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조선시대의 언론 ‘조보’로 선현의 ‘소통’ 체계 집중해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조선시대의 언론 ‘조보’로 선현의 ‘소통’ 체계 집중해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1.11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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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양에 차지 않게 음식을 먹었을 때 ‘간에 기별도 안 간다’는 말을 흔히 쓴다. 그러나 여기서의 ‘기별’이 사실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일간 신문 ‘조보’를 뜻한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이하 담담)이 2019년의 첫 번째 호 주제를 ‘조보’로 정하고 조보에 대한 내용이 담긴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스토리테마파크는 조선시대 선인의 일기장에 담긴 생활사에서 스토리를 발굴해내자는 목적으로 ‘일기 아카이브’를 정리하고 제공하는 단체이다. 담담은 스토리테마파크에서 매달 발간하고 있는 웹진으로 현재 59호까지 게재됐다.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갈무리.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갈무리.

 ‘조보’는 승정원에서 매일 아침 발간되어 전국에 배포됐다. 조보에는 왕의 명령과 활동부터 대국민 담화문, 상소와 그에 대한 답변 등이 담겨 있었다. 또한 조정의 인사발령과 궁에서의 행사, 새 정책, 해외의 소식과 외교 사안까지 다뤘다. 500년 내내 발행된 조보는 조선 시대에 언론의 역할을 했다.

담담이 이번 주제로 조보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공병훈 편집자(협성대학교 교수)는 “우리가 조선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낙후됐다거나 근대화에 실패했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도 우리는 소통에 있어 나름의 형식을 갖춘 나라였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큰 전쟁이 있는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일 발행되어 전국에 배포되고, 양반이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조보를 통해 조정의 소식을 알거나 반대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병훈 편집자는 조보가 언론인 동시에 공동체를 연결하여 살아 움직이게 하는 커뮤니티였다고 설명했다.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담 이번 호에는 ‘조보’에 대한 여러 필진의 글이 실렸다.

노병성 협성대학교 교수의 “소설 ‘조보’를 통해 본 조보”는 “동패낙송”에 실린 ‘조보’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의 정치와 사회, 문화에서 공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운영되었는지를 다뤘다. 누가 작성하여 어떻게 발행했으며 보도지침, 배포 방식, 배포 금지, 구독료, 언론탄압을 비롯해 조보에 얽힌 수난의 역사까지 다루고 있다.

강유현씨는 “선별된 진실, 조보”에서 병자호란이 일어난 17세기 안동에 거주한 ‘김령’의 일기 자료를 토대로 조선 사회 전체에 위기가 닥쳤을 때 조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야기했다. 당시 조보에는 전쟁 때 욕을 당한 부녀자를 남편과 집안이 버리는 것을 금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정용연 작가는 새해 첫 조보에서 파직 소식을 접하고 고향으로 떠날 채비를 하는 권문해의 초간일기를 삽화로 그렸다. 권문해는 파직당한 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독서와 교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품는다.

홍윤정 작가는 “감추려는 자와 알고자 하는 자”라는 글에서 드라마에 노출된 조보와 언론의 이야기를 다뤘다.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호외 기사로 실종된 검사를 구해낸 이야기, 드라마 “화정” 속 정명공주에게 씌워진 조작된 역모죄를 밝혀낸 이야기,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속 성균관 유생들이 조보를 읽는 장면, 화장품 파는 방물장수를 통해 은밀히 조보를 구해서 보던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의 이야기 등이 흥미롭다.

한편 편집위원들은 2019년을 맞아 새 기획 ‘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을 야심차게 공개했다. ‘편액’은 우리 선현이 건물의 남긴 경전이나 유명한 학자들의 글을 인용하여 당대 이름난 사람의 글씨를 받아 목판에 새겨 건물에 붙이는 액자이다. 편집위원들은 편액의 의미를 알면 건물의 기능과 용도, 그리고 건물 안에서 생활한 선현의 삶의 지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웹진 담담의 59호부터는 스토리테마파크가 소장하고 있는 편액을 소개하고, 편액에 새겨진 글씨의 의미와 그 공간에서 생활한 선현의 이야기를 다룬다.

공병훈 편집자는 조보가 나오던 시기의 해외 어느 나라도 ‘조보’처럼 소통하는 언론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보를 통해 조선시대가 왕과 신하가 동료적 관계를 꿈 꿨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의 의견을 취합하거나 공유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공병훈 편집자는 현재 언론이나 SNS 등을 통해 소통이 강조되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많은 듯하지만 가짜뉴스와 왜곡보도 등으로 인해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웹진 담담은 선인들의 일기 아카이브를 통해 건강하게 소통이 이루어져야 우리 사회와 스스로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취지에서 이번 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또한 웹진 담담은 설을 맞아 2월 호에서는 전통음식을 주제로 음식 전문가 등의 글을 실을 예정이다. 선비들의 생활사 속에 드러난 음식의 모습을 지금의 음식 문화와 비교하겠다는 거싱다. 또한 3월의 주제는 올해 100주년을 맞은 3.1운동으로 할 예정이라 전했다.

‘조보’를 주제로 한 이번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담에 실린 글들은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링크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