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광주전남문학사를 통해 바라본 한국 문학사. 이승철 시인,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에 대해 말하다
[인터뷰] 광주전남문학사를 통해 바라본 한국 문학사. 이승철 시인,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에 대해 말하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3.0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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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광주 전남 지역의 문학은 부당함에 맞서는 문학으로, 운동사적으로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광주의 작가들은 6, 70년대 독재 정권 때에는 독재와 투쟁하는 문학을 선도했으며,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이후에는 살아남은 이들이 학살의 아픔을 문학으로 형상화하기도 했다. 부당함에 저항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광주의 문학 정신은 여전히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승철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승철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최근 광주의 문학정신을 한국문학운동사 전체로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으로 광주 지역의 문학사를 정립한 책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가 출간됐다. 이승철 시인이 집필한 이 책은 광주전남문학사의 결정적인 순간들, 주목해야 할 장면들을 보여준다. 또한 이를 통해 현 시대에 우리가 광주의 5월과 당시 문인들의 활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이승철 시인은 1983년 무크지 ‘민의’ 제2집에 시를 발표하여 작가로 데뷔했으며 “세월아, 삶아”, “총알택시 안에서의 명상”, “당산철교 위에서”, “오월”, “그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등의 시집을 펴냈다. 82년 12월 광주에서 ‘광주젊은벗들’을 결성하여 시낭송운동을 펼쳤으며 자유실천문인협회의,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를 통해 35년간 활발히 활동해왔다. 현재는 한국문학평화포럼의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승철 시인의 저서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승철 시인의 저서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승철 시인의 저서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이승철 시인이 계간지 ‘문학들’에 같은 이름으로 연재한 다섯 편의 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뉴스페이퍼는 이승철 시인과 만나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어떤 목적으로 집필했는지 들어보았다.

인터뷰에서 이승철 시인은 이 책은 “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문인들의 시대적 모습, 시대적 질곡을 타파하기 위해서 어떻게 문학적으로 대응, 행동해왔는가”를 문학운동사적 관점에서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광주에서 문인들이 했던 활동은 우리 문학운동사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또한 시 낭송팀인 ‘광주젊은벗들’에 참여했던 작가로서 자신이 가진 문학의 뿌리를 추적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집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1부 ‘한국근현대문학을 개척한 광주전남의 선각자들’은 광주전남 근현대문학의 효시 ‘조운’ 시인과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인 ‘박화성’부터 죽형 조태일 시인에 이르는 광주전남 문학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 ‘참여문학의 등장과 민족문학운동의 출발’에서는 광주를 중심으로 참여정신이 문학에서 어떻게 발현되었는지를 보여주며, 그 안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3부 ‘1970년대 반독재 민족문학을 선도한 광주의 문인들’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반독재 민족문학’을 했던 광주의 문인들(문병란, 양성우, 김준태, 송기숙, 김남주)의 사례를 소개한다. 4부 ‘5.17쿠데타와 광주 문인들의 진실투쟁’에서는 전두환의 5.17 쿠데타와 황지우, 김현장 시인 등의 유인물 배포 활동과 김준태 시인의 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둘러싼 필화사건 등을 이야기한다.

5부 ‘5월시 동인과 광주젊은벗들의 문학운동’에는 광주의 5월을 알리기 위한 ‘5월시’ 동인과 시 낭송 팀 ‘광주젊은벗들’의 문학운동이 담겨있다. 두 단체의 등장에 대해 말하며 이승철 시인은 80년 5월 이후 문인들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을 짚었다. 데뷔한 작가들이 이룬 ‘5월시’ 동인과 문청들이 모여 만든 시낭송 모임 ‘광주젊은벗들’은 문학인들이 느낀 책임감의 발로라는 것이다. 이승철 시인은 당시는 일체의 문화운동이 없던 엄혹한 시절로, 5월시 동인과 광주젊은벗들이 나서 문화운동의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승철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승철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책의 부록에는 광주전남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인 31인의 문학적 생애를 담아낸 서면 인터뷰가 실렸다. 이승철 시인은 이 부분을 통해 실제 광주 거주 문인들의 목소리 등 “계간지에 연재할 당시에는 담지 못했던 내용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의 문학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승철 시인은 특히 ‘광주의 5월 정신’을 강조했다. 지금 시대에 광주의 5월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승철 시인은 현대에 “끊임없이 오월을 들먹이고 오월이 뭐냐고 되묻는 것”은 한국민주주의의 발전에 그만큼 기여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민이 모든 국민을 대신하여 희생양이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철 시인은 “그 역사를 문학적으로 바로 세운다는 것은 후손들을 위해 살아있는 한 해야 하는 것”이라며 “80년 광주 5월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문인들이 어떻게 투쟁했고, 그것이 우리 문학사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철 시인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승철 시인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이승철 시인은 광주가 국가 기념일이 되면서 한 편으로는 광주항쟁이 “박제화 되고 기념비화 되고 일정의 이벤트처럼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광주라는 실제적 진실에 대한 보다 면밀한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승철 시인은 “광주의 진실은 아직 50%밖에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80, 81년 사이에 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갑자기 줄어들고,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청소차에 실려가 암매장 당한 문제 등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전두환이 광주에 간 것이 확실한데 발로 안 디뎠다고 하더라.”며 “역사를 규명하는 작업이 다시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광주의 5월은 끝난 듯 보이지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미완의 역사라는 것이다.

끝으로 이승철 시인은 “광주전남의 문인에게 시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면 “일제 때 훼절되지 않고 독립을 위해 애쓰고, 유신 치하 70년대에는 반독재 민족문학을 했다는 시대정신”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승철 시인은 그러한 광주의 정신을 토대로 “통일의 문학, 평화의 문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냉전 이후 “우리 문학이 사회적 이슈, 공동체적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너무 언어에만 초점을 맞추고 사소해진 것 같다.”며 앞으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 책을 계기로 새롭게 모색해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철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승철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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