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학에 대한 생각 정리하고 따뜻함 전해주는 글 쓸 것” 더숲 해외레지던시 선정된 신혜진 소설가, 작품 집필 계획 밝혀
[인터뷰] “문학에 대한 생각 정리하고 따뜻함 전해주는 글 쓸 것” 더숲 해외레지던시 선정된 신혜진 소설가, 작품 집필 계획 밝혀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1.23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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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진 소설가.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신혜진 소설가.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노원구에 위치한 문화 플랫폼 ‘더숲’은 제2회 헝가리 부다페스트 해외레지던스 사업의 참여 작가로 신혜진 소설가를 선정했다. 신혜진 소설가는 단편소설 ‘로맨스빠빠’로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여 데뷔한 작가로 2012년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소설집 “퐁퐁 달리아”를 펴냈으며, 다수의 동화책을 출간했다.

​더숲 해외레지던스는 국내 작가에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집필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탁무권 대표에 따르면 더숲의 해외레지던스는 ‘우리 사회 문화 복지 혜택의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유명 작가나 신진 작가가 아닌 중간층 작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레지던스 기간 동안 선정 작가는 더숲 홈페이지에 에세이를 연재한다. 탁무권 이를 통해 서점, 플랫폼으로서 문학 독자와 소통하는 기능을 강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뉴스페이퍼는 지난 11일 신혜진 소설가, 탁무권 더숲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해외 레지던스 기간 동안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신혜진 소설가는 레지던스 기간 동안 집필 중인 소설집을 마무리하고 취재를 통해 ‘그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것’이며 미뤄둔 두 편의 장편소설을 마저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혜진 소설가와 탁무권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신혜진 소설가와 탁무권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 타국에서 생활하고 걸으며 사람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볼 것

​신혜진 소설가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가면 “동네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노는지를 구경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국에 사는 사람의 생활 형태를 확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상상의 범주를 확대하고 싶다는 것이다. 신혜진 소설가는 평소 “직업적인 버릇으로 다른 사람을 보면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한다.”며 헝가리에서는 취재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방법 중 하나는 ‘걷는 것’이다. 신 소설가는 “2년 전에 산티아고를 종주했던 적이 있었다.”며 당시의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겪었던 일들이 아직도 떠오른다는 것이다. 신혜진 소설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유명한 길이 아니더라도 헝가리의 길을 마냥 걷고 싶다.’며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 세월호 참사 다룬 경장편 소설 집필 계획 전해

​신혜진 소설가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경장편 소설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혜진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신혜진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과거 안산에 거주하며 고등학생들에게 시나리오를 가르쳤다는 신혜진 소설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설을 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밝혔다. 더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영향인지 기금 신청이 번번이 무산되고 벌이가 줄어들어 전업작가를 포기하고 취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신혜진 소설가는 약 10년 전 소설가로 데뷔했으나 소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생활을 해야 했다. 소설책은 한 권을 냈지만 동화책을 오십여 권 출간하고 의학전문잡지의 기자, 편집자로 일하는 등 다른 활동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신혜진 소설가는 세월호 참사만은 항상 가깝게 느끼며 언젠가 소설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목소리가 잦아들자 신 소설가는 전에 없던 거리감을 느꼈다. 작품을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객관적인 거리가 아닌 그저 동시에 말을 멈춘 것 같은 고요한 거리감이었다. 이는 많은 작가가 발표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문학 작품이 참사를 잊지 않고 가깝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

​신혜진 소설가는 소설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게 하고 들리게 하고 보이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참사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끔 돕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안산에 있을 때 유족이나 생존학생을 직접 만나본 경험이 있다며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혜진 소설가는 “이 친구들의 스토리를 알게 되면 그게 아프기도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며 그 고통에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글로 쓰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마치며 신혜진 소설가는 “작가가 장기간 해외에 체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기회를 제공한 더숲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탁무권 대표. 사진 = 육준수 기자
탁무권 대표. 사진 = 육준수 기자

탁무권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작가에게 해외에 상주하며 글을 집필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지난 번 1회 레지던스에서 “표명희 작가가 부다페스트에 있으면서 책을 하나 낸 게 큰 보람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첫 시작을 하고 이 기획안이 점점 자라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좋은 작가분이 선정되어 기대도 많이 하고 있고,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쓰시고 매주 한 편씩 우리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