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창작자 대상 조사 결과 출판사와 작가 불균형한 관계 나타나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창작자 대상 조사 결과 출판사와 작가 불균형한 관계 나타나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4.2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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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가 전자책을 출간한 창작자 3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종이책 출판사와 창작자와의 관계에 불균형한 지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간한 창작자 중 인세를 받지 못한 작가의 수는 52.8%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판매량에 대한 정기보고 또한 53.3%가 받지 못했다고 답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4월 5일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가 개최한 봄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됐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는 문학, 문화, 예술,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등의 주제들을 융합적으로 연구하는 학회로, 연구자부터 학생, 언론인, 현장 실무자, 예술인 등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현장성과 이론성을 포함하는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를 통해 연구자와 대중들 간의 간극을 줄이고 한국 문화예술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 유도를 위하여 활동하고 있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공병훈 회장(협성대 교수)는 지난 3월 6일부터 3월 20일까지 전자책을 출간한 적이 있는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밀리의서재를 비롯해 주요 전자책 플랫폼들이 대거 월정액 무제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책 생태계의 현황을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됐다. 조사는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와 뉴스페이퍼(대표 이민우)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작가 단체 등으로부터 협조를 받았다.

조사에는 남성 114명, 여성 217명 등 총 331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역할로는 장르문학가 125명, 순수문학가 90명, 어린이책 저자 53명, 비문학 저자 33명, 만화가 · 웹툰작가 22명, 기타 10명으로 조사됐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봄 학술세미나가 개최되고 있다 [사진 = 뉴스페이퍼]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봄 학술세미나가 개최되고 있다 [사진 = 뉴스페이퍼]

- 종이책 출판사와 작가는 동반자? 불균형한 관계 드러나

종이책 출판사와 작가는 협업하는 관계, 동반자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종이책 출판사와 작가 사이의 관계가 불균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식조사는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판한 경우와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판한 경우로 구분되어 진행됐는데,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판한 작가 중 52.8%가 인세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판매량 등에 대한 정기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한 작가 또한 53.3%로 과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공병훈 교수는 “인세를 받지 못한 작가의 비율을 역할별로 보면 순수문학가, 어린이책 저자, 비문학 저자, 장르문학가, 만화가 · 웹툰작가 순이었다. 순수문학가와 어린이책 저자, 비문학 저자는 종이책에 대한 애정이 많은 이들인데, 오히려 종이책 출판사로부터 인세를 받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연구자로서 깊은 문제의식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간한 작가들은 출판사에 인세 현황을 물어보았느냐는 질문에는 19.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출판사에 인세 현황을 물어보았다는 것으로, 왜 묻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믿고 맡겼으므로”, “관례상”, “불편하고 미안해서”,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아서” 등의 답변이 나왔다.

공병훈 교수는 “인세에 관해 물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러한 결과는 출판사나 창작자의 관계가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라며 “역할 기준으로 보면 순수문학가, 어린이책저자, 비문학 저자 순으로 묻지 않았다. 종이책 출판사와 창작자의 관계가 동료적 협업보다는 수직적 관계여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세를 지급받지 못하고 인세 현황에도 묻지 못하는 상황은 전자책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낸 창작자들에게도 똑같이 일어날까? 조사에 따르면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낸 창작자들 중 92.1%는 받았다고 밝혔다. 정기보고 또한 84.4%가 받았다고 답했으며 35.6%는 판매 현황 등을 묻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이는 “매월 정산 보고가 잘 이루어지고 있음”, “작가들이 접속할 수 있는 정산 사이트를 상시 이용 가능함” 등의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공병훈 교수는 “전자책 플랫폼에서는 종이책과 달리 실시간에 가깝게 판매현황을 볼 수 있는데, 종이책 출간을 주로 하는 출판사에는 전자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며 “저자들이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발표 중인 공병훈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발표 중인 공병훈 교수 [사진 = 뉴스페이퍼]

- 만화가, 웹툰작가, 어린이책 저자 “전자책 영역에서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전자책 각 영역에서 얼마나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었다. 제시된 산업 각 영역은 정부 전자책 정책 결정자, 출판산업 관련단체, 언론사, 전자책 플랫폼 운영자, 종이책 출판사 실무자, 전자책 출판사 실무자, 학계 출판 연구자, 전자책 독자 등이었다.

이 조사에서 순문학 작가와 비문학 저자는 고르게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한편 장르문학 작가, 만화가와 웹툰작가, 어린이책 저자에게는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장르문학가는 전자책 출판사와 전자책 독자들로부터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반면, 언론사와 정부 정책 결정자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만화가와 웹툰 작가, 어린이책 저자는 그다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만화가 및 웹툰작가는 출판산업 관련단체와 언론사로부터 존중받고 있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린이책 저자는 정부 정책결정자, 출판산업 관련 단체, 전자책 플랫폼 운영자와 실무자들 대부분으로부터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고 인식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공병훈 교수는 “다양한 창작자가 공정하게 참여해야 전자책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이 가능하다.”며 “창작자들은 자신의 역할과 권리를 인식하고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런 기술발전에 따라 전자책은 고리타분한 콘텐츠가 될 수도 있지만, 농업과 같이 원천적인 지식자원 생산하는 분야.”이며 “미래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출판인, 창작자, 플랫폼, 연구자 모두의 고민이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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