을 주려고 정한 키워드는 ‘마음’이었다고 일러주었다. 시를 퇴고하고 책에 들어갈 시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이현호 시인 사인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현호 시인 사인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북콘서트는 이현호 시인의 시 ‘양들의 침묵’ 낭독으로 끝이 났으며 이후에는 독자들과의 사인회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