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기형도 시인 30주기, 추모제부터 심포지엄까지 기형도 시인 기억하는 행사 마련
올해는 기형도 시인 30주기, 추모제부터 심포지엄까지 기형도 시인 기억하는 행사 마련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3.04 21:12
  • 댓글 0
  • 조회수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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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의 묘 앞에 제사상이 마련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기형도 시인의 묘 앞에 제사상이 마련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3월 7일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뜬 기형도 시인의 기일이다. 올해는 특히 89년 세상을 뜬 기형도 시인의 30주기로, 출판사부터 문학관, 문학단체, 유족, 지인들에 이르기까지 기형도 시인을 추모하고 시인을 기억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심포지엄부터 낭독회, 특별 전시, 추모의 밤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 가운데, 3월 2일에는 기형도문학관 주최로 30주기 추모제가 시인이 묻힌 천주교 안성추모공원에서 진행됐다. 

기형도 시인은 1960년 인천 옹진에서 태어나 시흥군 소하리(현재의 광명시 소하동)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다. 1979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학교 내 문학 동아리인 연세문학회를 가입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1982년에는 연세대 윤동주문학상에 시 ‘식목제’가 당선되며 두각을 드러냈으며,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안개’가 당선되며 데뷔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며 틈틈이 작품을 창작했던 기형도 시인은 첫 시집을 내기도 전인 89년 3월 종로의 한 극장에서 뇌졸중으로 숨진 채 발견된다. 시인의 사후 작품을 모아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이 출간되었고, 비록 남긴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기형도 시인의 작품은 독특한 매력을 지닌 채 여전히 읽히며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시인이 되었다. 

기형도 시인의 묘에 제사상이 꾸려졌다 [사진 = 김상훈 기자]
기형도 시인의 묘에 제사상이 꾸려졌다 [사진 = 김상훈 기자]

기형도문학관과 유족, 연세문학회, 기형도기념사업회 등이 함께 준비한 30주기 추모제에는 시인의 선후배, 유족, 친구 등과 시인의 작품에 감명을 받은 이들 10여 명이 함께했다. 시인이 묻힌 천주교 안성추모공원에 모여 정성스럽게 제사상을 준비한 이들은 함께 모여 제사음식을 음복하고 시인의 시를 낭독하는 시간을 보냈다. 제사상에는 과일이나 떡 같은 제사음식뿐 아니라 기형도 시인이 생전에 좋아했다는 과자나 탄산음료가 함께 올라갔다. 

시인의 묘를 찾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인을 추모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시인의 묘를 찾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인을 추모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기형도 시인의 누나인 기향도 기형도문학관 명예관장은 “30주기에도 기형도를 사랑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큰 위로를 받는다.”며 기형도 시인의 새로운 시집인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가 곧 출간될 예정이기에 “입 속의 검은 잎”처럼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는 기형도 시인의 유고 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잎”에 실린 시들과 미발표 시 97편을 모아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이 출간하는 시집이다. 기향도 관장은 또한 기형도문학관에서 기형도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기형도문학관과 함께 해주길 부탁했다. 

음복을 겸해 시낭독과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음복을 겸해 시낭독과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안성추모공원에서 추모제를 마친 이후에는 간담회가 이어졌다. 간담회에 참여한 이들은 기형도 시인의 친구, 유가족 등으로부터 기형도 시인에 대해 이야기를 듣거나, 자신이 어떻게 기형도 시인을 알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기형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태연 소설가 [사진 = 김상훈 기자]
기형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태연 소설가 [사진 = 김상훈 기자]

기형도 시인의 친구로 알려진 김태연 소설가는 시인이 죽고 안성추모공원을 찾을 때마다 술을 마셨다고 이야기했다. 3월 첫 주에는 진눈깨비가 흩날리곤 했는데, 시인의 묘를 찾는 이들마저 적어 심란한 시기를 보냈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묘를 찾은 이가 자신밖에 없었다며, “위기의식마저 느껴 한 달 전부터 후배들에게 알리고 사람들을 모으는 등 준비를 하기도 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30주기에도 기형도 시인을 잊지 않고 찾는 이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기형도기념사업회 회장인 김세경 시인은 낭독을 통해 기형도의 시를 새로이 발굴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시 낭독을 기획하고 이야기했다. “기형도 시는 특히 길게 쓰여져서 눈으로 읽는 것보다 랩이나 힙합 같은 것과 연결하면 좋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힌 김세경 시인은 “기형도의 시는 청춘의 고뇌를 담아냈기에 어른이 읽어도 좋지만 젊은 학생들이 읽어도 좋은 작품이다. 젊은 친구들이 낭독회를 통해 시를 좋아할 수 있게 되도록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 말미에 기향도 명예관장은 “시와 문학이 사람의 내면을 건드리고, 그것이 각자의 떨림과 울림을 키워 좋은 기운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기형도 시를 읽으신 분들이 각자의 떨림과 마음으로 오셨으리라 생각해 감사할 뿐이다.”며 간담회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형도문학관은 3월 5일 오후 7시부터 기형도 30주기 추모 콘서트를 개최한다. 운산고등학교 학생들이 진행한 기형도 프로젝트의 수상작 발표, 기형도 시를 소재로 한 라이브 드로잉 아트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과 유족 및 선후배 등으로부터 듣는 회고담 등이 마련되어 있다. 

이밖에도 기형도 시인의 30주기를 꾸미는 행사가 3월 한 달 동안 이어진다. 3월 7일에는 연세대학교가 주최하는 "기형도 30주기 심포지엄", 문학과지성사가 주최하는 "추모의 밤" 행사가 이어지며, 3월 9일에는 기형도문학관 라운딩과 집터 투어가 진행된다. 또한 지역 서점과 연계하여 3월 16일 "위트앤시니컬"에서 열리는 완독회, 3월 23일 "꿈꾸는 별책방"에서 열리는 시 낭독회, 3월 30일 "영동문고"에서 열리는 "내가 만난 기형도" 행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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