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학의 총체성 회복할 것’ 조직 개편 및 이산문학과 기획번역 사업 진행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학의 총체성 회복할 것’ 조직 개편 및 이산문학과 기획번역 사업 진행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3.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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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 기자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한국문학번역원 기자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국내 문학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문학번역원이 3월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년 성과 공유 및 2019년 계획 발표를 진행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매체 변화에 적응하고 번역 작품을 출간 확대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문학의 총체성 회복을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019년에는 조직을 개편해 문학진흥본부를 설치하고, 주요 사업으로는 근 · 현대를 아우르는 기획번역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4~5월 국내외에서 이산문학 교류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문학의 번역 지원, 우수 번역가 양성, 번역출판 기반 강화 등의 사업을 통해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96년 설립된 ‘한국 문학 번역 금고’를 전신으로 두고 있으며 2001년 문예진흥원의 한국 문학 번역 사업과 통합해 현재의 명칭이 되었다. 2018년 3월 김사인 시인이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임명되었으며, 3월 5일부로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을 비롯해 문학진흥본부 고영일 본부장, 해외사업본부 윤부한 본부장, 번역교육본부 박경희 본부장, 경영지원본부 곽현주 본부장, 기획협력실 이정근 실장 등 한국문학번역원의 주요 간부들과 기자들이 참여했다.

- 김사인 원장,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할 때”

한국문학번역원이 밝힌 번역원의 장기적 방향은 “한국문학의 총체성 회복”이다. 김사인 원장은 이전까지 외국어 문학 전공자들이 역임했던 번역원장 일을 한국문학 전공자이자 창작 종사자인 자신이 맡게 된 것은 “한국문학이란 대체 무엇인가, 한국문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 물음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가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문학이라는 것이 한국어로 된 콘텐츠로 국한되어 생각하는 시기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의 배경에는 북한과의 관계 증진과 해외에서의 한국문학 위상이 있다. 먼저 북한과 관계가 증진되고 문화 교류가 이뤄지며 한국문학의 범위에 대한 고민이 다시금 제시되기 시작했다. 북한문학을 한국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동포문학이나 이산문학, 이민2~3세대문학도 한국문학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해외에서 바라보는 북한문학과 한국문학의 관계에도 한계가 있었다. 김사인 원장은 “해외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서 한반도에 관심이 가장 뜨거운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BTS고 하나는 북한이다.”라며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외에서 북한문학에 대한 접근이 한국문학과 완전히 별개의 다른 것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사인 원장은 “해외에서 북한문학 선집이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소개한 한국문학은 자동적으로 남한문학이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남한은 분리되어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일이며, ‘북한문학과 남한문학은 하나의 한국문학’이라는 틀이 유지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 [사진 = 김상훈 기자]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 [사진 = 김상훈 기자]

김사인 원장은 “해외에서는 북한문학선집이 우리 손이 닿지 않는 범위에서 만들어지고, 남북한 문학이 별개인 것처럼 고찰될 수 있다는 위기감 같은 게 있다.”며 “남북한 문학이 별개의 것으로 고착되는 것을 막으며 큰 하나의 윤곽을 세계문학 무대에서 유지되고 관리될 수 있는 논의와 고민의 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때문에 한국문학번역원은 중장기 방향으로 한국문학의 총체성 회복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사업과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조직개편을 통해 ‘문학진흥본부’를 설치하고 한국문학의 개념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문학진흥본부 고영일 본부장 [사진 = 김상훈 기자]
문학진흥본부 고영일 본부장 [사진 = 김상훈 기자]

문학진흥본부 고영일 본부장은 문학진흥본부에서 한민족 이산문학 교류 행사와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영일 본부장은 “한국문학의 범주를 확장하는 문제에서 가장 먼저 부딪힌 것은 한민족 이산문학, 해외 한인문학, 이민 3,4세대 문학이었다.”라며 “이 문학들과 한반도 내에서 이뤄지는 한국문학과의 연대와 교류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고 말하고 이산문학 교류 행사를 설명했다.

오는 4월 13일 도쿄에서는 재일문학에 대한 관심을 두고 행사가 진행된다. 일본의 여러 학자들과 일본에서 문학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모여 학술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5월 4일부터 6일까지는 3일에 걸쳐 연변대학에서 조선족문학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이러한 행사는 학술적 교류 이외에도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토론과 대담을 진행하며 문화적, 인적 교류 차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5월 19일부터 23일까지는 국내에서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을 대주제로 이산문학 작가를 초청, 문학교류 행사를 진행한다. 고영일 본부장은 “이 행사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국문학과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글문학을 포함한 해외한인문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부분”이라며 “한국문학번역원의 사업 범주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생산된 한글문학에 대한 부분이었다면, 이제 해외에서 쓰여진 한글문학은 물론이고 해외 한인문학까지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교류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재일문학이나 조선족문학, 미주한인문학 등 모든 문학이 한국문학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김사인 원장은 그러한 태도를 지닌다면 “무모하고 현지인들에게 불필요한 불편을 드릴 것”이며 어디까지나 “언어, 형태, 주제, 핏줄에 있어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과 우리가 힘 닫는 한 관심과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보여주려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사인 원장은 “일본의 김석범, 중국의 김학철, 미주 김은국, 여기서 나아가 북한의 이기영 한설야의 작품을 복원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며 “이 모든 것을 잇는 큰 한국문학의 윤곽을 떠올릴 수 있도록 상상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분단과 이산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반도 주민들의 노력, 한국인들의 고달픔과 사상과 이념의 진폭, 여성과 퀴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수난과 극복을 위한 노력, 이 모든 것들을 크게 아우르는 문학을 세계문학의 장 속에 제시하는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 기자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한국문학번역원 기자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한편 한국문학번역원은 2019년 주요 사업으로는 △ 기획번역 출간 확대, △ 한민족 이산문학 국내외 교류행사 개최, △ 서울국제작가축제 정례화 및 규모 확대, △ 북유럽 3국 수교 60주년 기념 문학행사, △ 소수언어권 신진번역가 발굴 및 양성, △ 문학 거점도시 해외 문화원에 전문인력 파견 등 크게 여섯 가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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