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평론가협회, 제20회 젊은평론가상 시상식 개최... 권희철 수상자 ‘비평의 역할, 기존의 말과 불화하는 문학적인 것을 증폭시키는 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제20회 젊은평론가상 시상식 개최... 권희철 수상자 ‘비평의 역할, 기존의 말과 불화하는 문학적인 것을 증폭시키는 일’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5.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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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철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권희철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오형엽)가 제20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자로 권희철 평론가를 선정하고 5월 25일 오후 6시 고려대 문과대학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권희철 평론가는 수상소감에서 비평의 역할이란 “기존의 말과 불화하는 문학적인 것을 제거하는 대신 그것을 활성화하고 증폭시키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오늘 늘어놓은 말을 감당할 비평을 꼭 써내겠다.”고 밝혔다.

​‘젊은평론가상’은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주관하는 문학상이다. 문예지 등에 1년 동안 발표된 평론작품 중 동시대의 문학작품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개성적 시각으로 비평작업의 현장성과 생명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제20회 젊은평론가상은 2018년 12월 협회 임원으로부터 수상후보 작품 추천을 받은 후 19년 2월 심사위원들이 모여 추천 작품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10여 명의 평론가로 수상후보가 압축되었으며 최종적으로 권희철 평론가의 ‘아이러니와 아날로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권희철 평론가는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 후 같은 대학원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문학동네 가을호에 평론을 발표하며 데뷔했으며, 현재 계간 ‘문학동네’ 주간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수상작인 ‘아이러니와 아날로지’는 계간 “문학동네”2018년 가을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심사위원단은 “‘아이러니와 아날로지’는 박형서 소설의 치밀한 분석을 통해 확장된 시선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러니’와 ‘아날로지’라는 키워드로 최근 한국소설의 내적 특질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포착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이러니와 아날로지’는 문학의 가능성뿐 아니라 불가능성을 포착하는 권희철 비평의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수상작 선정 사유를 전했다.

축사를 전하는 류보선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축사를 전하는 류보선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윤경희 평론가는 권희철 평론가의 비평세계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류보선 평론가가 수상자를 위한 축사를 전했다. 류보선 평론가는 “자신은 투박하게 글을 쓰는 편인데, 하고 싶은 말을 멋지게 하는 평론가를 만났다. 그게 권희철 평론가였다.”며 “권희철은 작품을 빠르지 않게 읽는 사람이며, 그의 비평은 느리고 작품의 결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섬세함을 가지고 있다. 어떤 문학작품이 굉장한 작품일 때 그 작품은 자기도 모르게 작가의 예술관철학관을 밀도 있게 드러낸다. ‘아이러니와 아날로지’를 읽으며 비평도 그럴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박형서에 관한 글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문학관을 섬세하게 펼쳐놓은 글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류보선 평론가는 권희철 평론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상을 받는 자리에 서서 축하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수상을 축하드리고 비평가를 찾아내준 심사위원들도 열렬히 응원한다.”고 전했다.

수상소감을 전하는 권희철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수상소감을 전하는 권희철 평론가 [사진 = 김상훈 기자]

행사의 마지막은 권희철 평론가의 수상소감이 장식했다. 권희철 평론가는 한예종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수업 도중 20년 후에 당신이 타게 될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을 미리 쓰기라는 과제를 내보낸다고 이야기했다. 권희철 평론가는 과제를 어떻게 써내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수상소감이랍시고 심사위원 누구누구에게 감사드린다거나, 모교의 모모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이라던지, 가족이나 애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그런 예의 바르고 무해한 말은 하지 말자.”고 가르쳤다고 이야기했다. 작가라면 누구에게도 고개 숙여서는 안 되며 수상소감이란 “세상의 귀머거리들에게 문학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가를, 이것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는 외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한 권희철 평론가는 “얘들아, 미안하다. 그때는 내가 상을 타게 될 줄 몰랐다. 수상소감을 쓰려니 수업시간에 한 말이 감당이 안 된다.”라며 심사위원들과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좌중을 웃음바다에 빠뜨렸다.

이어 ‘수상소감 거만하기 쓰기’의 원칙을 적용하여 제대로 된 수상소감을 전했다. 권희철 평론가는 사람들이 비평가에게 “옳은 것으로 합의된 담론, 유행하는 담론을 문학작품 속에서 다시 발견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요구는 “문학을 문학 아닌 것으로 바꿔놓으라는 요구와 때때로 가까워진다.”고 지적했다. 권희철 평론가는 “문학은 익숙한 어법으로는 발생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건드리고 있기에 문학이라는 특수한 형식을 띄게 된다.”며 그렇기에 ‘불가능’이라는 키워드는 문학 그 자체의 중심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비평의 역할은 기존의 말과 불화하는 문학적인 것을 제거하는 대신 그것을 활성화하고 증폭시키는 것”이며 “비평은 어떤 담론을 복창함으로써가 아니라 불화를 격화함으로써 담론을 더 멀리까지 가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하는 한에서만 비평은 문학에 기생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고, 드디어는 그 자체로 문학작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상소감을 마무리하며 권희철 평론가는 “지금까지는 잘 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오늘 늘여놓은 말을 감당할 비평을 꼭 써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기념사진 촬영 [사진 = 김상훈 기자]
기념사진 촬영 [사진 = 김상훈 기자]

한편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문학평론가의 활동을 활성화하여 한국문학에 기여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평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비평전문지를 발간하여 학계와 문단, 중진 비평가와 신진비평가를 연결하고 나아가 문학계 내에서의 서로 다른 문학적 입장을 연결, 소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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