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기고 있는 작가들 권리 찾아와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작가단체연합', 공공대출보상권 설명회 열어
‘빼앗기고 있는 작가들 권리 찾아와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작가단체연합', 공공대출보상권 설명회 열어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2.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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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해당 지역의 거주민에게 책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보장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도서관의 취지와 성격은 훌륭할지언정 그로 인해 작가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한 번 구입한 책을 무제한으로 대출해주기 때문에 독자들이 책을 사지 않게 되고, 이는 곧 작가가 인세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홉 개 작가 단체(그림책협회, 레진불공정행위규탄연대,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창작자연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동시문학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K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가 연합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단체’는 이런 상황에서 작가를 보호하고 저작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공공대출보상권’의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대출보상권은 공공대출로 판매고가 줄어들어 인세를 그만큼 받지 못하게 된 작가에게 국가적 차원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의 권수를 헤아려 일정 금액을 작가에게 주는 형식이다. 해외에는 입법화된 국가가 더러 있으며 국내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단체’가 입법화를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공공대출보상권 지역 순회 설명회 현장. 사진 = 육준수 기자
공공대출보상권 지역 순회 설명회 현장. 사진 = 육준수 기자

더해 저작권 보호를 위한 단체는 지난 1월 18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2층 대회의실에서 “공공대출보상권 지역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여 ‘공공대출보상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설명회는 저작자와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했으며 두 개의 발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에서는 나경운 변호사(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자문변호사)가 “저작권법, 이것만은 꼭 알자”를 주제로 저작권법을 설명했으며 두 번째 발제에서는 임정자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운영위원장이 “공공대출보상권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해외사례를 발표했다.

- ‘공공대출보사권’은 베푸는 게 아닌 당연하게 받아야 할 권리, 저작권 바로 알고 반드시 보장 받아야...

저작권에 대해 설명하는 나경운 변호사. 사진 = 육준수 기자
저작권에 대해 설명하는 나경운 변호사. 사진 = 육준수 기자

발제를 시작하며 나경운 변호사는 ‘공공대출보상권’을 국가가 작가에게 시혜적으로 베푸는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공공대출보상권은 작품을 쓴 작가라면 당연히 획득해야 할 권리이나 공공성이라는 명목 하에 빼앗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나 변호사는 작가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아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대한 작가들의 올바른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과 연관하여 작가가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 중 하나는 ‘판면권’이다. 나경운 변호사는 일부 출판계에서는 ‘판면권’을 주장하며 공공대출보상권이 출판인에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판면권은 저작물의 편집에 저작권과 유사한 권리를 주어 출판업자의 사용료 청구권을 인정하는 제도로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나경운 변호사는 판면권이 편집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 어문저작물에도 적용되어 변별력이 부족하며, 오히려 출판권과 배타적발행권의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영구적으로 귀속되는 권리를 갖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공공대출보상권이 도입되면 이는 출판업자가 아닌 작가들의 고유한 권리로서 보장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경운 변호사의 의견이다.

- 공공대출보상권, 해외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임정자 어린이책작가연대 운영위원장은 공공대출보상권이 해외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국내에 도입할 때에는 어떤 점이 고려돼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임정자 어린이책작가연대 운영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임정자 어린이책작가연대 운영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공공대출보상권이 처음 도입된 국가는 1947년 덴마크와 노르웨이이며 이후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의 북유럽 국가로 번져나갔다. 가장 최근 도입된 국가는 2008년 이후에 도입된 헝가리, 그리스, 사이프러스로 현재 34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임정자 운영위원장은 해외의 많은 국가는 공공대출보상권의 필요성을 느껴 점차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며 다음 순서는 우리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도입된 덴마크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공공대출보상권을 시행 중이다. 덴마크에서는 중앙정부의 재원으로 연간 325억 원의 공공대출권보상금이 책정되어 있으며 국립도서관에서 예산을 집행한다. 적용대상자에는 덴마크어로 제작된 도서의 작가와 외국 저작물을 덴마크어 의역 개작한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시각예술가, 사진작가, 작곡가 등이 해당한다.

​2003년도에 시작한 프랑스의 경우에는 다소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재원 출처가 중앙정부에 책 공급업체가 더해진 형태이며 적용 대상자로 작가 뿐 아니라 출판사가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책 공급업체의 규모가 크고 출판사가 영세한 프랑스의 독특한 출판 시장 때문이다. 프랑스의 방식은 큰 출판사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형태이지만 공공대출보상권을 변형하여 시행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임정자 어린이책작가연대 운영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임정자 어린이책작가연대 운영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임정자 운영위원장은 해외에서 제도를 시행할 때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경우는 저작권법을 개정하여 내부에 관련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 영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아예 별도의 공공대출보상법을 제정했다. 별도의 법 제정은 탄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이슬란드나 그린란드 등은 도서관법에 의거하여 공공대출보상권을 시행하고 있다.

​임정자 운영위원장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보상금의 재원은 대부분 중앙정부에서 나오고 있고 작가와 번역가, 편찬자, 사진작가, 작곡가, 예술가 등 많은 예술인이 제도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는 2020년 도입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작가들의 총의를 모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공공대출보상권 설명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공공대출보상권 설명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날 설명회는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됐으며 임정자 운영위원장과 나경운 변호사는 저작자의 권리가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2월 중에는 문체부가 함께하는 공청회를 열고 공공대출보상권 입법화를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