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집 서울, 고 성찬경 시인 주목한 '금요문학마당' 행사 성료
문학의집 서울, 고 성찬경 시인 주목한 '금요문학마당' 행사 성료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9.03.18 2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찬경 시인의 차남 성기선 교수가 회고담을 말하고 있다. [사진 = 이승하 시인 제공]
성찬경 시인의 차남 성기선 교수가 회고담을 말하고 있다. [사진 = 이승하 시인 제공]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지난 15일 문학의 집 서울이 주최 주관하고 서울특별시와 유한킴벌리가 후원한 금요문학마당 ‘그립습니다’ 행사가 개최됐다. 금요문학마당은 작고 문인을 재조명하는 행사로,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성찬경 시인이다.

성찬경 시인은 1930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2013년 2월 26일에 작고했다. 1956년 조지훈 시인의 추천으로 “문학예술”을 통해 데뷔하여 “화형주둔곡”과 “벌레소리 송”, “묵극”, “거리가 우주를 장난감으로 만든다” 등의 시집을 펴냈다. 2009년 12월 21에 발간한 제9시집인 "해"가 마지막 시집이었고 사후에 그의 시론을 집대성한 책 "밀핵시론"(조선문학사, 2014)이 유고문집 형식으로 간행되었다. 

지팡이를 든 이근배 시인 [사진 = 이승하 시인 제공]
지팡이를 든 이근배 시인 [사진 = 이승하 시인 제공]

이날 행사에는 고인을 기억하는 이근배 시인과 이승하 시인 등 다수의 시인과 동료가 참여했다. 특히 이근배 시인은 고물을 엮어놓은 듯한 지팡이를 들고 시낭송을 했는데, 이 지팡이는 과거 성찬경 시인이 진행했던 말예술 공연 때 사용했던 소도구였다.

'물권'이란 과거 성찬경 시인이 주창한 사상으로, 사람들에게 인권이 있듯 사물도 그들의 존재할 권리인 물권이 있다는 것이다. 고 성찬경 시인은 응암동 자택에 ‘응암동 물질고아원’이라고 새긴 액자 크기의 양철간판을 내걸고 마당에 온갖 고물들을 가져다 놓았다. 성 시인은 이후에는 그것들을 분해하여 재조립,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위는 생태환경론자의 문학적 실천이자 더 나아가서는 버려진 물건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실천이기도 했다.

이날 이근배 시인이 시낭송할 때 들고 나온 지팡이 역시 고물들을 재조립한 지팡이로, 성찬경 시인의 물권사상을 재현한 것이다. 시낭송을 또 다른 예술의 방식으로 주창한 성찬경 시인의 사상을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시인 스스로 시 낭송 겸 퍼포먼스 공연을 여덟 차례 시도함으로써 활자와 몸짓과 소리의 삼위일체를 꾀해야 시가 된다는 성찬경 시인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승하 교수는 이날 성찬경 시인이 주장한 ‘밀핵시론’에 대해 요약해 설명했다. 지극히 작지만 그 작은 물질 안에 엄청난 의미가 내장된 시를 써야 한다는 ‘밀핵시론’은 일자시, 일자일행시 같은 극단의 실험을 한 것으로, 시가 마냥 길어지고 운율을 잃고 산문화되고 애매성이 강조되는 현대에 경종을 울리는 시론이라고 했다. 1974년에 발표한 ‘공해시대와 시인’은 생태환경시의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미세먼지가 온 나라를 덮은 요즈음 세상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계영 신부가 성찬경 시세계의 신비성과 영성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시인의 제자인 설태수 시인, 시인의 차남인 성기선 교수 등이 회고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근배 시인 외에 성균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김동호 시인, 유지를 이어 공간시낭독회를 이끌고 있는 이인평 시인, 시낭송가 김세희 등이 고인의 시를 낭송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