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예비평” 2019년 봄호 출간... 포스트식민주의와 이후를 탐구하는 특집 수록
“오늘의 문예비평” 2019년 봄호 출간... 포스트식민주의와 이후를 탐구하는 특집 수록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3.29 0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문비 112호 표지
오문비 112호 표지

비평전문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2019년 봄호(통권 112호)가 출간됐다. 2019년 봄호는 특집으로 “포스트식민주의와 ‘이후’의 연대”라는 주제로 김헌기, 박형준 · 오현석의 글을 수록했다. 포스트식민상황에 대한 인식과 탐구를 진행하는 것은 전지구적 자본주의 예속 관계가 심화되고, 식민과 탈식민의 양상이 뒤엉켜 분별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들은 “극성스럽고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경계하되, 식민 이후의 삶을 성찰하는 태도가 요구된다.”고 보았다.

김헌기는 “서발탄 연구와 역사의 한계”에서 반식민주의 이론이 공모하고 있는 식민 지배의 ‘지속성’을 지적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포스트식민적 역사 쓰기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특히 라나지트 구하를 비롯한 인도의 서발턴 연구집단이 식민지 역사 담론에 비판적으로 개입한 사례를 분석하면서, 지배담론의 지식 체계가 그어놓은 ‘역사성의 한계’를 공표하는 자기 비판을 요청하고 있다.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인인 박형준, 오현석은 공동으로 연구한 “부서진 트리컨티넨탈: 세계문학교육의 식민성”을 수록했다. 이는 한국의 문학교육제도에 기입되어 있는 서구 편향성과 유럽식 명망주의를 분석한 글이다. 정치적 독립 이후에도 문화적 지배가 존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하면서 세 대륙(three continents)을 부수고 삭제하는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개입’과 ‘이후의 연대’가 지속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후의 기억’ 코너에서는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의 “부산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장소”가 수록됐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20년 간 진행해온 부산지역 향토사와 관련된 연구 자료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등에 나타난 자료를 총합해 정리하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한근 소장은 부산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중 37%에 육박하는 저항운동이 3.1운동과 관련된 장소임을 밝히며, 주요 장소마다 ‘근대 부산’의 사진자료를 배치하여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비평공간’은 새로이 마련된 코너로, 기존의 ‘비평, 문’ 코너를 확장한 것이다. 비평의 장르규범을 넘어선 글쓰기를 시도하고자 마련됐으며 ‘릴레이비평’, ‘문화비평’, ‘에세의 창’이라는 세 꼭지가 수록된다. ‘릴레이비평’은 평론가들이 하나의 주제로 여러 평론가들이 연속으로 평론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올해의 주제는 ‘국경’으로 제시됐다. 첫 바통을 든 신현준 평론가는 K-pop과 BTS(방탄소년단)를 통해 월경의 문화적 의미를 분석하는 “글로벌 그리고 K-pop 이후의 시공간?”을 수록했다. 

‘문화비평’에는 지난 해 타계한 고 김윤식 교수에 대한 추모비평을 담았다. 남송우 교수의 “김윤식 교수의 ‘현해탄 콤플렉스’를 다시 논한다”는 임화의 현해탄 콤플렉스와 김윤식의 일본 체험을 같은 자리에 놓으며, 한국 근대문학 연구에 평생을 바친 연구자의 분투와 고뇌를 애척하고 있다.

이번 호에 처음으로 마련된 ‘에세의 창’은 기존의 비평 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사유와 표현을 담아내고자 했다. 김희선 작가의 “어떤 오독: 세계와 움직이는 신”은 현대인이 늘 곁에 두고 사는 스마트폰의 위력과 위상을 신성(神性)에 빗대 풀어낸 에세이다.

‘주목할 만한 시선’ 코너에서는 양안다 시인을 주목한다. 양안다의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산문”, 양안다 · 손남훈의 “타자라는 가능성을 향한 말걸기”, 전영규의 “바람직한 나르시스트가 꿈끄는 마래-양안다론”이 수록됐다. 양안다 시인의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산문”은 시 창작에 대한 젊은 시인의 고민과 고충이 느껴지는 자전(自傳)적 산문이다. 양안다 시인은 인위적인 문학적 의미와 작가적 포즈를 거절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쓰고 싶다고 고백한다. 양안다 시인과 손남훈 평론가와의 대담 “타자라는 가능성을 향한 말걸기”와 전영규 평론가의 작품해설 “바람직한 나르시스트가 꿈꾸는 미래”를 통해 양안다 시인의 태도를 깊이 확인할 수 있다.

‘오문비 아카이브’ 코너는 이번 호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들은 지역에 터를 두고 있는 비평전문지의 소임으로 아카이브 꼭지를 기획해 유실되는 문학/문화 텍스트를 복원하여 기록하고자 했다. 첫 번째 자리로 살매 김태홍의 첫 시집 “땀과 장미의 시”(흥민사, 1950)를 발굴하여 소개한다.

이밖에 “오늘의 문예비평” 2019년 봄호에는 ‘글로컬의 경계에서’, ‘이론의 안과 밖’, ‘리뷰’, ‘장편연재’ 등 다채롭고 깊이 있는 코너가 마련되었다.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동인들은 “2019년 한 해, 잡지의 외양을 개선하는 것보다 매거진 발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온힘을 쏟고자 한다.”며 “지난 시절 잡지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주신 선후배 편집진과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비평/담론 기획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잡지 운영 방안을 혁신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