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비 지급 유보 겪은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예술인 목소리 경청으로 제도 개선한다
활동비 지급 유보 겪은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예술인 목소리 경청으로 제도 개선한다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2.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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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가 열린 한국장장애인문화예술원 5층 이음아트홀 [사진= 김상훈 기자]
토론회가 열린 한국장장애인문화예술원 5층 이음아트홀 [사진= 김상훈 기자]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1월 31일 오후 2시 한국장장애인문화예술원 5층 이음아트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8년 8월 있었던 활동비 지급 유보 사태를 비롯해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이 지닌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하고자 마련됐다.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은 예술인과 기업, 기관의 협력을 통해 예술의 혁신성 및 창조성을 확보하고 예술인들의 직업진출 경로 및 경력개발을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사업 참여 예술인들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활동비를 지원받아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참여 기업은 예술가들의 협업을 통해 조직문화를 혁신하거나 사업의 효과성과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

2014년 337명의 예술인과 177개 기관이 함께하며 시작됐던 사업은 지난 18년 5년 차를 맞이하며 1,000여 명의 예술인과 232개 기업,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크게 확장됐다. 그러나 여러 개선 사항들이 지적되었고, 18년 8월에는 활동비 지급유보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활동비 지급유보 사태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예술인과 기업 및 기관의 18년 7월 활동비 지급을 유보했던 사건을 의미한다. 사업 규정에 따르면 참여 예술인과 기업 및 기관은 월 10일, 30시간 이상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규정에 예술인과 기업, 기관이 불편을 드러냈고 3시간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 후 사진을 다르게 찍어 보고서를 제출하는 ‘날짜 쪼개기’가 이뤄지고 있었다. 재단은 이 ‘날짜 쪼개기’를 문제 삼아 지급을 유보 후 예술인들로부터 소명을 받았으며, 예술인들은 3시간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업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생계를 목줄로 잡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급유보 사태는 재단이 예술인들로부터 소명을 받아 제대로 활동이 이뤄졌음을 확인 후 지급이 이뤄지며 일단락됐으나,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이 갖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19년 사업 시작을 앞둔 시점에서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토론회가 개최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정책실장과 최시정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가치확산팀장이 발제를 맡았으며, 토론에는 사업에 참여했던 예술인들과 기업담당자들이 자리하여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개선 방향을 이야기했다.

양혜원 실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5년간 2014년 337명의 예술인과 177개 기업, 기관이 참여했던 사업이 2018년에는 1,000명의 예술인과 232개 기업,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이 되며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었다고 설명했다. 예산 또한 2014년 32억에서 2018년 77억으로 늘어났다.

사업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으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 기획사업 개발을 통한 활동 기간 및 구조 다변화, △ 활동보고서 양식 개선 및 간소화, △ 급격한 양적 확대로 인한 질적 저하의 우려, △ 사업 취지에 대한 참여자 간 이해 불일치, △ 사업 브랜드의 취약성, △ 선정 및 매칭시스템 문제, △ 지원 기간 및 지원금액의 적절성, △ 평가 및 환류 시스템의 부재를 꼽았다.

양혜원 실장은 사업의 개선 방향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현재 활동 시간과 여부를 감시, 감독하는 경직적 관리방식을 협업 프로젝트의 추진과정과 결과를 기록하고 성과, 한계를 환류할 수 있는 관리, 평가 체계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활동보고서 작성 및 관리방식의 전면적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활동보고서는 매월 강제로 제출하는 형식이 아니라 과정 및 결과 중심의 활동보고서 작성으로, 관리 방식은 퍼실리테이터 예술인, 참여예술인, 참여기관 3자 평가 등 다면평가방식의 활용을 통해 과정과 결과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사업의 결과를 담은 사례집을 작성해 실패사례로부터 학습하고 우수사례의 공유와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사업 브랜드가 낙인효과 등으로 참여 예술인의 자긍심 및 의욕을 저하 시키고 역량 있는 예술인들의 참여에 장애요소가 된다며 사업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시정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가치확산팀장 [사진 = 김상훈 기자]
최시정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가치확산팀장 [사진 = 김상훈 기자]

최시정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가치확산팀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1회 이상 참여경험이 있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을 통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예술인 응답자의 64.97%(677명)가 생활비 소득을, 52.4%(546명)가 창작활동 비용을, 44.43%(463명)가 여러 예술가와의 교류, 협업을 원했다고 응답했다.

현재 활동 기간인 5~6개월에 대해서는 ‘적절하다’는 비율이 26.01%(271명)에 불과했으며, ‘협업 활동의 성격, 내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되어야 한다’가 73.99%(771명)에 달했다.

현재 방식이 적절하다는 비율의 응답자가 ‘활동비 지급’에 대해서는 72.55%(756명), ‘활동보고서 양식 및 절차’에 대해서는 49.04%(511명)로 나타났으며, 현장 모니터링이 매우 충분하다가 9.79%(102명), 충분한 편이다가 50.77%(529명)로 과반수 이상이 충분한 것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64.97%(677명)가 ‘기획사업 개발을 통한 활동 기간 및 구조 다변화’를, 45.97%(479명)이 ‘활동보고서 양식 개선 및 간소화’를 꼽아, 일각에서는 파견지원 사업이 폐지되지 않기를 바라는 예술인이 우호적으로 응답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시정 팀장은 사업 구조 중 활동기간을 제외한 3개 항목은 현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선안으로는 △ 공모 협업사업 외에 기획사업을 추가하는 등 사업 다각화 확대, △ 직무교육과 우수사례전파, △ 활동보고서 작성 부담 축소, △ 개별활동일수 변경 신청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 ‘참여 예술인들, 적극적으로 목소리와 의견 낼 수 있어야’ 

토론회에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사업에 참여했던 예술인과 기업 담당자가 함께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사업에 참여했던 김태덕 씨(Alterspace 실행위원)는 현재의 보고서 시스템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 예술인과 기업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내는 활동 보고서는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방대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데, 현재의 보고서 체제는 단순히 예술인의 활동 증거 이외에 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태덕 씨는 활동 보고서가 정리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정리하고 사례와 문제점을 유형화해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고서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5년과 16년에 사업에 참여한 최두수 씨(유니온아트페어 대표)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이 단순한 복지 사업에 그치지 않고 예술가들의 창의성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원래 취지대로 이어지려면 예술인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수 씨(유니온아트페어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최두수 씨(유니온아트페어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최두수 씨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는 “무한의 확장성이 있는 가치”가 있으며, “이 사업을 예산이 32억에서 77억으로 늘었다는 수치 같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예술의 자부심을 스스로 깎아 먹는, 그리고 우리들을 스스로 아르바이트생으로 만드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가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연계프로그램이 생겨나야 하고, 끊임없는 질문과 요구,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발전이 없다고 본다.”며 예술인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이름을 바꾸고 제도적 지점들을 개선하여 오는 2월 사업 공모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토론회장 앞에서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애칭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토론회장 앞에서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애칭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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