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러기'로 알려진 미국의 시인 메리 올리버, 83세의 나이로 타계
시 '기러기'로 알려진 미국의 시인 메리 올리버, 83세의 나이로 타계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1.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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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소개된 메리 올리버의 저서
국내에 소개된 메리 올리버의 저서

미국의 시인이자 국내에는 시 '기러기'로 알려진 메리 올리버가 지난 17일 플로리다의 자택에서 83세의 나이로 림프종으로 인해 사망했다. 

메리 올리버는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으며,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 첫 시집 "No Voyage and Other Poems(항해는 없다 외)"를 발표했다. 84년 “미국의 원시(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92년 “새 시선집(NEW AND SELECTED POEMS)”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국내에는 시와 산문이 수록된 "완벽한 날들"과 "휘파람 부는 사람"이 소개된 바 있다.

메리 올리버는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으로 꼽히며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시로 썼으며 시와 자연 사이의 연결을 탐구해왔다고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메리 올리버의 시 중 ‘기러기’가 가장 유명하다. '기러기'는 2009년 미국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이 9.11테러 희생자 추모식에서 낭독하기도 한 시로, 김연수 소설가는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 시 ‘기러기’ 전문

메리 올리버의 부고 소식이 알려지자 작가와 비평가의 추모의 말이 이어지고 있다. 오길영 평론가는 자신의 SNS에 "시인 메리 올리버가 세상을 떠났다. 그가 사랑했던 '자연'으로 돌아갔다. 휘트먼의 계승자. 퓰리처상 수상 시인. 좋은 시인 한명을 세상은 잃었다."라고 말하며 추모의 말을 전했다.

김이듬 시인은 뉴스페이퍼의 취재에서 메리 올리버의 책 "완벽한 날들"을 언급하며 "우리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잊고 살었던 우리에게 삶이란 충분히 근사하다고 속삭여주는 것 같았다."며 고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