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가옥의 스토리 공모전 앤솔로지 “대멸종”, ‘최애전’ 통해 선보여
안전가옥의 스토리 공모전 앤솔로지 “대멸종”, ‘최애전’ 통해 선보여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5.22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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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전이 열린 안전가옥 [사진 = 김상훈 기자]
최애전이 열린 안전가옥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안전가옥이 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출간한 장르문학 앤솔로지 “대멸종”이 지난 18일 열린 장르&서브컬쳐 플리마켓 ‘최애전’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멸종”은 ‘대멸종’을 소재로 창작된 다섯 편의 장르작품이 담긴 앤솔로지로, 18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는 안전가옥의 스토리 PD Shin과 Rick, “대멸종”에 작품을 수록한 범유진, 시아란 작가가 함께해 “대멸종”에 대해 소개했다. 

성수동에 위치한 안전가옥은 장르문학 창작자를 위한 공간을 표방하며 라이브러리,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이브러리는 창작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장르문학 작품과 자료집으로 채워져 있으며, 스튜디오는 창작실과 워크샵 공간으로 활용된다. 창작 공간을 제공하던 안전가옥은 여기에서 나아가 작가와 함께 작품을 기획하고자 스토리 공모전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토리 공모전은 원천 스토리 공모, 앤솔로지 공모 등으로 나눠져 있는데, 앤솔로지 공모는 지난해 8월 ‘냉면’을 주제로 처음 열렸다. 이후 ‘대멸종’, ‘미세먼지’ 등을 주제로 세 차례 진행되었으며, 이번에 출간된 “대멸종”과 “냉면” 두 권의 앤솔로지가 출간된 상태이다. 

마켓에 마련된 대멸종 홍보 전시물
마켓에 마련된 대멸종 홍보 전시물

대멸종은 과학적으로 생물군이 급속도로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하지만 이번 공모전의 ‘대멸종’은 학술적이거나 엄정한 의미만을 소재로 하고 있지는 않다. ‘대멸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상상하도록 했다. 대멸종이라는 키워드로 인해 멸망 이후의 세계를 다루는 포스트아포칼립스 장르가 다수 수록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멸종” 엔솔로지에는 포스트아포칼립스 장르의 이야기를 제외하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PD Rick과 PD Shin [사진 = 김상훈 기자]
PD Rick과 PD Shin [사진 = 김상훈 기자]

스토리 PD Shin은 앤솔로지 공모 주제를 정할 때 “장르를 특정하지 않고 소재를 특정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작가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도록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모티프가 무엇인지를 고민해 결정한다. 첫 번째 앤솔로지가 ‘냉면’이었기에 작품에서 “슴슴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는 Shin PD는 “이번에는 자극적인 키워드를 제시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조난’이나 ‘절체절명’ 등의 키워드를 검토하다가 최종적으로 ‘대멸종’이 결정됐으며 “대멸종이 학술적 의미에서는 굉장히 좁은 의미일 수 있지만, 이야기의 상상력의 경계에서는 다양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응모작을 받아보니 이러한 예상이 상당히 적중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공모전에는 많은 작품이 투고되는데 수상작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는 작품 자체의 질도 중요하지만 다른 작품과의 배치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Shin PD는 “이 이야기 다섯 편이 한 책으로 묶어나왔을 때 얼마나 잘 어울릴 것인가, 독자의 독서경험에서 어떤 순서가 재미있을까, 이런 기준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대멸종 공모전 같은 경우 다섯 편에 들지 못한 작품이어도 재미있는 작품이 있어 토론이 치열했던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PD Rick은 “다른 공모와 달리 앤솔로지는 비슷한 주제의 다섯 작품이 몰리면 다섯 작품을 다 뽑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밸런스가 중요하다보니 감초 같은 작품이 앤솔로지에 들어갈 수 있다.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작품이 필요할 수 있으니 그런 방식으로 공략해보는 것도 공모전 투고의 나름의 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대담이 진행된 스튜디오 라운지
대담이 진행된 스튜디오 라운지

앤솔로지 “대멸종”에는 시아란 작가의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 심너울 작가의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범유진 작가의 “선택의 아이”, 해도연 작가의 “우주탐사선 베르티아”, 강유리 작가의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 등 다섯 편이 수록됐다. 쇼케이스에는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의 시아란 작가와 “선택의 아이”의 범유진 작가가 참여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대재앙으로 인류가 멸망의 위기에 놓이자 마찬가지로 비상 상황에 놓인 저승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품 속의 저승은 문화권마다 존재하며 한국에는 “신과 함께”에서 묘사되는 듯한 전통적 저승이 존재한다. 인류의 멸종이라는 사건은 저승의 존망까지 위협하며, 인류의 멸망이 아니라 저승의 멸망을 피하고자 분투하는 모습이 작품 속에 묘사된다. 멸망을 피하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은 SF의 단골 소재이지만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은 이 배경을 저승으로 옮기고 이미 인류를 멸망시킨 상태에서 저승의 존망을 두고 분투한다는 점에서 차별점과 독특한 상상력을 뽐내고 있다. 

“선택의 아이”는 베트남을 배경으로 돌고래와 이야기할 수 있는 소년 ‘가나’와 ‘가나’의 친구 돌고래 ‘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나’는 어느 날 ‘뿌’로부터 자신이 다가올 대멸종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부모 없이 못된 숙부 아래서 살아가는 ‘가나’는 숙부를 비롯한 주변 사람으로부터 멸시를 당하고 있는데, 대멸종이라는 말을 들은 ‘가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고자 한다.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과 “선택의 아이”는 안전가옥과의 협업을 통해 장편소설화를 기획 중에 있다. 쇼케이스에 참여한 작가와 진행자 사이에서 작품에 대한 여러 문답이 오갔으며, 어떤 작가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시아란 작가는 “특별히 어떤 꿈이 있다기보다 꾸준한 페이스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범유진 작가는 “이야기의 자리를 찾아줄 수 있는 작가이고 싶다. 작가를 무녀라고 생각하느 스타일인데, 이야기는 세상을 떠돌다가 저에게 오고, 저는 그걸 밖으로 내보내 맞는 자리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 능력이 없으면 그 이야기는 제 안에서 썩게 된다. 그런 일이 굉장히 무섭기에 이야기의 자리를 찾는 작가가 되는 게 1차적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앤솔로지 부문은 오는 6월 1일부터 본격적인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전 공개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의 소재는 ‘편의점’이다. 자세한 사항은 6월 1일부터 안전가옥 공식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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