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시인, “시집은 제 자식... 감옥에 갇힌 자식 풀어달라” 문학과지성사 대상으로 시위 진행
박진성 시인, “시집은 제 자식... 감옥에 갇힌 자식 풀어달라” 문학과지성사 대상으로 시위 진행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2.0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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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라비 작가가 문학과지성사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오세라비 작가가 문학과지성사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박진성 시인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가 출고정지 및 출판계약 이행 등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2월 8일 오후 3시 합정에 위치한 문학과지성사 사옥 앞에서 당당위와 박진성 시인, 오세라비 작가가 함께한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됐다.

박진성 시인과 문학과지성사의 갈등은 2016년 SNS에서 박진성 시인이 성추행, 성폭행범으로 지목당하며 시작됐다. 박진성 시인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자 문학과지성사에서는 사고를 내고 박진성 시인과 합의하여 시인의 시집 “식물의 밤”의 출고정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박진성 시인이 혐의를 벗고 난 이후 시집의 출고정지 해제를 요청하였으나 문학과지성사에서 이에 응하지 않으며 갈등이 커지게 된다.

지난 7월 뉴스페이퍼의 취재에서 박진성 시인은 “출고정지를 해제해달라는 요구를 2017년 4월 이후 10여 차례 한 바가 있고 번번이 묵살 당했다.”고 하소연했으며,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주간은 출고정지는 박진성 시인과 합의하여 이뤄진 일이며 “출고정지 조치와 관련하여 입장변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6년 문학과지성사에서 밝힌 사고
16년 문학과지성사에서 밝힌 사고

당당위와 박진성 시인은 문학과지성사를 대상으로 출고정지 해제, 사고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 표명, 구두로 이뤄졌던 출판 계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2월 7일부터 합정에 위치한 문학과지성사 사옥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2월 8일에는 당당위 문성호 대표, 오세라비 작가, 시인을 지지하는 시민 등이 사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오세라비 작가는 “박진성 시인의 성희롱, 성폭행 의혹이 허위임에도 문학과지성사는 석연찮은 이유로 입장이 변화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며 “박진성 시인이 건 세 가지 조건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자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지성의 수원지가 되겠다는 글귀가 있다. 그런데 과연 문학과지성사가 지금 하는 행위가 지성의 수원지인가. 저는 이것이 지성의 옹달샘이라 생각한다.”며 “모든 의혹이 허위로 판명된 시인에게 이렇게까지 잔인하고 혹독하게 대해야 하는가.”라고 문학과지성사를 규탄했다.

문학과지성사 사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한 박진성 시인 [사진 = 김상훈 기자]
문학과지성사 사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한 박진성 시인 [사진 = 김상훈 기자]

릴레이 1인 시위에 함께한 박진성 시인은 “16년 당시 문학과지성사가 저를 성범죄자로 단정하는 사고를 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성폭력 혐의를 벗고, 무고했던 당사자의 무고행위와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인정되고, 의혹을 보도했던 언론사의 정정보도문을 내보내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다시는 저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가 내보낸 사고로 인해 성범죄 의혹이 ‘사실’이 되어 전파됐다는 것이 박진성 시인과 당당위의 입장이다. 박진성 시인은 “문학과지성사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피해자를 위해서는 신속하게 사고를 내보냈다가, 실존하는 피해자인 저에게는 28개월째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16년 내보냈던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시집이 여전히 출고정지 상태인 것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다. 박진성 시인은 “정정보도문을 받은 날,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던 식물의 밤 시집을 붙잡고 울었다. 시인 박진성은 무고하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나의 자식 같은 시집은 아직도 감옥에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상황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저는 자식이 없다. 시집이 제 자식이다. 제 자식을 감옥에서 이제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1인 시위 중인 박진성 시인 [사진 = 김상훈 기자]
1인 시위 중인 박진성 시인 [사진 = 김상훈 기자]

박진성 시인은 형평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16년 SNS에는 박진성 시인을 제외하고도 여러 시인의 이름이 구설수에 올랐으나 문학과지성사에서 대응한 것은 박진성 시인과 배용제 시인 뿐이기 때문이다. 배용제 시인은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박진성 시인의 경우는 혐의가 없음이 입증됐음에도 여전히 출고정지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박진성 시인과 당당위는 출고정지 해제,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 구두로 이뤄졌던 출판 계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문학과지성사 측은 7일 법무법인을 통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던 "식물의 밤"의 계약이 5월 27일자로 만료된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태이며, 출판 계약 관계가 종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발송한 내용증명 일부 [사진 = 박진성 시인 제공]
문학과지성사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발송한 내용증명 일부 [사진 = 박진성 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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