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케이툰 작가들에게 전송권을 돌려 달라’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케이툰 불공정 행위 규탄 기자회견 개최
‘KT, 케이툰 작가들에게 전송권을 돌려 달라’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케이툰 불공정 행위 규탄 기자회견 개최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5.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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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이하 디콘지회)는 23일 오전 11시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지회 회원들과 웹툰 연재 작가 등이 참여하여 KT에 ‘일방적 연재중단을 사과하고 작품 전송권을 작가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KT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케이툰’과 작가들 간의 갈등은 18년 6월 KT가 ‘플랫폼 효율화 정책’으로 콘텐츠제공사인 ‘투니드사’로부터 공급받는 콘텐츠를 축소한 데에서 시작됐다. 케이툰이 고료 감축을 시도하며 제공사와 작가 간에 갈등이 발생했으며, 올해 1월에는 다수의 작가가 계약 기간 만료를 통보받았다. 디콘지회는 작가들이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며 전송권 반환을 요구하자, KT는 투니드를 통해 지금까지 받아 온 원고료를 전액 상환해야 전송권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전송권을 돌려받지 못하면 이전의 작품은 다른 플랫폼을 통해 송출할 수 없게 된다. 케이툰에서 7년간 ‘달고나 일기’를 연재한 달고나 작가는 기자회견에서 불공정 거래로 인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KT에서 전송권을 돌려주지 않으면 새로운 연재 플랫폼을 구하더라도 이전의 내용이 잘린 채 중간부터 연재해야 하므로 사실상 연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작품의 ‘기’와 ‘승’은 케이툰에, ‘전’과 ‘결’은 다른 플랫폼에 있는 셈이다. 달고나 작가는 “이는 A 영화관에서 영화를 1시간 보고 이동하여 나머지는 B 영화관에서 보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급하게 다른 작품을 시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끔 투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희경 디콘지회 지회장은 50화를 연재할 계획이었으면 그중 25화를 KT가 가질 경우, 다른 데에 연재한 25편은 수명을 잃는다고 부연했다. 50화의 작품은 각각 떨어져 있는 별도의 작품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 있기에 절반을 뚝 잘라 다른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첫 작품 연재를 케이툰에서 시작한 하이 작가는 케이툰이 전송권을 반환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기업 플랫폼도 이러면 작가들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만화가로 가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었는데 이번 일로 수렁에 빠진 듯하다.”며 “업계 선례가 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4월까지 연재를 마감해야 하기에 억지로 연재 분량을 줄이면서 “작가로서 우울감과 비참함을 느꼈다.”며 “제 비참함을 신인 작가들이 느끼지 않길 바란다. 더 나은 작품을 독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되길 원한다.”고 전했다.

계약 해지의 근거인 ‘매출이 안 나온다.’는 이야기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달고나 작가는 ‘1월 매출이 안 나니 4월까지만 연재하라’는 통지를 받았으나 “7년간 케이툰은 단 한 번도 조회수나 트래픽 데이터를 한 번도 주지 않았다.”며 낮은 매출을 납득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초반 4년간의 데이터를 지웠다.”는 말과 함께 남은 3년간의 데이터라도 달라고 하자 “작가들이 이것을 SNS에 유출할 것”이라며 거부했다고도 덧붙였다. 연재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원고료를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하이 작가 또한 수익이 낮다는 기준을 제시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희경 디콘지회장은 웹툰 사업은 본래 “수익성이 아니라 트래픽 유발이 목적”이라며 수익을 문제 삼아 계약을 종료한 것 자체가 온당치 못하다고 전했다. 또한 디콘지회에 따르면 KT는 전송권에 대해 ‘투니드와 웹툰작가 사이의 계약 사항’이라고 이야기하며, 투니드에서는 ‘전송권은 KT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들은 양쪽 사이에서 직접적 대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디콘지회 측은 “모든 문제는 하청 회사인 투니드와 이야기하라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 지적하며 KT의 책임감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전국여성노조 나지현 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전국여성노조 나지현 위원장. 사진 = 육준수 기자

 전국여성노조 나지현 위원장은 “우리는 투니드 웹툰이 아니라 케이티 웹툰에 연재가 됐다. 이제라도 케이티는 투니드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며 현 사태는 “용역회사에 모든 것을 미루고 노동탄압을 자행하던 대기업”과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위원장은 KT가 공기업은 아닐지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사 중 하나로서 나름의 책임감을 갖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하며 “그 시작은 청년작가들의 꿈을 짓밟는 연재중단, 그리고 전송권을 돌려주지 않는 후안무치한 일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달고나’ 캐릭터가 “KT”와 “갑질”이라는 글씨가 판넬을 부수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한편 디콘지회는 앞으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1인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달고나 캐릭터가 판넬을 부수는 퍼포먼스. 사진 = 육준수 기자
달고나 캐릭터가 판넬을 부수는 퍼포먼스. 사진 = 육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