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비주류 소수자들의 삶 다룬 “사하맨션”으로 독자들 찾아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비주류 소수자들의 삶 다룬 “사하맨션”으로 독자들 찾아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5.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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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이 진행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사진 = 김상훈 기자]
기자회견이 진행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사하맨션”으로 독자들을 찾아온다. 장편소설 “사하맨션”의 출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가 28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기자간담회를 찾은 조남주 작가는 이번 소설이 2012년부터 써온 자신의 ‘오답노트’와 같은 작품이자 난민, 노인, 여성, 아이, 성소수자, 장애인 등 주류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장편소설 “사하맨션”은 지자체의 파산으로 기업에 매각되어버린 도시국가 ‘타운’과 ‘타운’ 안에 위치한 ‘사하맨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타운’은 반도체와 모바일 등에서 가장 많은 코어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나라, 의료와 관련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나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부유하고, 삶의 질이 높다고 칭송받지만, 그 이면은 지독한 디스토피아의 형태를 하고 있다.

사하맨션 표지
사하맨션 표지

‘타운’은 주민권과 체류권으로 국민을 구분한다. 주민권을 지니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과 전문 능력을 갖춰야 한다. 주민 자격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은 자격 심사를 통해 2년 동안 ‘타운’에 체류할 수 있으며 건설 현장, 물류 창고, 청소 현장 등 거칠고 보수가 적은 일을 담당한다. ‘사하맨션’에 거주하는 이들은 주민권이나 체류권 모두 갖지 못한 이들이며, ‘타운’으로부터 거부당한 이들, 자본의 소모품조차 되지 못한 사람들이다. 장편소설 “사하맨션”은 타운의 거주자들이 부딪히고 부서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행사의 사회를 맡은 박혜진 책임편집자 [사진 = 김상훈 기자]
행사의 사회를 맡은 박혜진 책임편집자 [사진 = 김상훈 기자]

기자간담회는 박혜진 책임편집자가 사회를 보았으며 조남주 작가와 질의가 진행됐다. 박혜진 책임편집자는 “조남주 작가가 대중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인식된 것은 다큐적인 서술, 논리적인 감수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82년생 김지영’을 포함해 3편의 장편소설과 1편의 소설집을 읽으면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감수성이 새로운 언어로 어떻게 각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신작 소설 “사하맨션”은 작가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면서 소외의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그간 작가가 써온 문학세계의 연장선에 있다.

조남주 소설가는 “사하맨션”을 자신의 ‘오답노트’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출간 순서로는 네 번째이지만 집필을 시작한 것은 2012년 3월로, 2016년 10월 출간된 “82년생 김지영”보다 먼저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조남주 소설가는 “그때그때 가지게 되었던 질문을 그때그때 조금씩 고쳐가고 바꿔갔던 소설”이며 “‘82년생 김지영’이 밑그림을 다 그려놓고 차분하게 색칠을 했던 소설이라면 이번 소설은 계속 덧들이고 지우고를 반복한 소설”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사하맨션”에는 조남주 작가가 2012년 이후를 살아오며 그때그때 느꼈던 질문이 담겨있다. 조남주 작가는 “2012년 이후 자신 혹은 내가 속한 공동체나 한국 사회가 문제를 잘못 풀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의문이나 공포, 반성 같은 것이 들었을 때, 내 글씨로 질문을 적어보고 나름대로 풀이해보는 과정을 거쳤다.”며 “그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오답노트인 것 같다. ‘사하맨션’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의 질문이 담겨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조남주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조남주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사하맨션”에는 어머니의 추락사를 자살로 둔갑시킨 사장을 살해하고 국경을 넘어 ‘사하맨션’을 찾은 남매, 본국에서 낙태 시술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해 도망쳐 온 꽃님이 할머니,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눈이 없는 사라 등 사회의 비주류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난민, 여성, 어린이, 노인, 성소수자, 장애인 등의 이름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난민 이슈’를 의식하고 썼냐는 질문에 조남주 작가는 “소설 안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다른 나라에서 밀입국해 들어온 인물이기에 최근에 있었던 난민 이슈와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정확하게 난민뿐 아니라 주류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소설 “사하맨션”은 소수자들이 최종적으로 큰 승리를 하는 모습을 그려내지는 않는다. 이들은 고립과 단절로 인하여 부조리를 겪으며, 심지어 패배하고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남주 작가는 “비록 큰 투쟁으로 세상을 크게 뒤집거나 멀리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그 안에서 삶을 꾸리고 조금씩 자기 자리를 바꿔 갔고, 다른 사람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들어놓은 인물들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조남주 작가는 “패배한 것처럼 보일지언정, 당장은 우리 눈앞에 있는 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질지언정,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역사는 진보한다는 말을 믿는 사람이다. 그 이야기를 소설에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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