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과 연극인에게 사랑받아온 동숭아트센터, 예술청으로 거듭나기 위한 "동숭예술살롱" 첫 번째 자리 마련
영화인과 연극인에게 사랑받아온 동숭아트센터, 예술청으로 거듭나기 위한 "동숭예술살롱" 첫 번째 자리 마련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3.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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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동숭아트센터는 1989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 민간 복합문화공간으로, 극장이자 영화관,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혜화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동숭아트센터는 연극인들과 영화인들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되어왔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은 없는” 공간이었던 동숭아트센터가 서울문화재단과 만나 ‘예술청’으로 거듭나게 됐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16년부터 동숭아트센터를 매입해 새로운 공간으로 꾸밀 계획을 세워왔다. 일각에서는 우려를 사기도 했던 동숭아트센터 매입은 18년 중순에 완료됐으며, 동숭아트센터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해서는 19년 3월에 이르러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울문화재단이 동숭아트센터를 ‘예술청’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인과 시민, 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이 만들 ‘예술청’은 예술인들의 교류 장소이자 예술인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운영된다. ‘예술청’의 정식 개관은 2020년으로, 서울문화재단은 개관에 앞서 운영모델을 실험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예술청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행정기관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예술인과 협치하여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도에서다.  

시민과 예술인의 의견을 청취하고 예술인의 창의성을 발휘해보고자 서울문화재단은 두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과 아트프로젝트 “텅·빈·곳”이다. “동숭예술살롱”은 예술청을 만들기에 앞서 시민과 전문가, 예술가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3월 20일을 시작으로 격주 수요일마다 총 10회 진행될 예정이다. 

동숭아트센터 2층에서 열린 "동숭예술살롱" [사진 = 김상훈 기자]
동숭아트센터 2층에서 열린 "동숭예술살롱" [사진 = 김상훈 기자]

3월 20일에는 동숭아트센터 2층에서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의 첫 자리가 마련됐다. 예술인들과 시민, 관이 함께 만들어갈 예술청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 동숭아트센터의 기억 공유하며 새로운 가치 모색한 동숭예술살롱 첫 번째 자리

동숭아트센터는 공연계와 영화계 모두에게 의미 깊은 곳으로 꼽힌다. 동숭아트센터의 기억과 역사는 가볍게 잊혀져도 좋을 것이 아니었고, 때문에 동숭예술살롱의 첫 번째 자리는 동숭아트센터의 기억과 가치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어떻게 미래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이야기됐다. 영화사 진진 김난숙 대표, 김만식 전 동숭아트센터 극장장, 원촌중학교 주미경 인성예술교육 부장, 정동환 연극배우 등 동숭아트센터에 대한 추억과 기억이 있는 이들이 발제자로 나섰다. 

동숭아트센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동완 배우 [사진 = 김상훈 기자]
동숭아트센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동완 배우 [사진 = 김상훈 기자]

정동완 배우는 동숭아트센터를 처음 보았을 때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대학로에 대형 규모 극장이 없는 것은 아니며 아르코예술극장이 1981년 개관했으나 “아무래도 관제 극장은 관제 극장이었다.”며 마뜩잖았다는 것이다. 정동완 배우는 관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낸 극장은 예술인들에게 제대로 된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분장실이나 방음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예술극장을 만들기에 앞서 극장의 절반을 상업시설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업시설을 놓자는 이야기에 정동완 배우는 “당신들이 진정으로 연극계를 위해 뭘 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전부 술집으로 만들어 돈을 달라. 그렇게 할 게 아니라면 교회는 성스럽게 지어져야 한다.”고 항의한 일도 있다고 회상했다. 

“참 좋은 공간이 생겼다고 생각했고 공간에서 공연하며 자부심도 있었다.”고 동숭아트센터를 회상한 정동완 배우는 “오늘 와보니 이렇게 폐허가 된 줄 몰랐다. 이 공간을 다시 살린다고 하는데, 겉을 번지르르하게 만들고 정작 그 안에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급하게 문을 여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차근차근 진행해 극장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당부했다. 

영화사 진진 김난숙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영화사 진진 김난숙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영화사 진진의 김난숙 대표는 97년 즈음에 동숭아트센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으며 특히 동숭아트센터의 마당이 비어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김난숙 대표는 “동숭의 공간이 여성성을 상징하고 있으며, 특히 가운데에서 무언가를 품어내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마당을 비워놨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고 회상하며 “무엇보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고 전했다. 공연과 영화가 만나는 공간이라는 점이 동숭아트센터의 매력이었다는 김난숙 대표는 “자신은 영화담당자였지만 늘 공연을 볼 수 있었고, 공연을 보며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자신에게 동숭아트센터의 기억은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동숭아트센터가 90년대 예술영화 상영 공간으로 활용됐기 때문인데,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영화인들에게 ‘동숭시네마텍’은 중요한 공간이었으며 특히 90년대 예술영화붐이 일어났을 때 작품을 보러왔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이 공간에서 서울독립영화제부터 여성영화제 등 많은 영화제들이 개최됐으며 영화인들이 내뿜은 에너지의 집약적 공간이었다.”며 “하나의 극장이 사회에 끼쳤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숭예술살롱"이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동숭예술살롱"이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의 첫 번째 자리는 동숭아트센터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사람이 모여 동숭아트센터의 가치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며, 특히 연극인과 영화인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숭예술살롱”은 지속적으로 예술청의 하드웨어는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콘텐츠 사례, 운영 모델, 거버넌스 구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 행사는 4월 3일과 4월 17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예술청의 뼈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논의한다. 시민부터 예술인까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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