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할머니 마음’으로 회원 중심의 작가회의 만들겠다...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의 만남. 소설 집필 계획도 밝혀
[인터뷰] ‘할머니 마음’으로 회원 중심의 작가회의 만들겠다...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의 만남. 소설 집필 계획도 밝혀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2.0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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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 중심의 한국작가회의’ 만들어 회원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겠다
- 우리나라의 큰 모순은 ‘양성불평등’과 ‘민족 분단’, 모순 해소 위해 작품 써나갈 것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의 만남. 이미지 제작 = 한송희 에디터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의 만남. 이미지 제작 = 한송희 에디터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이경자 이사장은 작년 2월 10일 한국작가회의 제31차 정기총회에서 첫 여성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작가회의는 작가들의 권익을 대변해온 국내의 대표 작가 단체 중 하나다. 이경자 이사장은 당시 정기총회에서 ‘할머니 주의’를 표방하며 앞으로 “할머니의 무해한 사랑처럼 회원들을 아끼고 감싸겠다.”고 이야기했다.

이경자 이사장은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확인’을 발표하여 데뷔한 소설가이다. 저서로는 “사랑과 상처”와 “그 매듭은 누가 풀까”, “절반의 실패”, “세 번째 집”, “순이” 등이 있다. 한국작가회의뿐만 아니라 서울문화재단에서도 이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뉴스페이퍼는 작년 7월 이경자 이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한국작가회의를 이끌어가는 마음가짐과 소설가로서의 다짐을 들어보았다. 이에 해당 내용을 명절에 맞춰 공개한다.

인터뷰에서 이경자 이사장은 총회에서 이야기한 ‘할머니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치기 넘치는 사랑은 활활 타올라 자칫 잘못하면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할머니의 사랑은 아무런 해가 없이 대상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므로 할머니처럼 무해한 사랑의 마음으로 작가회의를 이끌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소설 작품을 집필하는 데에 있어서는 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평화를 지향하는 마음을 놓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단체와 소설 모두에 ‘따뜻함’을 잃지 않고 접근해나가겠다는 것이다.

- 회원 중심의 작가회의 만들겠다... 필요하다면 정관 개정까지 고민

이경자 이사장은 자신의 목표는 조직의 수평화를 통해 ‘회원 중심의 작가회의’를 만드는 것이라 이야기했다.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수평화를 위한 개선 방법은 작가회의 부이사장을 모두 지역에 기반을 둔 문학인으로 뽑는 것이다. 지역의 작가회의 회원이 서울에 위치한 본회와 차이를 느끼지 않게끔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현재 작가회의는 권서각, 권혁소, 김해자, 박두규, 신현수 시인 등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문인들이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경자 이사장은 지역 작가회의의 활성화를 위한 이러한 안배가 “회원들이 따뜻한 소속감을 느끼는 것”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경자 이사장은 ‘정관 개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작년 정기총회에 참여한 다수의 작가회의 회원은 ‘이사장 직선제’를 필두로 일부 정관을 개정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이경자 이사장은 “정관이라는 게 우리 조직의 틀”이지만 “그 틀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이야기했다. ‘정관’은 조직을 위해 만든 최소한의 규정이지만 시대가 바뀌어 회원들의 요구하는 지점이 바뀌었다면 틀 자체를 적합하게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자 이사장은 정관 개정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집행부 차원에서 직선제를 포함해 내용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이경자 이사장은 “여성인 제가 이사장이 되고나서 작가회의가 자유롭고 편안하고 따뜻하고 너그러운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 더욱 너그러운 마음으로 회원을 위하는 작가회의가 되려 한다고 전했다.

- 소설가로서의 계획... 우리 사회의 두 모순인 ‘양성불평등’과 ‘민족 분단’ 해소 위한 작품 쓸 것

이경자 이사장은 소설가로서 자신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이경자 이사장은 소설에 “여성주의 작가로서 여성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며 동시에 “분단이라는 비극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이경자 이사장은 “사랑과 상처”와 “절반의 실패”, “순이” 등 많은 작품에서 차별 받는 여성의 삶을 다뤄 여성주의 작가로 호명되어 왔다. 특히 80년대에 발표한 “절반의 실패”는 이경자 이사장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가부장제에 의해 소외된 여성의 삶을 십여 개의 에피소드로 그리고 있다. 이경자 이사장은 남존여비라는 사상이 여성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남성도 힘들게 하고 양성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는 주제를 전하고 싶어 “절반의 실패”를 집필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여성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나갈 것인지, 아니면 따로 예정 중인 작품이 있는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이경자 이사장은 여성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지만 추가적으로 갖게 된 문제의식을 다루는 데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최근 이경자 이사장은 여성이 특별한 상황에 처해있는 모습, 여성이 아닌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분단으로 인한 아픔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설 “세 번째 집”은 탈북 여성이 겪는 차별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집 “건너편 섬”에서는 미주 이민자나 분단으로 상처 입은 이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작품을 쓴 이유에 대해 이경자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모순에는 ‘양성불평등’과 ‘민족 분단’이 자리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두 가지 문제는 우리 사회의 뿌리에서 수많은 모순을 야기하기 때문에 작가로서 두 문제를 모두 다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경자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두 가지 모순을 풀어내기 위한 정답은 ‘통일’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경자 이사장은 “현재 우리 사회는 너무 불건강한 것 같다.”고 탄식하며 사회적인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를 지적했다. 이경자 이사장은 “통일은 대립과 분노가 사라지는 상징”이기 때문에 이런 때일수록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며 “분단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된다면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점차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경자 이사장은 “이것이 제 힘으로 어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조직원 중 한 사람이자 국민, 작가로서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이경자 이사장은 앞으로 1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경자 이사장이 말하는 ‘회원 중심의 작가회의’는 작품에서 지향하는 ‘갈등과 대립이 해소된 상태’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단체의 장으로서도, 작가 개인으로서도 평화와 공존을 위해 애쓰는 이경자 이사장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