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심포지엄으로 막 열어
2016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심포지엄으로 막 열어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6.05.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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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16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12일 오전 10시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막을 열었다. 이번 문학제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는 심포지엄과 공연예술, 영화상영, 시 낭송 등이 진행되는 '문학의 밤'을 본행사로 하며, 본행사 이외에도 시그림전, 학술회의 등의 부대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12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심포지움은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문학평론가와 교수들이 참여하여 박두진, 안룡만, 김종한, 김학철, 최태응, 설창수, 이영도, 최금동 등 8명의 1916년생 작가 8명에 대한 글을 발표했다.

개회식은 한국작가회의 최원식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최 이사장은 심포지움의 기획자와 발제자, 참여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작가 8명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심포지엄에서 다룰 8명의 작가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며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문학이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대산문화재단 신창재 이사장은 "2001년 처음 시작한 이래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문학제는 근대문학의 성과를 재조명하는데 그치지않고 앞서갈 작가, 작품들이 우리 예술문화 전반에 담긴 성취를 정확하고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다."며 "우리 문학사의 선택과 배제의 논리를 극복해서 통합과 포용의 담론을 이어온 것은 문학제의 큰 자랑거리"라고 소개했다. 그는 "1916년에 태어난 작가들은 격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문학 세계를 경계를 넘어서 전체를 변화하거나 통합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래서 주제를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으로 정했다."고 심포지움의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한강이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것을 언급하며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높이 조명되고,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매료된 외국인 번역가층이 생기는 등 한국문학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근대문학을 토양으로 성장한 현대문학이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재단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사장 인사말 이후에는 유가족 인사말이 이어졌다. 박두진 시인과 최태응 소설가의 유가족이 감사의 말을 전했다.

심포지엄은 임규찬 성공회대 교수의 총론으로 시작됐다. 임규찬 교수는 "극단의 시대와 '기억/망각'의 변증법 - 식민지, 해방, 분단과 역사의 시선들"이라는 발제문에서 니체의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을 인용하며 기념비적 역사와 골동품 수집적 역사뿐 아니라 비판적 역사의 관점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임 교수는 심포지움에서 다루는 작가들이 살았던 시대를 "식민지 말기라는 극한 상황에서 친일, 그리고 뜻밖의 해방이 가져다 준 혼란 속에서 이데올로기의 대립, 남과 북의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숨쉴틈 없이 밀어닥친 극단의 시대인 만큼 그 경계는 뚜렷하고 뚜렷한 경계의 정체성만큼 경계 바깥을 경계하는 관념 또한 예사로울 수 없는 분열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분단 극복, 식민지 잔재 청산이란 말이 역사적 과업으로 나올 정도로 이 시대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계의 재구성'을 표제로 내세운 것도 지나온 과거를 좀더 다른 시각, 좀더 큰 시각에서 바라보자는 데 있다. 혼란스런 격동의 시대 속에서 상호 배척이 만든 극단의 절벽, 분열 대신 통합의 시선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심포지움의 주제를 설명했다.

임 교수는 박두진, 김종한, 김학철 세 작가를 주목한다. 먼저 "박두진하면 청록집, 청록파, 문장파, 자연파 등으로 계열화, 정전화하는 시선만이 절대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박두진은 문장 출신의 신인들을 일종의 순수문학적 지향, 그리고 청록파에 한해서는 자연을 소재로 한 점에 공통점이 있지 시적 기저와 사상적 입지에는 서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며 박두진 시인의 "시적 번뇌와 시적 목마름"을 인용했다. 또한 "정지용은 박두진의 시가 신新자연을 보여준다고 명명했다. 정지용의 평가를 주목하면 '자연'에 맞추어져 있지 않다. 박두진에게서 주목한 것은 '신'이라는 관형어가 지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새로움"이라며 박두진의 신자연을 "시인 자신의 영혼과 꿈을 투영하는 관념의 상관물이자 거기에 질서와 형태를 부여하는 우의적 대상"이라고 전한다. 

임 교수는 박두진의 가장 대중적인 시 세 편('해', '6.25 노래', '우리들의 깃발을 내린 것이 아니다')을 꼽고 "각기 해방, 한국전쟁, 4월혁명에 상응하는 시로서 박두진의 삶이 지향한 바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박두진이 참여한 사회운동을 따라 그의 시세계 또한 변화했으며 "청록파적인 작은 서정시 노선만을 강조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다음으로 "현재적 관점 혹은 반성적 관점에서라면 최대 문제적 인물은 김종한일 것"이라며 김종한에 대해 "근현대문학 연구 분야에서 개별 작가로 새로이 부각되고, 그러면서 평가가 엇갈리는 등 그 자신이 논쟁적이면서 그만큼 쟁점을 많이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한국근대문학연구는 기본적으로 식민지 시기를 친일과 반일, 또는 협력과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바라보았다"며 "친일 자체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철저히 본격 연구에서 한쪽을 배제하는 방식"이었으나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논쟁적인 작가가 김종한"이라는 것이다. 

김종한은 1935년과 1938년 제각기 조선일보, 동아일보 신춘현상문예로 당선되었으며 1939년 문장을 통해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재등단 절차를 밟아 전방위적인 활동을 했다. 그러나 적극적 친일 행위로 인해 "문학사의 대상에서 일찌감치 지워졌"으며 "친일이라는 선입견이 그의 모든 작업을 부정적으로 혹은 적극적인 평가를 가로막는 아킬레스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김종한에 대한 논의가 주로 국민문학 시대의 평론과 시를 다루고 있으나 "논의 역시 여전히 친일/국민문학 중심으로 맴돈다. 다만 예전과 다르게 친일을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친일의 내적 논리를 발견하는 데로 나아간다."며 "일제의 제국주의적 논리와 직접적으로 부딪치면서 비판보다는 내화하는 방향 속에서 친일문학의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찾자는 것"이라 밝힌다. 이 과정에서 김수영의 '예술작품에서의 한국인의 애수'을 인용하며, 김수영의 연구방식에서 나타난 시선을 "살아있는 역사적 실천 사례로 재귀한다"고 표현했다.

임 교수는 "일제 말기를 '암흑기'로 지칭하는 태도는 근원적 숙고가 필요하다"며 "암흑기 문학 혹은 친일문학이란 이름은 한국문학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은, 이른바 수치와 치부를 괄호 친 무의식적 강박"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강박 때문에 김종한이 의도적으로 경원시 당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이런 족쇄를 풀면 1945년 가운데를 기점으로 선명하게 나눠지는 두 극단의 시기가 뜻밖에 악수한다"며 "순수시론과 신세대론이 해방 직후 순수문학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곳은 곧 세대론과 의기투합, 해방직후 남한 문단에서 좌우 대결을 가장 큰 축으로 양분되면서 동시에 구세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청문협'의 독자적 조직화와 주도권 다툼의 근거를 명확하게 환기시킨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김학철, 안룡만, 최태응, 설창수 등의 족적을 밝히며 그들이 경계의 시대에서 치열하게 살았음을 전했다.

총론 이후에는 김춘식 동국대 교수가 "해방기 시론과 박두진, 그리고 청록파"를, 이경수 중앙대 교수가 "생활의 노래와 노동시의 현장성 - 안룡만의 시"를, 박수연 충남대 교수가 김종한에 대해 다룬 "민요 그리고 번역 - 서정의 안과 밖"을 순차적으로 발제했다.

오후에는 오창은 중앙대 교수가 "20세기 동아시아 국제주의 문학의 철필 - 김학철론"을, 유임하 한국체대 교수가 "어두운 시대현실과 훼손된 삶의 일화들 - 온정적 휴머니즘과 최태응 소설의 현재적 의의"를, 장만호 경상대 교수가 설창수 시인에 대해 "전인의 문학과 지사의 언어"를, 김수이 경희대 교수가 "이영도 문학에 형상화된 '목숨(생명)'의 몇 가지 층위"를, 김남석 부경대 교수가 "최금동 시나리오의 변모 과정과 미학적 특성 연구 - '애련송' '에밀레종' '역마' 그리고 '중광의 허튼소리'를 중심으로"를 발제했다.

2016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13일 문학의 밤 행사로 이어질 예정이다. 문학의 밤 행사는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오후 7시부터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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