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사상, 9년의 세월 아우른 합동 시집 "즐거운 광장" 100번째 시선으로 출간
푸른사상, 9년의 세월 아우른 합동 시집 "즐거운 광장" 100번째 시선으로 출간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5.3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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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즐거운 광장" 표지. 사진 제공 = 푸른사상
시집 "즐거운 광장" 표지. 사진 제공 = 푸른사상

푸른사상 출판사는 지난 9년간 발간해온 '푸른사상 시선' 시리즈의 100번째 시집 "즐거운 광장"을 출간했다.

푸른사상 시선 시리즈는 2010년 8월 이은봉, 맹문재, 이은규, 나민애 시인 등 약 팔십 명의 시인이 참여한 합동시집 "광장으로 가는 길"로 처음 시작했으며, 이번 시집 "즐거운 광장" 역시 이은봉, 김완, 강민, 맹문재, 유순예 시인 등 그간 푸른사상을 빛낸 91명 시인의 작품이 실린 합동 시집이다. 시단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담론을 논하는 '광장'을 꿈꾸며 시작한 시리즈가 어느덧 시가 모인 '즐거운 광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시집 "즐거운 광장"은 백무산 시인과 맹문재 시인(푸른사상 주간)이 함께 엮었다. 백무산 시인은 '엮은이의 말'을 통해 그간 출간된 100권의 '푸른사상 시선'은 '한국 현대시가 가진 또 하나의 정체성'이라고 평가한다. 푸른사상 시선으로 시집을 발표한 시인들은 하나같이 "밀착된 삶의 현장에서 생활과 시작(詩作)을 병행해온 시인들"이며 "여러 지역과 다양한 현장을 아우르고 있어 우리 시대의 '지방성'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무산 시인은 "관념이 아닌 사물과 현실을 말하는 시는 삶의 특이성들 간의 차별적 공간에서만 활력을 얻는다."며 지방성 획득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이는 최근 우리 시의 급격한 변화와 위축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완성된 신자유주의 물결"과 "매 순간 이익을 남겨야 하는 조급증에 들뜬 시간과 자기 긍정이 과열된 현실"에서 기인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백무산 시인은 '시인의 사명은 귀향'이라는 횔덜린의 말을 인용하여 "그것(귀향)은 회귀가 아니라 시를 질식시키는 집중화된 체제에 대한 저항의 의미"라며 "시는 다시 벌거벗은 자기 신체로 돌아오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모두의 고향인 '지방'성을 회복하는 일은 회귀가 아니라 (거대 체제에 대한) 저항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맹문재 주간은 작품 해설에서 그간 '푸른사상 시선'이 보인 특징들을 열거했다. 첫 번째 특징은 "사회적 상상력을 지향하는 시집들이 많은 점"이다. 이한걸의 "족보"와 육봉수의 "미안하다", 이봉형의 "어쩌다 도둑이 되었나요" 등 노동 현장이나 시민운동 참여에 대해 쓴 시집이 다수 출간되었다. 이 시집들에 대해 맹문재 주간은 "노동시의 영역을 확장"했다고 말한다.

두 번째 특징은 사회 참여와 정치의식을 반영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는 점이다. 한국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형제들의 고통과 슬픔의 정서를 토대로 자신의 아픔까지 그려낸 박석준의 "카페, 가난한 비"부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통일을 추구한 정춘근의 "반국 노래자랑"과 김준태의 "달팽이 뿔", 원자력 발전소 문제를 전면적으로 그려낸 채상근의 "사람이나 꽃이나" 등의 시집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밖에 다른 특징으로는 외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이민의 삶을 다뤄낸 것, 전통시를 현대시의 영역에서 계승하고자 시집 시리즈에 시조집을 수용한 것, 깊은 세계 인식과 상상력으로 다양하고 심오한 서정성을 표현한 것들을 특징으로 꼽았다.

푸른사상은 그간 100권에 달하는 시집을 하나의 시리즈로 출간하며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가꾸어왔다. 또한 사회 참여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며, 그런 성향의 많은 작가들에게 지면을 제공했다. 100권을 계기로 삼아 푸른사상이 지난 9년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100권을 설계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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