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웹진 '시인광장' 보이콧 운동 일어
문학 웹진 '시인광장' 보이콧 운동 일어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6.08.20 00:37
  • 댓글 0
  • 조회수 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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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저작권 위반? 관행 아닌 악습일 뿐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트위터 등 SNS상에서 시인들이 웹진 시인광장에 대해서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은 2006년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매년 시 1,000편을 게시하고, 올해의 좋은 시 100선을 선정해 출판하고 있다. 이의를 제기한 시인들은 웹진 시인광장이 무단으로 시를 전재하고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몇몇 시인들이 자신의 시가 무단 전재 되었다고 주장한다. 권혁웅 시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웹진 시인광장의 무단 전재를 문제 삼으면서 이와 같은 시인광장의 행태는 "개인 블로그나 카페에 좋은 시 올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으며,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인은 시인광장에서 자신의 사진을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아무 연락이 없었지만, 지속해서 자신의 시가 무단전재됐다고 말했다.

시인들의 주장이 맞는다면 많은 시가 시인들의 허가 없이 웹진에 업로드되었으며 책으로까지 출판이 되었다는 것이기에 논란의 여지가 크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뉴스페이퍼는 시인광장 우원호 발행인과 전화 통화를 했다.

우원호 발행인은 "시를 올리기 전 일괄적으로 시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이 과정에서 시인들이 대답하지 않으면 문예지에 연락한다"며 문제를 제기한 시인들이 단순한 오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편집위원들이 시인들에게 허락을 맡은 줄 알았는데 일부 시인들이 통보를 못 받았다고 말 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분명히 반성하고 오늘부터라도 모든 시인에게 통보하고, 통보 받지 못한 경우 글을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신의 책임 하에 시인광장에 시를 소개할 것이라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뉴스페이퍼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인광장에 시가 올라온 시인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연락해 보았다. A 시인은 "연락을 한 번 받았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시를 계속 올리던데, 최초의 한 번을 제외하고는 나에게 연락 온 적 없었다."라고 말했으며, B 시인은 "아예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시인광장이 시인에 저작권 문제로 허락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웹진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저작권이 시인에게 있더라도 자신의 시에 대한 출판권을 가지고 있는 건 또 다른 문제라며 시인에게 출판권이 있는지 시인광장에서 다시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반대로 출판사에 허락을 받았다고 해도 '재배포에 대한 출판권'이 출판사에 있는지 시인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박 시인은 시인광장이 1년에 1,000명의 시인의 저작권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인광장의 문제는 비단 저작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블로그 메뉴에 놓인 시인 주소록에는 시인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수백 명의 시인의 개인정보가 공공연하게 노출된 상태이다. 한국인터넷 진흥원의 산하 기관인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서는 시인 주소록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시인광장 측에 삭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소록을 삭제했다 하더라도 시인들의 소개 사진이 모여 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시인광장이 저작권 문제와 개인정보 문제가 있었음에도 10년 가까이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시인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평론가는 시인들 사이에는 관행처럼 자신의 시가 다른 곳에 게시되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해 왔다고 진단했다. 시를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다면 꼭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지 않냐는, 홍보에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과 저작권 논의가 자본적인 측면에서 읽힐 수 있다는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시인들의 시가 가히 공공재로써 사용됐다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노려 시인광장이 권력화를 시도했다는 주장 역시 익명의 시인에게 있었다. 자신의 시가 소개되고 싶다는 점, 그리고 100명 안에 들어가면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매년 한 명을 뽑아 200만 원의 상을 주는 것이 권력화를 위한 행위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원호 발행인은 "권력화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자신이 암에 걸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사람인데 무슨 권력의 욕심이 있겠냐고 밝혔다.

오히려 "책을 내면 200여만 원의 적자가 나고 적자를 연금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며 "고료를 제대로 드릴 수 없어 책을 드리는 분도 많고 계좌 번호를 쓰는 분들에게는 인세도 드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원호 발행인은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시단의 나침판 역할을 하며 원로시인과 중진 시인으로부터 그 역할에 대해 인정도 받았다."라며 시인 광장의 시단에 긍정적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시인 광장에 불만이 있으면 이메일이나 전화 대면으로 논의하는 게 아니라 음해성 글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올리는 행위는 터무니없는 비난이라며 졸장부나 하는 짓"이라고 성토했다. 그러곤 "다시 한 번 시를 일일이 확인 못 한 건 분명히 잘못 그 부분에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성미 시인은 트위터를 통해 웹진 시인광장은 발전기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받아 좋은 시 등의 코너에 시를 소개할 기회를 주고 있다 주장하였다. 실제로 시인광장 블로그를 확인한 결과 발전기금을 내면 '시인광장 신작 시 또는 심의를 거쳐 다시 읽는 좋은 시 등의 코너에 소개할 기회' 를 준다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얼마의 발전기금이 들어오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

이번 시인광장사건은 그간 공공재처럼 이용되었던 '시' 저작권과 출판권에 대한 문제를 시인들이 직접 제시한 사건이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는 결단코 시인광장에만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문예지와 신문사들이 시인들에게 청탁할 때 저작권과 출판권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 않으며,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그리고 문예창작과의 교재에서조차 무단으로 게시된 시들을 발견하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인들의 '저자의 권리'가 진흥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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