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카페 점주들, '자영업자 죽이는 이용득 의원 규탄한다' 목소리 낸 까닭은?
라쿤카페 점주들, '자영업자 죽이는 이용득 의원 규탄한다' 목소리 낸 까닭은?
  • 김상훈,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1.2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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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동물카페 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색동물카페 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라쿤카페, 미어캣카페 등 이색동물카페들이 모인 ‘이색동물카페 단체’가 28일 오전 10시 30분 신촌역 인근 다래헌에서 발대식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색동물카페(라쿤카페)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자영업자를 죽이는 과도한 규제라며 개정안의 철회 및 수정을 요구했으며, 동물카페에서 동물이 방치, 학대당하거나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일을 미연에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색동물카페 단체’는 전국에 위치한 라쿤카페, 미어캣카페 등 16개 카페가 소속되어 있다. 이들이 단체 결성에 이르게 된 것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카페에서 라쿤, 미어캣과 같은 동물들의 전시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18년 8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식품접객업소로 등록된 시설에서 야생동물의 영리목적 전시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야생동물은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 돼지나 소와 같은 가축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의미하며, 이색 동물카페에서 만나볼 수 있는 라쿤, 미어캣, 도마뱀, 사막여우, 프레리독 등은 모두 야생동물에 해당한다.

동물카페는 시설과 홍보 등이 동물에 집중되어 있기에 동물을 제외하게 되면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색동물카페(라쿤카페) 단체 측은 이미 3군데 이상의 동물카페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며, 자영업자를 폐업으로 모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단체를 결성하고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 애완인을 학대자로, 자영업자를 폐업으로 모는 규제안 철회 요구

‘이색동물카페(라쿤카페)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정안의 배경을 비판하고 철회 및 수정을 요구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개정의 이유로 광견병과 같은 인수공통질병 전파, 상해의 가능성, 동물복지 저해, 생태계 교란을 들고 있다.

‘야생동물카페(라쿤카페) 단체’는 인수공통질병 전파는 예방접종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으며 생태계 교란의 문제는 내장형 전자칩, 외장형 무선 장치, 등록 인식표 등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방접종은 대부분의 동물카페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규제의 이유로 삼는 것은 트집 잡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상해의 가능성은 애견카페나 고양이카페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이색동물카페를 금지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동물복지 저해에 대해서는 일부 카페에서 일어난 일을 부풀리고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동물과 함께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애완인을 동물 학대자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점주들이 영세한 자영업자라는 지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물카페들은 동물과 함께하는 독특한 체험을 중심으로 창업됐기에 설비와 인테리어, 홍보 등이 모두 동물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색동물카페 단체’는 “동물카페 점주들은 폐업의 두려움에 하루하루를 떨고 있다.”며 “대화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규제안을 내미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및 10인을 규탄하고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 4시간마다 일어나서 이유식 먹이며 키운 라쿤들... ‘라쿤 오해 가슴 아파’

이색동물카페 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테이블에이의 지효연 씨는 “대중들이 안전하게 동물을 관람하고 동물이 좋은 환경에서 잘 지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색동물카페(라쿤카페) 단체에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효연 씨는 △ 전염병 예방을 확실히 할 것, △ 동물 복지를 위해 동물에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동물 특성에 맞는 구조물 등을 설치할 것, △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정사육사와 직원 배치할 것, △ 6개월 미만의 어린 개체의 전시를 금할 것, △ 사육장 잠금장치 및 시설분리를 통해 동물 간 사고방지에 힘쓸 것 등을 제시했다.

이색동물카페 단체 지효연 회장이 발언 중이다
이색동물카페 단체 지효연 회장이 발언 중이다

이어 “점주와 카페 방문자 중에는 동물학과나 사육사를 꿈꾸는 사람들도 많다. 저도 동물이 좋아서 하는 일이며 제 꿈이기도 하다. 행복하고 동물을 사랑해서 하는 일인데 이 법이 통과됐을 때는 직업 뿐 아니라 일자리의 다양성, 꿈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고 “제도와 방법을 마련해 부족한 것들을 고쳐나가고 동물복지와 올바른 전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숙명여대 인근에서 라쿤카페 ‘블라인드앨리’를 운영하는 한송희 씨는 카페에서 라쿤을 다루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며 라쿤에 깊은 애정이 있다고 밝혔다. 동물을 좋아했던 한송희 씨는 5년 전 새끼 라쿤을 분양받게 된다. 밤중에도 네 시간에 한 번 씩 일어나 우유와 이유식을 먹여야 했고, 아직 어린 라쿤을 집에 두고 나올 수가 없어 데리고 다니다가 카페가 라쿤이 있는 카페로 유명해지게 된 것이다. 라쿤을 보러 온 손님이 늘어나다보니 카페가 어수선해지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찾지 않게 되자 2년 전부터 동물카페로 전향을 하게 된다.

“1년 전부터 신문 상에 라쿤을 학대한다, 라쿤이 병을 옮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한송희 씨는 “애완동물은 자식 같은 거라 생각하고,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기르고 있다. 동물카페로 운영하다보면 힘든 점이 정말 많지만 참고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동물에 대한 애정과 손님들이 동물과 만나 행복해하는 것을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발언 중인 한송희 씨
발언 중인 한송희 씨

이어 “라쿤카페 금지법, 야생동물 보호법 다 취지는 좋다. 그런데 보호법이 실행되고 과연 이 아이들이 제 곁을 떠나는 일이 생긴다면, 이 아이들을 정말 보호할 수 있을까.”라며 케어 사태를 언급했다. 구조되어 살고 있는 줄 알았던 많은 개들이 살처분 당한 케어 사건은 동물보호의 이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송희 씨는 “이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게 무엇인지, 과연 보호하는 것인지 제일 궁금하고, 어떻게 진행될지 너무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이는 개정안이 동물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동물의 수용 계획에 대해서는 개인에게 일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색동물카페는 3개월 이내에 동물의 적정 처리 계획을 환경부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색동물카페 단체는 적정 처리 계획에 대해 질의한 결과 이용득 의원실에서는 환경부령을 따르라고 말하고 있고, 환경부에서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기에 적절한 처리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색동물카페 단체는 “이용득 의원 주최의 세미나에서 야생동물을 개인이 소유하는 것까지 규제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적절한 처리 방안 없이 법안을 강행할 경우 사실 상 동물을 안락사하라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은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며 이번 개정안이 적절하게 정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색동물카페(라쿤카페) 단체는 발대식을 시작으로 가입 카페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동물들에게 적합한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타 동물 관련 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이용득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 개정안 철회 또는 수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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