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책방 “청색종이”, 우리 시대 사상가들의 예술이론 강독하는 ‘청색종이 인문학교’ 개강
문래동 책방 “청색종이”, 우리 시대 사상가들의 예술이론 강독하는 ‘청색종이 인문학교’ 개강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2.28 2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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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종이 책방 내에서 인문학교 강독회가 진행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청색종이 책방 내에서 인문학교 강독회가 진행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김태형 시인이 운영하는 문래동 책방 “청색종이”가 2월 25일부터 3월 26일까지 4회에 걸쳐 이성혁 평론가와 함께하는 ‘청색종이 인문학교’를 운영한다. 이번 인문학교는 이성혁 평론가와 함께 우리 시대 사상가들의 예술이론을 함께 읽고 자유로이 이야기를 나눠보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2월 25일과 26일에는 자끄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을 강독했다.

이번 ‘청색종이 인문학교’는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고 문체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후원하는 “2018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인문학교에서 강독을 이끌어갈 이성혁 평론가는 1999년 “문학과창작” 평론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2003년 “대한매일신문” 문학평론에 당선되며 데뷔했다. 평론집으로 “불꽃과 트임”, “불화의 상상력과 기억의 시학”, “서정시와 실재”, “미래의 시를 향하여” 등이 있다.​

인문학교 첫 시간인 25일에는 문래동 지역의 예술인, 지역 주민 등이 자리한 가운데 자끄 랑시에르의 저서 “감성의 분할”의 강독이 이뤄졌다. 이성혁 평론가는 “상주작가를 하게 되어 무얼 해볼까 하다가, 문학계나 예술계에서 많이 회자되는 사상가의 글을 강독해보자는 생각에 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인문학교에서 다루는 사상가들은 자끄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안토니오 네그리, 조르조 아감벤 등 4명이다.

이성혁 평론가와 강독에 참여한 참가자들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성혁 평론가와 강독에 참여한 참가자들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성혁 평론가는 “한국 문학계가 용산 참사 직후 문학이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을 때, 고민의 물꼬를 튼 게 진은영 시인의 평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진은영 시인의 평론은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에 바탕을 두고 있었으며, 이후 랑시에르의 저서가 문학계에 많이 읽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감성의 분할”의 첫 장은 “감성의 분할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이 정치와 미학 사이에 정립하는 관계들에 대하여”가 자리하고 있다. 랑시에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민/노예와 플라톤의 시민/장인처럼 선험적 형식들의 체계가 경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보았다. 플라톤은 시민과 장인으로 인간을 구분지었는데, 장인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며, 장인이 자기 몫을 할 때 공화국이 잘 돌아간다고 보았다. 때문에 장인은 자기 몫을 정치에서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민과 노예로 인간을 구분했는데, 노예는 인간의 규정에서 벗어난 것으로, 정치적 공간 속에서 노예의 말은 소음에 불과한 것이었다. 노예 또한 몫이 갖지 못했다.

​랑시에르는 이렇듯 선험적 형식으로 인해 경계에서 밀려난 자들을 몫이 없는 자들로 보고, 이 몫 없는 자들이 자기의 몫을 주장할 때, 밀려난 자들이 경계 속으로 들어올 때 부딪힘이 일어나고 정치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성혁 평론가는 “랑시에르 식으로 이야기하면 문학과 예술은 규정이 나눠져 있던 것 -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들을 수 있는 것과 들을 수 없는 것 –을 뒤섞어버리고, 이것들을 평등적이고 수평적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랑시에르는 기호들의 표면(책이나 회화), 연극의 이중분열, 합창 가무단의 리듬 등 세 가지를 감성 분할의 세 가지 형태로 보았다. 세 가지 형태를 통해 사회적인 것들이 반영되고 이 형태 속에서 고유한 정치적인 것이 나타난다고 본 것이다.

​랑시에르는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문학에서의 민주주의’로 제시하는데, 재현의 위계를 타파하고 “어떤 메시지를 문학에 부여하는 것에 대한 그의 거부 자체가 민주주의적 평등에 대한 하나의 증거로 간주되었기 때문”이었다.

강독회의 진행 및 강독 역을 맡은 이성혁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강독회의 진행 및 강독 역을 맡은 이성혁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이날 강독회는 “감성의 분할”의 첫 장부터 “예술체제들에 대하여 그리고 모더니티의 개념의 결점에 대하여”, “기계 예술들에 대하여 그리고 익명인들의 미학적 과학적 지위 향상에 대하여”까지 강독을 이어나갔으며, 강독 이후에는 참석자들과 랑시에르의 사상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고갔다. 한국의 근대소설에서 계몽적 플롯 바깥에 있는 작품이나 평범성을 차용한 작품을 탐색하기도 했으며, 웹소설을 비롯해 모바일 환경이 가져오는 민주주의적 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청색종이 인문학당’은 26일까지 랑시에르의 저서 강독을 진행했으며, 3월 12일과 3월 26일에는 안토니오 네그리, 조르조 아감벤 등의 저서를 강독하고 참가자들이 각자가 생각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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