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과 웹진 비유, ‘작가들의 지속적 글쓰기 가능케 하는 공동체’ 모색하는 집담회 열어
문학3과 웹진 비유, ‘작가들의 지속적 글쓰기 가능케 하는 공동체’ 모색하는 집담회 열어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2.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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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출판 시장의 축소와 매체 환경의 변화 등으로 작가들의 삶이 점점 열악해지는 가운데 작가 공동체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비의 ‘문학3’과 서울문화재단의 ‘비유’는 지난 1월 31일 창비서교빌딩 지하에서 집담회를 열고 ‘작가들이 문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나눴다.

문학3과 비유가 개최한 집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문학3과 비유가 개최한 집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대표적인 작가 공동체로는 ‘동인’이나 ‘작가단체’를 꼽을 수 있다. ‘동인’은 마음이 맞는 몇몇 작가들이 모인 소규모 공동체로, 구성원들은 서로의 작품을 합평하거나 창작을 북돋아 주고, 동인들이 모인 작품을 엮어 동인지를 내놓기도 한다. 한국작가회의나 한국문인협회 등 작가단체는 작가들이 집단을 이뤄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공동체는 작가들이 오래도록 작품을 쓸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때문에 ‘문학3’과 ‘비유’는 문학인의 의견을 청취하여,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를 모색하고자 행사를 연 것이다.

이날 행사는 비유의 장은정 편집위원과 문학3의 양경언 기획위원이 지속 가능한 문학 공동체의 방향으로 ‘협동조합’을 제시하는 1부, 참여 관객이 공동체에 대해 직접 생각하고 작성해보는 시간, 김현 시인의 사회아래 참여자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2부 순으로 진행됐다.

장은정 비유 편집위원.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은정 비유 편집위원.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은정 편집위원은 비유와 문학3은 ‘문학이 지속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만남을 가졌다고 이야기했다. 웹진 ‘비유’에서는 서울문화재단 ‘자기만의 방’ 사업을 진행하여 작가들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려 했다. ‘자기만의 방’ 사업은 작가들의 평균 수익인 한 달 20만 원의 절반인 10만 원으로 예술작업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보자는 사업이다. 또한 문학3에서는 작가들이 예술인의 기본소득과 예술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글을 연재한 바 있다.

비유와 문학3은 만남을 통해 예술인들의 문제는 개개인의 차원에서 해결하기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답을 내렸다. 이들이 내놓은 공동체의 예시는 ‘협동조합’이다. 작가들의 힘을 모은 ‘협동조합’을 구성한다면 작가들의 지속적 작품 활동에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장은정 편집위원은 ‘예술인 소셜 유니온’, ‘자립음악생산조합’, ‘망원동 브라더스(연극 분야의 1회성 협동조합)’,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등 다른 장르의 협동조합, 공동체의 예시를 들며 이들이 소속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준다고 짚었다.

양경언 문학3 기획위원. 사진 = 육준수 기자
양경언 문학3 기획위원. 사진 = 육준수 기자

장은정 편집위원과 양경언 기획위원의 발언 뒤에는 독자 및 문학인들이 직접 공동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말해보는 시간과, 그 생각을 발표 및 공유하는 2부가 이어졌다.

객석에서는 대부분 공동체의 필요성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참여자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낼 수 있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호 평론가는 20년간 원고료가 동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업계가 어려우니 원고료가 오르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왜 그걸 올리기 위한 노동조합이나 단체를 하지 않을까”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글쓰기는 노동보다 숭고한 지식인이 하는 거다.”라는 생각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글쓰기 여건을 마련해주는 데에 장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동호 평론가는 이제는 글을 쓰는 이들이 스스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석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정현석 소설가. 사진 = 육준수 기자

한편 협동조합의 한계에 우려를 표하는 이도 있었다. 협동조합 형태의 문예지 ‘젤리와 만년필’을 운영했던 정현석 소설가는 “저는 잡지를 만들고 낭독회도 해봤다.”며 “수입원을 만들기가 어려워 매번 소셜 펀딩에 의존해야 했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해주었다. 펀딩을 하지 않으려면 문예지발간지원사업을 통해 정부 보조금을 받아야 하나 “그것도 지속적 발간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수입원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동조합을 시도하면 운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객석에서는 다양한 공동체의 형태를 제시하기도 했다. 작품을 봐주는 합평회 형식의 공동체, 어플 개발이나 카페와의 협력을 통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 협동조합 등이다.

김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김현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2부 사회를 맡은 김현 시인은 과거 청년 협동조합을 운영해본 적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협동조합에는 좋은 점도,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수많은 사람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힘을 모은다는 이상적인 면이 있는 반면, 서로의 목적이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방향성이 틀어지면 무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김현 시인은 많은 협동조합은 실패로 끝나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나온 의견들을 잘 취합하면 새로운 형태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정리했다.

이날 행사는 관객이 다양한 의견을 제안해주는 가운데 끝이 났다. 행사를 마치며 양경언 평론가는 이날 행사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허투루 듣지 않고 다음 행사를 한 번 더 열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문학3과 비유가 개최한 집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문학3과 비유가 개최한 집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육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