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운수가 좋더니만...' 현진건 소설을 작가들이 이어쓴다!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 출간
'어쩐지 운수가 좋더니만...' 현진건 소설을 작가들이 이어쓴다!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 출간
  • 육준수 기자
  • 승인 2019.06.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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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대산문화' 표지. 이미지 제공 = 대산문화재단
계간 '대산문화' 표지. 이미지 제공 = 대산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이 발간하는 문예교양지 '대산문화'의 2019년 여름호(통권 72호)가 발간됐다. 대산문화는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출간하는 계간지이다. 이번 대산문화의 기획특집은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 이어쓰기"로 강석경, 김종광, 윤고은, 정찬, 조경란, 최진영 소설가가 참여했다.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 이어쓰기는 한국 근대문학 초기에 단편소설 양식을 개척한 현진건 소설가의 대표작 '운수 좋은 날'이 발표된지 95년이 지난 오늘, 여섯 작가의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작품의 뒷이야기를 그려내는 코너이다.

김종광 소설가의 '죽은 아내와 하룻밤'은 아내가 죽고 젖동냥을 하러 다니다 집에 돌아온 김첨지가 의학연구소에서 온 두 사내와 만나는 일을 다룬다. 두 사내는 아내의 시신을 30원에 사겠다고 김첨지에게 제안한다. 최진영 소설가의 '그날의 심증'은 김첨지가 세를 살고 있는 집주인 시점에서 쓴 작품이다. 집주인과 김첨지의 친구 치삼은 음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김첨지의 방 안을 들여다보고는 그가 아내를 죽인 것이 아니냐고 추궁한다.

정찬 소설가의 '치삼과 소년'은 김첨지의 친구 '치삼'의 시점에서 아내의 사망 이후 뒤바뀐 김첨지의 모습을 설명한다. 김첨지는 인력거꾼 조합을 결성하고 동맹파업을 하는 등 전혀 다른 사람처럼 굴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게 되고, 8년이 지난 후 치삼은 개똥이와 다시 만나게 된다. 윤고은의 '개똥만 한 사람이'는 98세 노인이 된 개똥이가 어머니에게 좁쌀을 팔았던 주수상회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내용을 다룬다.

강석경 소설가의 '운수 좋은 날'과 조경란 소설가의 '휴가'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로부터 가장 먼 시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 작가는 각각 '정자'와 '이숙'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한편 대산문화 72호에는 줄리언 반스가 함께하는 '대산초대석'과 김종문, 전관용, 정완영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나의 아버지', 문학교과서와 친일문제에 다룬 홍정선의 '인문에세이 : 길을 묻다', 작가들의 시와 소설을 볼 수 있는 '창작의 샘' 등도 실렸다.

대산초대석에서는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들이 해외 문학기행에서 맨부커상 수상 영국작가인 '줄리언 반스'와 만난 이야기가 실렸다. 줄리언 반스는 "소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독자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작품을 다 읽었을 때 머릿속에 결론 내리지 않고 여지를 남기는 글"을 쓰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며, 자신의 장점으로 '시간을 모험적으로 다루는 것'을 꼽았다. 또한 매체의 변화로 인한 문학의 위기에 대해서는 '문학은 한 사람의 목소리가 마음과 머리에서 우러나와 다른 한 사람에게 전달되는 일대일 교류'이기 때문에 문학이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의 아버지'에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대상 작가 중 김종문 시인, 전광용 소설가, 정완영 시조시인의 아들이 기고한 글이 실렸다. 김종문 시인의 차남 김영한 선생은 아버지가 글쓰기에만 몰두하여 가세가 기운 유년시절과 아버지의 지인들에 얽힌 일화를 이야기했다. 전광용 소설가의 장난 전호경 선생은 예순이 넘어서도 매일 새벽 라디오로 외국어를 공부하고 함경남도 북청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아버지를 회고했다. 정완영 시인의 삼남 정준화 선생은 외로움과 가난, 고독이 함께했지만 평생을 시조에 매진한 아버지의 삶에 경의를 표했다.

인문에세이-길을 묻다 '문학교과서 친일문제, 그 해결점을 찾아서'에는 홍정선 평론가의 칼럼이 실렸다. 홍 평론가는 금년 3월부터 바뀐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최남선, 이광수, 임화, 서정주 등 친일파 문인의 작품히 철저히 배제되어 있으며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배경과 지나치게 관련시켜 작품을 해설한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교육 방식이 학생들에게 증오와 편견을 심어주고며, 우리 근대문학의 실상을 안개 속에 묻어버린다고 지적한다.

창작의 샘에는 이수명, 황인찬 시인의 시와 권여선의 단편소설, 이숭원, 정혜윤, 김태형의 글밭단상이 소개됐다. 이밖에도 프랑스에서 한국 문학을 꾸준히 소개해 온 '장 클로드 드케리센조 교수'의 특별기고, 김중혁 소설가의 '내 문학의 공간', 백민석 소설가의 '나의 데뷔작', 박민규 소설가의 '내 글쓰기의 스승' 등이 수록됐다.

계간 '대산문화'는 교보문고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구독을 원하면 대산문화재단에 전화나 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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