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의 목소리와 정서, 시로 형상화하다... 하린 시인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 낭독회 열려
아웃사이더의 목소리와 정서, 시로 형상화하다... 하린 시인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 낭독회 열려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5.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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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아웃사이더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 하린 시인의 신간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이 시인수첩 시인선 22번째 권으로 출간됐다. 출간을 기념하여 5월 10일 오후 7시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에서는 출간 기념 낭독회가 개최됐다. 낭독회에서 하린 시인은 “변방에 있는 이들(아웃사이더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존재성을 드러내려 한다.”며 아웃사이더의 목소리와 정서를 시로 형상화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을 묶었다고 이야기했다. 

하린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 사진 = 육준수 기자

 2008년에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면서부터 작가 생활을 시작한 하린 시인은 이미 두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시 창작 안내서를 펴내 많은 독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첫 번째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으로는 청마문학상 신인상을, 두 번째 시집 “서민생존헌장”은 송수권시문학상 우수상과 한국해양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시 창작 안내서 “시클”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6년 출판콘텐츠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시 창작 교재로 사용되는 등 출간하는 책마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낭독회는 강연을 겸한 북토크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동료 작가들의 시 낭독과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정현우 시인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행사의 사회는 김병호 시인(시인수첩 주간, 협성대학교 교수)이 맡았다.

하린 시인 북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 북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 변방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와 정서, 시로 형상화하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에는 하린 시인이 ‘아웃사이더’의 감정에 대해 쓴 다수의 작품들이 수록됐다. 시인의 말에서 하린 시인은 세 번째 시집이 되었건만 여전히 자신의 시에는 ‘우글거리는 아웃사이더의 감정’과 ‘칼날처럼 예민하게 날 선 감각’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시의 제목인 ‘물고기인간’, ‘은둔자’, ‘도시형 늑대’, ‘루저백서’, ‘엄살선언문’ 등과 시어는 아웃사이더를 연상케 한다. 

하린 시인과 김병호 시인의 대담.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과 김병호 시인의 대담. 사진 = 육준수 기자

낭송회에서 김병호 시인은 하린 시인에게 시집에 아웃사이더의 정서가 담긴 이유를 물었다. 이에 하린 시인은 “실제로 외곽에서 많이 살았고, 정석적인 코스를 거쳐서 시인이 된 게 아니었다.”고 답했다. 남들과 달리 군대에 다녀온 후 대학에 갔으며,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등 정석보다는 비정석의 환경에서 살아갔고 그러한 과정에서 아웃사이더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하린 시인은 ‘중심부’에 있는 이들과 달리 변방에 있는 이들에게는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중앙에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치거나 중앙에서 밀려나 괴로워하거나,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발버둥 친다.”는 것이다.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고, 치열하기 때문에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모습은 생동감이 넘친다. 스스로도 아웃사이더라 생각해온 하린 시인은 변방에 있는 이들의 삶에 마음을 사로잡혔고 그들을 시적 화자로 차용하여 자신의 목소리와 정서를 시로 형상화했다. 그렇기에 하린 시인의 시에서 ‘아웃사이더’는 소외된 위치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포기하거나 비관하지 않는다. 

하린 시인이 시 '푸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이 시 '푸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나 오늘 밤 절벽에게 고백할래 
사람은 새가 될 수 없지만 새를 품을 순 있다고 말할래 
새를 꺼내는 그 순간, 1초 동안의 긴 고백 
어둠이 왜 이렇게 투명한 건지 
윤곽을 가진 것들이 온전히 자신을 다 드러내 놓기 좋은 시절이라고 

- 시 ‘푸시’ 일부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시집 해설에서 하린 시인의 시는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의 바닥을 지나 시를 통한 자기 개진에 매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 ‘푸시’에서 나타나는 절벽을 향한 ‘1초 동안의 긴 고백’은 “어둠이 한없이 투명해지고 윤곽을 가진 것들이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는 찰나”를 보여준다고 보았다. 자신 안에 품은 새를 꺼내는 진솔한 한 번의 고백을 맛보기 위해 아웃사이더인 화자가 모든 것을 벗어던지는 “생성적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때문에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을 “삶의 변방에서 스스로를 향해 건네는 존재론적 다짐과 세상을 향해 던지는 저항의 외침이 함께 담겨 있는 실존의 화첩”이라고 표현했다. 

하린 시인이 '결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이 '결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결핍의 정서가 묻어나온다.”는 김병호 시인의 말에 결핍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나는 “거대 자본주의나 현대 문명 등의 환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외부적인 결핍이고 다른 하나는 “이별의 상황이나 스스로를 밀폐시키는 자기 소외의 감정”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차원의 결핍이다. 하린 시인은 이번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은 후자인 ‘개인적인 차원의 결핍’을 안고 썼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수록 시는 시인의 목소리를 보다 진하게 담고 있으며, 제목의 ‘고백’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하린 시인은 “‘결핍’은 모든 시에 꼭 필요한 추동력이라 생각한다.”며 사람은 살면서 한 번 이상 결핍된 감정을 겪게 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시인은 이 결핍을 외면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결핍이 시인이 가진 간절함을 숙성시키기 때문이다. 하린 시인은 자신 역시 아웃사이더로서 느끼고 있는 결핍을 통해 간절함을 시로 나타냈다고 이야기했다.  

시 '근린'을 낭독하고 응원의 말을 전한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 사진 = 육준수 기자
시 '근린'을 낭독하고 응원의 말을 전한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 사진 = 육준수 기자

하린 시인의 북토크 뒤에는 동료 작가들의 축하 시 낭독과 공연이 이어졌다. 시 낭독에 참여한 리호, 하지혜, 구애영, 김네잎, 서안나 시인과 문학 전문 언론사 뉴스페이퍼의 이민우 편집장은 각자의 방식으로 시의 정서가 물씬 전달되는 낭독을 선보였다. 특히 시 ‘근린’을 낭독한 뉴스페이퍼 이민우 편집장은 낭독에 앞서 선후배 관계에서 시작된 하린 시인과의 각별한 인연을 이야기하며, 하린 시인의 작품 및 교육 활동에 응원의 뜻을 전했다. 

정현우 시인이 축하 공연을 진행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정현우 시인이 축하 공연을 진행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시인이자 가수로서 1주 뒤 음반 ‘시인의 악기상점’ 발매를 앞두고 있는 정현우 시인의 축하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행사를 마치며 하린 시인은 시집 출간에 보내준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시를 써나가겠다고 관객들과 약속했다.

행사 단체사진. 사진 = 육준수 기자
행사 단체사진. 사진 = 육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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