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작홍사용 문학관은 올해 어떻게 운영될까? 노작홍사용 문학관 관장 손택수 시인과 만나다
[인터뷰] 노작홍사용 문학관은 올해 어떻게 운영될까? 노작홍사용 문학관 관장 손택수 시인과 만나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2.05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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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홍사용 문학관 관장 손택수 시인과의 인터뷰.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노작홍사용 문학관 관장 손택수 시인과의 인터뷰.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화성시에 위치한 노작홍사용 문학관은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유명한 노작 홍사용의 업적을 발굴하고 계승하기 위해 2010년 3월 개관한 문학 공간이다. 홍사용은 1900년에 태어나 소설과 시, 수필, 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 작품을 집필했으며 문예지 ‘백조’를 창간, 사상지 ‘흑조’를 기획(미발간)한 인물이다. 근대 낭만주의운동에 앞장섰으며 항일 정신을 가진 시인으로 평가 받는다. 

노작홍사용 문학관은 초기 화성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했으며 이덕규 시인이 초대 관장을 맡았다. 현재는 노작홍사용 기념사업회가 시청으로부터 문학관 업무를 위탁 받고 있으며 작년 7월 손택수 시인이 새 관장으로 위촉됐다. 손택수 시인은 시집 “호랑이 발자국”과 “목련 전차” 등으로 독자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노작문학상의 제13회 수상자이기도 하다. 더해 노작홍사용 문학관에는 박찬세 시인을 사무국장으로 한 사무국까지 꾸려지며 새로운 문학 프로그램을 다수 도입하는 등 괄목할만한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페이퍼는 신년을 맞아 노작홍사용 문학관에서 관장 직을 수행하고 있는 손택수 시인과 만나 노작홍사용 문학관의 특징과 앞으로의 한 해 계획을 들어보았다. 손택수 시인의 힘이 보태진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올해 어떤 장소로 만들어질까? 

- 손택수 시인, 노작 홍사용의 정신과 문학관의 역할에 대해 말해 

손택수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손택수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손택수 시인은 홍사용 작가의 호인 ‘노작’이 이슬 ‘노’자에 참새 ‘작’자를 쓴다며 “정겹고 약하지만 우리 곁에서 노래를 부르는 맑은 이미지”라고 말했다. 힘 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주진 않았어도 “우리가 그리워할만한 맑고 투명한 세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홍사용이 일제강점기에도 “‘부왜(왜국에 협력)’의 길을 걷지 않고 저항했다.”는 점을 짚으며 손택수 시인은 “노작 선생은 근대문학 초기에 다양한 시도를 했을 뿐 아니라 후학에게 길을 제시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손택수 시인은 노작홍사용 문학관을 ‘노작’이라는 호처럼 정겹고 따스한 장소로 조성하려 한다. 문학관과 거주민과 끝없이 소통하여 “물처럼 흐르고 스며드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손 시인은 “문학관이 고체처럼 굳으면 무덤 속의 관이 된다.”며 이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관’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경직되어 있는 딱딱한 박물관의 모습이 떠오른다. 작고한 문인의 유품이나 기록물이 모여 있는 문학관은 손택수 시인의 말마따나 무덤 속 관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문학관을 액체처럼 흐르고 스미게끔 만들겠다는 포부는 남다른 구석이 있다. 

손택수 시인은 “샘물이 자신을 뒤집어 고이지 않고 흐르게 하기 때문에 샘물인 것”처럼 “문학도 계속해서 흐르기 때문에 문학”이라고 이야기했다. 문학은 시민과 계속해서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손 시인은 오히려 문학이 “문학을 향수할 의지도 마음도 없는 그런 사람들과 만나 새로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걸 접한 시민의 삶도 분명히 달라진다.”며 문학관이 문학과 시민 사이를 연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더해 문학에는 “글자로 된 문학인 ‘유자서’가 있고 글자를 넘어선 문학인 ‘무자서’가 있다.”며 ‘문학관’이 무자서까지 품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자서’는 활자가 있는 책이 아닌 자연, 하늘, 우리의 무의식, 그리고 새소리나 바람소리 같은 것들을 말한다. 손택수 시인은 “글자를 쓰는 우리 문명은 글자 너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반성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 노작 홍사용 문학관의 2019년도 행사 및 사업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2019년을 맞아 노작홍사용 문학관은 기존에 진행해왔던 사업은 물론 새로운 사업까지 시도하여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노작홍사용 문학관. 사진 = 뉴스페이퍼
노작홍사용 문학관. 사진 = 뉴스페이퍼

손택수 시인은 노작홍사용 문학관이 지역을 무대로 한 문학관인 만큼 “지역과 끝없이 소통하는 데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주민을 위한 대표 사업으로는 사전 신청을 받아 출판에 대해 교육하는 노작 출판학교(가제)가 있다. 손택수 시인은 동탄은 신도시지만 아직까지 거대서점이 들어오지는 않은 상태라며 ‘독립서점과 출판사가 생겨난다면 도시에 문화적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화성 지역을 무대로 한 시나 소설, 한시와 고대 작품까지 발굴 및 수집하여 단행본을 발간할 계획과, 테마 서가나 지역의 작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서가를 만들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예정을 밝혔다. 

매해 개최되는 ‘노작문학제’는 문학관 내부에서 프로그램을 구경만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마을로 직접 나가 주민과 만나는 축제로 거듭나려 한다. 북콘서트와 작가 강연, 시 버스킹 등 다양한 거리 행사를 도입하여 주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손택수 시인은 작년에 젊은 시인, 뮤지션과 술집이 즐비한 동탄 북광장으로 나가 진행한 ‘시 버스킹’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시인들이 시를 낭송하고 뮤지션이 음악을 연주하면 취객마저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손택수 시인은 올해에도 젊은 시인들을 초청하여 시민에게 감동을 주겠다고 밝혔다. 

작년 처음 시작한 창작 단막극제는 상금 규모를 1천만 원에서 두 배로 늘렸다. 창작단막극제는 전국 30개 극단이 참여하여 선정된 예닐곱 팀이 창작 희곡을 공연하는 축제이다. 오는 6월 30일 작품 모집을 마감하며 다양한 연극계 관계자를 심사위원으로 섭외하여 퀄리티를 높였다. 손택수 시인은 “작년에는 시도하는 데에 급급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올해는 단막극제를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 행사를 통해 “희곡이 문학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텍스트 매체로서 읽는 희곡(연극)의 역할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손택수 시인이 문학관 문예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뉴스페이퍼
손택수 시인이 문학관 문예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뉴스페이퍼

더해 손택수 시인은 “노작 선생의 정신을 오늘의 삶 속, 관점에서 어떻게 되돌릴까”를 고민한 끝에 홍사용 작가가 문예지 백조를 창간하고 사상지 흑조 창간을 시도한 것에서 영감을 받아 “시와 희곡을 엮은 문예지를 문학관 이름으로 출간”한다고 일러주었다. 문예지 창간호가 출간 예정 중이며 창간 준비호는 이미 책으로 엮였다. 손택수 시인은 문학관으로서 문예지를 출간하는 것은 첫 시도라며, 문학관이 “하나의 플랫폼처럼 문청이면 문청, 시민이면 시민 등 문학이 이름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모이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작가를 위해 집필 공간을 제공하는 ‘작가의 방 대관사업’도 계속 진행된다. 

이야기를 마치며 손택수 시인은 “사실 문학관의 관장이라는 옷이 굉장히 어색하다.”며 행정가로서의 모습이 낯설고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것이다. 아직은 문학인으로서의 스스로가 더 익숙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관장직에 임할 것이라 밝히며 손택수 시인은 자신의 마음가짐을 자주 가는 음식점에 비유했다. 

“제가 자주 가는 밥집이 있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 현관문이 낮습니다. 왜 안 고치는지는 모르겠는데 들어갈 때는 고개를 숙여야 해요. 문이 낮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밥한테 저절로 절을 하게 되고, 밥을 공경하는 마음과 밥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생각이 심어지는 게 아니라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문학관 현관문도 그렇게 낮아졌으면 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공경하고 사람이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무엇보다 부끄러움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마음이 여기서 생겨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손택수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손택수 시인. 사진 = 뉴스페이퍼

손택수 시인은 “문학은 뭔가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무언가를 한다.”고 이야기했다. 시나 소설, 연극은 행정가의 시각으로 보면 쓸모없고 실용적이지도 않지만, 다른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손택수 시인은 “유용성과 실용성의 잣대로 예술과 문학을 쓸모없는 것이라 재단하는 순간 우리 삶 자체가 피폐해지고 황폐해진다.”며 노작문학관의 관장으로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우리 문학관이 그런 가치들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노작 홍사용 문학관이 2019년도 한 해 다양한 기획을 통해 문학을 사랑하는 문인과 독자, 그리고 인근의 거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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