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 생명의 근원과 본질 탐구해온 “생애를 낭송하다” 출간... 어버이날 기념 수요낭독공감 행사 성료
이승하 시인, 생명의 근원과 본질 탐구해온 “생애를 낭송하다” 출간... 어버이날 기념 수요낭독공감 행사 성료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5.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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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낭독공감 행사가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진행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수요낭독공감 행사가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진행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이승하 시인의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의 출간과 5월 8일 어버이날을 기념해 한국문예창작학회가 주관하고 출판사 천년의시작이 후원한 수요낭독공감 행사 “어버이날에 어버이를 목놓아 노래하다”가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했으며 교보문고와 서울시가 후원했다.

이승하 시인은 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화가 뭉크와 함께’가 당선되어 데뷔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저서로 시집 “사랑의 탐구” 외 다수, 평론집 “한국 시문학사에 나타난 사(史)와 사(死)” 외 다수가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지훈상, 시와시학상 작품상, 인산시조평론상,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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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는 삶과 죽음의 과정을 총 네 개의 부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1부는 생生, 2부는 애愛, 3부는 고苦, 4부는 사死라는 부제가 붙어있으며, 인간의 육체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생’과 둥근 인연의 시선으로 보는 ‘애’와 힘들게 생을 지탱하는 ‘고’와 지상의 슬픔과 아픔을 무화시키는 ‘사’를 거치며, 세계의 근원을 탐구하려는 시인의 열망이 우주적 상상력으로 점화됨으로써 웅숭깊은 사유의 장을 이끌어낸다.

오세영 시인은 이번 시집을 “비장미와 숭고미”를 지닌, “아름다움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로 평하며, “가족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애끓는 아픔을 느끼고, 저세상으로 보낸 뒤에는 생로병사의 비애를 절감”하여 마침내 “주변에 있는 사람부터 사랑하고 연민하기로 하”는 시인의 근원적 성찰 과정에 주목했다. 해설을 쓴 이숭원 문학평론가가 “이승하의 시는 근원으로서의 우주적 사랑, 성체 현현과 계시의 순간을 언어로 전하려 한다”고 말했듯이 시인의 시적 상상력의 기저에는 연민과 사랑이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낭독 행사에 앞서 이승하 시인이 자신의 사진을 소개하며 가족과의 일화나 추억을 회상했으며, 이승하 시인의 제자(박정우, 박은희, 박재숙, 김태경, 이주송 등)와 지인들이 시 낭송에 함께 했다.

이숭원 문학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숭원 문학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시집의 해설을 쓴 이숭원 문학평론가(서울여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이승하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이숭원 문학평론가는 “이승하 시인은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며 본질의 문제를 놓친 적이 없다.”며 이승하 시인의 그간의 시집을 언급했다. 가톨릭 시인이면서도 해초의 인도 여정을 소재로 한 시집 “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 : 혜초의 길”을 내고,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가지고 “불의 설법”이라는 시집을 만들기도 했다며 이는 “구도, 본질을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숭원 평론가는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는 생명의 근원과 본질에 대한 탐구가 우주적 상상력으로 이어지는 시집이며 때문에 해설의 제목이 “우주적 상상력의 점화”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숭원 평론가는 “지하철의 임신한 여인을 보며 여인의 태중의 생명이 우주의 씨앗과 연결되는 상상을 하고, 우주의 별을 보며 별이 인간의 희노애락과 연결되는 측면을 본다.”며 “이승하 시인은 이런 관계성의 인식을 통해 생명과 사랑, 그 근원을 탐구하는 과정을 쭉 지속해왔다.”고 전했다.

이현정 시인(중앙대 박사과정 수료, 계간 쿨투라 데뷔)은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를 중심으로 이승하 시인의 작품론을 발표했다. 이현정 시인은 이승하 시인이 “문학의 본질을 개척하는 시와 비평, 그리고 많은 이론을 완성하고 계시며 자신의 문학을 언어로만 구축하지 않고 사람들의 생활에 닿고자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고 계신다.”며 시학을 꿰뚫고 있는 중심을 ‘사랑의 의지’라고 표현했다. ‘사랑의 의지’는 “상처받은 주체들이 생의 구체성을 띄며 슬픔을 물질화시키고 그 자체로 구조화하는 과정”으로, 이승하 시인은 “생애를 낭송하다”에서 이 ‘사랑의 의지’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이승하 시인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이승하 시인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이현정 시인은 이승하 시인의 작품을 크게 초기와 후기로 나눠, 초기의 작품(“사랑의 탐구”,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생명에서 물건으로”)에서는 “사회적 문제 – 민주화운동, 베트남전쟁, 정신병동,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세계 여러 나라 - 권력의 폭력이 개인에게 주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한 시가 주를 이뤘다.”며 “초기 시는 비극을 비극 자체로 보여주기보다 모더니즘 형식을 통해 이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기의 작품(“감시와 처벌의 나날”,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에서는 “전체적이고 집단적인 소재에서 개인적이고 섬세한 시민의 모습으로 이동했다고 할 수 있다.”며 이는 “10년 이상 힘든 사람을 찾아 봉사하는 일에 온 진심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황한 시어나 커다란 주제보다 할 말을 줄여가는 대신 시가 가진 침묵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지점에 이르렀다.”며 “후반기 시는 유년의 고통을 마주하며, 부모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진실된 사랑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억압적인 아버지와 정신이 아픈 누이에 대한 불안 등등은 이승하 시인의 개인적 아픔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외롭고 슬픈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비평가 롤랑 바르트는 문학 속에서 사랑은 비실제적인 것을 실제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했다. 이승하 시인은 사랑의 의지를 위해서 때로는 광기 어린 말투로, 때로는 모더니즘적인 모습으로 불멸하는 시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넘어 주변인에 시선을 보내고, 세계의 난민과 전쟁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문학을 도모한다며 “즐겁고 감동적인 여운으로 뜨겁게 기억될 시집”이라고 소개했다.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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