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작가 '어슐러 르 귄'의 마지막 에세이 선집,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출간
"어스시의 마법사" 작가 '어슐러 르 귄'의 마지막 에세이 선집,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출간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1.3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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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판타지 문학의 거장 어슐러 K. 르 귄의 생애 마지막 에세이 선집.
-노년, 문학, 페미니즘, 정치, 사회 갈등 등 폭넓은 주제.
-휴고 상 및 PEN/다이아몬스타인-슈필보겔 상 수상.
"남겨둘 시간이 없습니다" 표지. 사진 제공 = 황금가지
"남겨둘 시간이 없습니다" 표지. 사진 제공 = 황금가지

작년 1월 22일 8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슐러 르 귄의 생애 마지막 에세이 선집 "남겨둘 시간이 없습니다"가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어슐러 르 귄은 휴고 상과 네뷸러 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판타지 소설 "어스시의 마법사"를 쓴 미국의 유명 소설가이다. 

"남겨둘 시간이 없습니다"에는 어슐러 르 귄이 2010년부터 5년 동안 블로그에 남긴 글 40여 편이 담겨있다. 일상의 주변에서 발견하고 느끼는 사소한 경험부터 사회 주요 이슈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폭넓은 식견과 혜안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 선집이다. 총 일곱 장(章)으로 구성된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는 여든을 넘긴 노년의 삶, 현대의 문학 산업, 젠더 갈등과 정치적 이슈 등 주요한 이야기를 담은 네 장과 르 귄의 마지막 반려묘 파드와의 이야기를 다룬 '파드 연대기' 세 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여든을 넘기며’에서는 ‘늙음’과 ‘스러지는 것’에 대한 작가로서의 고뇌를 담아내는 한편,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항변한다. 

2장 ‘문학산업’을 통해서는 욕설이 남용되는 최근 문학 작품들,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라 수상자가 결정되는 문학상들, 전자오락의 영향을 받은 아이들의 글쓰기 등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또한 판타지 문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 일부 평론가들의 비하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하는 등 현대 문학 산업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어슐러 르 귄은 본문에서 “오늘날에는 겨우 두 개의 욕설만 쓰고 있으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아주 쉴 새 없이 사용하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그 두 가지 욕설을 넣지 않고서는 말을 못 하고 심지어 글도 못 쓴다.”라거나 “상의 진정한 가치는 작가에게 명예를 주는 데에 있다. 하지만 기업 자본주의의 마케팅으로 혹은 시상자의 정치적 선전 도구로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 그렇게 상의 권위와 평가가 높아질수록 상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라며 통렬한 비판을 날리고 있다.

3장 ‘이해하려 애쓰기’에서는 사회적 주요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담아냈다. 에세이 ‘남자들의 단합, 여자들의 연대’와 ‘분노에 관하여’에서는 20세기 후반의 페미니즘을 돌아봄으로써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에 지혜를 주고 있다. ‘온통 거짓’과 ‘필사적인 비유에의 집착’에서는 거짓을 일삼는 정치인과 성장만을 고집하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밖에도 군대의 제복 문화, 종교적 신념, 내면의 아이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실렸다.

'파드 연대기' 는 르 귄의 마지막 반려 고양이 ‘파드’와의 흥미로운 일상이 실리기도 했다. 르 귄은 "날고양이들"이라는 동화를 집필했을 만큼 잘 알려진 애묘가이다.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에서는 르 귄의 마지막 반려 고양이였던 ‘파드’를 입양하는 과정에서부터 사사로운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고양이와 사람, 나아가 인류에 대한 대작가의 흥미로운 해석과 통찰을 만나게 된다.

르 귄은 “인간과 개는 삼만 년에 걸쳐 서로의 성격을 맞추어 왔다.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맞추어 온 기간은 그에 비해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아마 그래서 우리의 관계가 이처럼 흥미로운가 보다.”라고 고양이를 표현하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났으나 여전히 판타지 문학의 거장으로 남아있는 어슐러 르 귄의 마지막 에시이집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는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